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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숲으로 ⑮

향토소설가 김담 연재 산문(散文)

2019년 01월 09일(수) 12:40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숲은 서리가 내린 뒤 한층 헐거워지더니 그예 나무들은 맨몸이 되었다. 넓은잎나무들로 메숲져 사람도 산짐승도 몸 하나쯤 가리기에 좋았던 숲정이는 이제 우듬지가 훤해지면서 바람결조차 기댈 수 없는 허허벌판이 되고 말았다. 그렇더라도 솔수펑이 소나무줄기에 등을 기대고 있으면 숲정수리가 불어오는 바람을 받아안으면서 웅숭깊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떠나고 죽고 또 태어나는 신생의 새벽은 어쩌면 이 늦가을에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큰 산에 두어 차례 눈이 내리는 동안 마을에는 도둑눈이 잠깐 먼지잼 정도로 내렸다 눈 깜짝할 새 녹아 없어진 뒤 그늘진 논길엔 얼음이 얼었다. 제비와 뻐꾸기, 물총새 등이 마을을 떠났으나 말똥가리와 황조롱이, 방울새 등이 나타났다. 시월이면 나타나 주로 단독생활을 하는 수릿과의 말똥가리와 텃새이면서 겨울이면 마을에 등장하는 맷과의 황조롱이는 전봇대 꼭대기나 주변이 훤히 보이는 나무 우듬지에 앉아서 사냥감을 찾기 때문에 곧잘 사람들 눈에 띄곤 했다.
맹금류가 마을과 숲정이를 오고가는 사이 참새만한 노랑턱멧새와 붉은머리오목눈이, 방울새들은 덤불숲에서 분주탕이었다. 작디작은 새들 놀이터이면서 둥지인 갈대숲이나 덤불숲은 왁작박작 시끄러운 도떼기시장이었다. 새떼들은 자신들 보호색과 같은 누르께한 수풀 속에서 마치 봄날 벚꽃이파리처럼 흩어졌다 모래부리를 오르는 파도처럼 모여들었다 다시 또 한꺼번에 날아올랐다. 갈대숲에는 뱁새라고 불리는 붉은머리오목눈이들이, 논바닥에는 굵은 부리와 날개에 노란색 띠가 있는 방울새들이, 숲정이 기스락에는 노랑턱멧새들이, 들과 집 사이엔 참새떼들이 오직 소리와 소리 사이를 돌아쳤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흔히 뱁새라고 불리는데 ‘뱁새가 수리를 낳는다’는 속담도 있지만 그보다는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더 널리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 말을 가만히 톺아보면 네 처지를 알고 상황이나 환경에 순응하라는 말로도 들렸다. 각자가 놓인 상황과 처지가 다른데도 굳이 뱁새와 황새를 비교하는 것도 못마땅할 뿐만 아니라, 촘촘하고 높게 만들어 놓은 사다리마저 거둬들이면서 미리 예기를 꺾는 듯해서 퍽 언짢았다.
걸음을 멈추고 전봇대와 멀리 숲정수리를 이리저리 살폈다. 먹잇감을 노릴 때면 정지비행을 하기도 하는 말똥가리를 지켜보는 일은 마치 거대한 생태계를 한눈에 들여다보는 듯했다. 전봇대 꼭대기를 떠나서 정지비행을 하는 순간은 먹잇감을 발견하고 그것을 낚아채려고 속도조절을 하는 때였다. 지상으로 쏜살같이 내리꽂이는 장면은 아찔했지만, 판판이 허탕이어서 맥이 풀렸다. 인기척을 느끼면 어느 순간 하늘 높이 날아서 시야 멀리 자취를 감췄다.
늦가을로 접어든 해 질 녘이면 숲정수리에 이중창을 주고받는 부엉이 수컷과 암컷이 등장했다. ‘부엉’하고 이쪽에서 울면, 저쪽에서 ‘우엉’하고 받았다. 크게 부엉, 작게 우엉하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잠시 다른 세상 같았다. 11월 무렵이면 둥지를 정하고 짝을 찾아 알을 낳고, 1~2월에 새끼를 까는 수리부엉이는 귀깃이 뚜렷하고 눈이 부리부리한 게 인상적이었다. 어릴 적 ‘부리부리 박사’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즐겨보았던 때문이었는지 부엉이는 여전히 친근하게 느꼈다.
어쩌면 어느 해 봄날, 앞산에서 느리게 날아내리던 수리부엉이를 만났던 덕분이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2미터에 이르는 날개 길이는 보는 것만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그날 앞산에는 연분홍 복사꽃이 한창 꽃불처럼 피었고, 두릅 싹과 산나물을 꺾으려고 숲정이에 들었으나 봄나물은 이미 뒷전이었다. 단독생활을 하는 맹금류를 편애하기는 했지만, 아무 거리낌 없이 느릿느릿 날아서 이웃한 소나무 우듬지에 내려앉는 모습은 본 뒤로는 멀리서 부엉이 울음소리만 들려도 마음이 달떴다.
