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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에 과연 문화가 부족한가

2018년 12월 04일(화) 12:22 [강원고성신문]

 

우리지역 인구감소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문화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자주 거론되곤 한다. 그러나 곰곰이 들여다보면 문화가 부족한 게 아니라, 문화를 향유하는 문화가 부족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는 생각이다.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지 않은 과거에는 시골과 대도시와의 문화 격차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전국이 하나의 문화권으로 돌아가고 있다. 또 강원도문화재단이나 중앙단위 문화기관에서 ‘찾아가는 문화활동’ 등을 통해 지역에서도 수준 높은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지역 주민들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1월 30일 거진읍 소재 고성군문화복지센터에서 런 갯마당이 ‘2018년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마지막 순서로 창작 초연 ‘신 관동별곡’을 무대에 올렸다. 런 갯마당 공연은 지난 4월부터 이번까지 여섯 번이나 이뤄졌지만, 그동안 다녀간 관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한다. 런 갯마당은 오랜 역사와 실력이 입증된 전문예술단체로 속초지역에서 공연할 때는 우리지역보다 두 배 이상의 관객이 찾는다고 한다. 홍보가 다소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지만, 문화에 대한 갈급함이 부족하다보니 주민들의 눈에는 잘 들어오지 않았다고 보는 게 솔직할 것 같다.
다행이 이번 ‘신 관동별곡’ 공연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1백여명의 관객이 자리를 끝까지 지키며 박수와 환호로 추임새를 넣어줘 공연을 보다 풍성하게 했다. 이번 공연은 런 갯마당이 야심차게 준비한 창작공연으로 우리지역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정철의 관동별곡을 8개 씬(#)으로 나눠 실제 관동별곡 원문을 나레이션으로 소개한 뒤 단원 김홍도가 그린 관동8경의 그림을 대형 스크린에 띄우고, 그 앞에서 공연을 선보이는 방식이었다.
금강산을 출발해 총석정, 삼일포, 낙산사, 경포호, 죽서루, 망양정까지 주제에 맞는 공연이 시도되었다. 청간정이 빠진 게 아쉬웠지만, ‘행드럼’를 비롯해 다양한 악기들이 등장했으며 젊은 단원들은 박진감 넘쳤다. 도입 부분에서 다소 낯설어 하던 관객들은 퍼커션과 해금, 아쟁, 건반 4가지 악기가 어우러진 총석정 부분부터는 서서히 공연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낙산사 의상대에 걸터앉아 일출을 기다리는 내용을 사물놀이로 표현한 4번째 단락에서는 환호와 박수갈채가 터졌다.
죽서루에서는 대나무 악기인 퉁소와 해금이 주거니 받거니 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잘 표현하였다. 전반적으로 흐름에 큰 무리가 없었다.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절정으로 꼽히는 관동별곡을 음악으로 재해석해 풀어놓은 시도도 참신하였고, 연주자들의 실력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게 없었다. 정철이 망양정에서 ‘4선’에 대해 떠올린 부분을 신선이 된 4명의 화랑이 설장구를 치면서 신명나게 노는 것으로 해석한 부분도 신선했다. 특히 관객 대부분이 박수와 함성을 지르며 말 그대로 한마당을 이룰 수 있도록 하면서 자연스럽게 공연이 마무리 되도록 한 것도 좋았다.
우리지역에는 이번 런 갯마당의 공연 외에도 진부령미술관과 바우지움조각미술관 등 수준 높은 미술관과 여러 문화예술단체들의 좋은 프로그램이 수시로 열리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이 문화를 향유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시설이나 작품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지역사회의 문화 수용수준은 그 지역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 문화가 부족하다고 탓하기에 앞서 문화를 향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먼저 있어야 할 것 같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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