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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학생은 이유가 비슷하다

금강칼럼 / 권성준 칼럼위원(강원고성갈래길본부 대표이사)

2021년 02월 09일(화) 12:50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일찍이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에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가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이유가 제각각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우리가 소위 ‘안나 카레니나 법칙’으로 행복의 조건을 언급할 때 자주 인용하는 문구다. 그만큼 즐겁고 행복하게 성공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거의 엇비슷한 패턴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물론 그 삶의 패턴은 고전적이면서도 누구나 수긍하는 삶의 길을 보여주기도 한다.
학교에서도 잘나가는 학생, 학교생활을 성실하고 즐겁게 보내는 학생은 나름대로 공통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필자가 재직했던 여러 학교에서의 경험으로 보자면, 3년의 학교생활을 하면서 나름 성공의 길로 성큼성큼 다가가는 소위 잘나가는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잘나가는 학생들의 공통점

첫째, 목표가 뚜렷하다. 그들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목표가 확고하다. 요즘 학생들이 선호하는 3D프린팅, 건축설계, 드론 및 항공기 조종, 인테리어디자인 분야 등등에 관심을 가지고 진로 목표가 분명하다. 이들은 성적의 등락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본인이 해야 할 공부를 찾아서 자발적으로 학습하며 교과수업도 충실히 듣는다. 이들처럼 진로 목표가 확고한 학생들에게는 학교 차원에서 각종 프로젝트를 신설해 기회를 줌으로써 자신의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기도 한다.
둘째, 회복 탄력성이 강하다. 이들은 인문·자연계열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로 다른 학생들과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도 불구하고 지필고사 및 수행평가 등에서 본인의 실수로 등수가 바뀌거나 점수가 떨어져도 차분하고 꾸준히, 묵묵하게 지속해서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학생이라면 당연히 슬럼프가 오거나 공부가 안되는 날이 있을 법도 한데, 이들은 외부의 충격에 대해 회복 탄력성이 매우 높은 학생으로 항상 진지하고 차분한 자세로 공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셋째, 주관이 분명하다. 이들은 학업 및 다양한 교내외 활동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교사의 조언을 기꺼이 경청한다. 그렇지만 최종적인 결정은 본인의 주관에 따르고 그에 따른 활동을 충실하게 그리고 성숙한 모습으로 진행해 나간다.
넷째, 우정이 강하다. 이들은 약자 학생을 늘 도와주고 친구가 되어준다. 또한 수업 교실이 바뀌었다는 공지를 듣고는 친구가 다른 곳에 가 있어서 교실 변경에 대한 공지를 못 듣고 당황할까 봐 굳이 본인이 가서 알려주고자 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다.
다섯째,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특별하다. 이들은 학생부의 간부이건 아니건 본인의 위치에 더해,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잘 보여준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학교 홍보에 앞장서고, 학교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며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또래 학생들에게 전파하고자 하는 태도를 지녔다.
이제 잠시 우리 지역을 뒤돌아보자. 대부분의 농촌지역과 마찬가지로 우리 지역도 젊은 사람들보다 고령의 촌로들이 눈에 많이 띈다. 공부를 좀 한다하는 아이들은 중학교까지는 이곳에서 다녀도 고등학교 진학 때는 학원도 많고 교육환경이 더 좋은 가까운 도시로 나가는 경향이 아직도 많다.
필자가 근무했던 몇몇 학교의 현상이 모두 일치한다. 잘 나가는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이러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으며 가까운 중학교 졸업생 가운데 잘 나가는 학생들의 입학이 시골 중심학교 진학이 늘면서 면학 분위기도 한결 개선됐다.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문제

특히 시골 고등학교 교육의 방향이 바뀌면서 잘 나가는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 지역 중심 일반고 역시 일관된 교육목표를 ‘학생들이 즐겁게 생활하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24시간 앉아서 공부만 하도록 하는 게 최고가 아니다. 학업능력과 인성, 재능 등 다양한 측면을 발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들을 시도하고 소통해야 하며 교사와 학생이 모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으면 성과는 따라오는 법이라 생각한다.
대체로 잘 나가는 학생들이 시골 학교에 입학하면서 걱정을 많이 한다. 하지만 입학 후 걱정과는 달리 학교생활에서 전통과 역사를 간직한 동문의 후원과 개개인을 인격적으로 존중해주는 학교 문화에 고마움을 느끼면서 잘 적응하여 학교를 무사히 마친다.
최근 우리 지역(고성군) 중심 일반고의 2021학년도 대학입시 성적이 남다르게 뛰어나게 보여주는 것 또한 잘 나가는 학생을 중심으로 닮아가는 현상과 내실 있는 학교교육에 있다고 본다. 서울대, 고려대(서울)를 중심으로 서울·경기 지역에 11명과 강원대 10명 등을 입학시킨 성적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이번에 서울대를 입학한 한 00양은 2년 전 언니가 우리 지역 중심 일반고를 졸업하고 미리 서울대를 합격하여 지금 현재 3학년이 되니, ‘안나 카레니나 법칙’이라 말하는 것처럼 즐겁고 행복하게 성공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거의 엇비슷한 패턴을 유지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잘 맞아 떨어짐을 감지할 수 있지 않을까.
재학 중에 학생들에게 마음껏 ‘존중의 옷’을 입혀주는 교장, 교감 그리고 교사들이 있기에 그들은 마음껏 꿈과 끼를 펼치며 학교생활에 정진하고 소위 잘나가는 학생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학창 시절을 보내는 것이다. 학교를 믿고, 선생님들을 존중하자. 성적만이 결코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의 우선순위가 아님을 필자는 경험을 통해 알았다. 잘나가는 학생들이 충분한 증거가 되지 않을까?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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