부엉이는 주로 해가 질 무렵 북쪽과 동쪽 숲정이에서 울었다. 그때에도 덤불숲에서는 작디작은 새떼들이 오구탕을 쳤지만, 숲 쪽으로 모 꺾은 발길을 멈출 수는 없었다. 소나무 우듬지에 앉아 있는 모습은 멀리서도 꽤 뚜렷하게 보였다. 암수는 서로 엇박자로 울음을 울면서 아주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가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수컷의 울음소리는 굵으면서 쉰 듯 거칠었고, 암컷의 울음소리는 조금 높은 듯 맑게 들렸다. 그러므로 이듬해 봄이면 아마도 두어 마리의 새끼가 태어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수리부엉이는 왜 따뜻하고 뜨거운 날들이 아닌, 춥고 시린 한겨울에 알을 낳고 새끼를 까는 것일까. 부엉이 또한 속담의 주인공이었다. 아마도 예전에는 가까이서 흔히 볼 수 있었으므로 부엉이의 습성이나 생태를 접할 수 있었고, 거기에 빗대어 인간을 훈육하려는, 누군가를 계몽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표출하는데 동물만큼 좋은 소재도 없었을 것이므로 아낌없이 동물을 인용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이기도 한 수리부엉이는 이제 멸종위기 종으로 보호를 받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겨울철새 먹이를 논바닥에 뿌려주는 반면, 또 다른 한쪽에서는 새떼들이 꼬인다고 논바닥을 갈아엎고서는 아예 물을 댔다. 2018년 한해 집단 폐사한 야생조류들 가운데 93%가량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되었다.
방울새들이 파도처럼 휘몰려 다니는 논바닥에는 흔히 ‘공룡알’이라고 부르는 ‘곤포(こんぽう) 사일리지(Bale Silage/Balage)’가 하얗게 흩어져 있었다. 우리나리에는 2003년부터 등장했다고 하는 이 사일리지를 어떤 농부는 우유에 빗대기도 했다. 둥글게 만 볏짚을 하얀 비닐로 둘둘 마는데, 요즘은 파란 비닐도 등장했다, 여기에 발효 첨가제를 주사한다고 해서 그렇게 빗댔다. 그런데 둥그렇게 말아 놓은 볏짚을 감는 비닐이 여러 겹이었고, 들판 이곳저곳에 이 비닐들이 풀려서 밭을 덮는 검은 비닐들과 함께 바람을 타고 아무데나 날아다녔다.
곤포 사일리지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한겨울 논바닥엔 예전처럼 볏짚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축산 농가에서 논의 형편에 따라 평당 100~130원에 볏짚을 구매하기 때문이었다. 예전에는 일부 볏짚만 소의 먹이로 사용했으며 나머지는 논바닥에 그대로 갈아엎어 거름으로 썼다. 그러나 축사용으로 남김없이 볏짚을 거둬들이면서 논의 지력이 떨어졌고, 이 떨어진 지력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화약비료를 사용했다.
뉴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한 사람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미국보다 많은 98kg에 이르고, 그리하여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1위인 국가다. 플라스틱은 분해되는데 500년이 걸리는데 반해 종이류는 2~5개월이다. 지난 11월 인도네시아 해안에서 발견된 향유고래 사체에서는 무려 6kg에 이르는 플라스틱이 배 속에서 나왔다. 이 향유고래는 길이가 9.5미터인데, 향유고래 수컷은 최대 20미터까지 자라고 무게는 60여톤, 그리고 수명은 70여년에 달한다. 그러니까 이 향유고래는 아마도 새끼로 미처 자라지 못하고 플라스틱으로 인해 일찍 죽었을 것이었다.
농사용 플라스틱만 봐도 우리가 얼마나 많은 종류의 플라스틱을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플라스틱은 논밭을 가리지 않았다. 벼농사를 시작하는 비닐하우스는 물론 볍씨 소독용 살균제부터 모판, 모판흙, 이때 사용하는 살충제와 논으로 나가면 논둑과 논바닥에 치는 제초제와 비료 등과 함께 밭농사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농약과 비료를 담는 용기들이 죄다 플라스틱이었다.
매년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플라스틱 양은 천만 톤에 이른다고 하니, 우리는 플라스틱 속에서 태어나서 플라스틱 가운데서 살다 플라스틱 세상으로 떠났다. 지구상에 인간보다 힘이 센 동물이 있을까.

<계속>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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