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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기대와 여성의 역할

금강칼럼 / 김춘만 칼럼위원(시인)

2019년 03월 13일(수) 11:31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수십 년 전만 해도 생각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찬찬히 생각해 보니 이런 조짐은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는데도 실제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거나 생각해 본들 어찌해 볼 수 없는 일이라고 체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급격한 인구 감소문제는 도시지역 보다도 먼저 농촌지역에서부터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수 백 년 지켜온 농촌 마을이 공동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자체 마다 인구 늘리기 시책을 펼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가임 여성의 결혼 연령이 점점 늦어지고 있으며 설사 결혼을 하여도 꼭 자녀를 둔다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출산계획을 세우더라도 한 자녀 두기만 선호한다는 것이다.

“둘째도 딸이라면 낳고 싶다”

근무하고 있는 국가지질공원 고성탐방센터로 탐방 안내신청이 들어왔다. 수도권 지역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족단위 탐방객들인데 성인 여덟 명, 아이들 여덟 명이었다. 그런데 체험활동과 답사에 참여한 아이들 여덟 명 중에 남자 아이는 한 명이고 여자 아이가 일곱 명이었다.
또 다른 얘기 한 토막이다. 여아 하나를 둔 젊은 새댁이 둘째를 낳을까 고민하면서 한 말이다. 첫 째가 딸아인데 이것저것 생각해보니 둘째도 딸이라는 확신만 선다면 낳고 싶다는 말이었다. 이 정도로 요즘은 대세가 여아 선호다. 이제 아이를 두는데 부부의 결정력 외에 집안 어른들이나 가족들의 영향력은 거의 미치지 못한다.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생산력이 감소되고 노령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된 사회적 문제점도 심각하지만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자녀의 성이 한 곳에 집중되는 현상도 또한 심각한 문제이다. 이런 일련의 현상들이 남아 선호사상에 물들었던 유교사상에 대한 반발이나 조상 숭배에 따른 장손 중시 사상의 반작용으로 볼 수도 있겠고, 현실적인 육아 문제 때문이기도 하겠다.
어찌되었건 미래 사회에 펼쳐질 여성의 역할은 지대할 것이며 지금까지 담당했던 여성 직업에 대한 존재감 역시 확장 될 것이다.
지난 해 서점가에서 많이 판매된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 있었다. 작가는 78년생 조남주 씨인데, 30대 중반 여성 주인공이 겪는 일상을 아주 사실적으로 엮어내고 있었다. 어린 시절, 학창 시절, 회사와 결혼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겪었음직한 소재를 다루는데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성에 대한 가치관이 참 많이 그리고 빠르게 변화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이러한 변화는 좋고 싫음을 떠나 우리를 감싸고 흐르는 거대한 물줄기며 공기의 흐름과 같은 것이다.
책의 내용에서는 할머니들 세대는 말할 것도 없고 어머니들의 세대들조차 집안에서 농사일이나 집안일을 돕다가 도시로 나가 먹지도 자지도 못하면서 번 돈으로 오빠나 남동생의 학비를 보태야 했고, 결혼 후에는 온갖 시집 살림과 자식들 교육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해야 했으며, 반드시 아들을 낳아야 했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 어머니들이 낳은 주인공 딸들은 사회적 성의식 변화 속에서 이런저런 갈등을 겪으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지켜보면 지금의 미래 세대에게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또 다른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주민등록번호가 남자는 1로 여자는 2로 시작되거나, 자식을 낳으면 아버지 성을 통념상 따라야 한다는 거나 가사와 육아를 여자가 주로 담당하고 남자는 도와준다는 그런 생각도 바뀔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여성이 가정에서 집안 살림만 하면서 가족의 뒷바라지에 헌신하던 시대에서 사회적인 역할이 커짐은 물론 서서히 사회 변화의 주체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제 여성은 적극적인 사회활동에 참여해야 하며 이런 참여 확대가 사회발전의 동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므로 가정에서 집안 살림만 하던 여성들의 존재감이 직업 활동이나 경제활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주요 정책 방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 스스로 변화의 주체 되어야

레슬리 베네츠의 <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란 책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직업여성과 전업주부의 문제라든가 여성의 직업에 대한 존재감에 대한 문제, 일에 대한 가치관 등에 대한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아이양육은 고작 10년, 그 후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란 질문에 이 책은 스스로 답해보도록 한다. 그리고 여자가 왜 일을 포기하면 안 되는지, 경제적 자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하고 있다. 여자가 경제적 자립을 포기했을 때 생기는 불행에 대해서는 경제적 능력이 없어 불행할 수밖에 없었던 외할머니의 사례를 들어 말하기도 한다. 결혼은 현실의 도피처가 아니며 가정과 직장의 선택에서 여자만이 갈등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바로 볼 것을 말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 직장사회에서는 결혼한 여성에게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고 있다. 또한 직장에 다니는 엄마는 반쪽 밖에 엄마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누구나 쉽게 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바람직한 여성이란 일터에서 당당하게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며 일과 가정, 그 복잡함을 즐길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평생교육프로그램이나 문화학교 수강생의 대부분이 여성인 점을 보더라도 여성이 사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해야 하며 모든 직장에서는 여성이기 때문에 받아야하는 불이익을 어디에서고 찾아볼 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양성 존중과 양성평등을 위한 히포시(HeforShe) 운동은 직장 내 여성비율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과 임금의 격차문제, 승진에 대한 문제,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모든 인식의 변화를 새롭게 갖기를 바라고 있다.
이제 여성이 불편부당하게 대우받았던 제도나 법규를 과감히 바꿔나가야 한다. 이런 일은 누가 해주기를 바라기보다 여성들 스스로 변화와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바탕에서만이 여성의 자유로운 출산, 육아를 기대할 것이다. 미래의 기대와 희망이 여성의 역할에서 이뤄진다는 것이 너무나 확실하기 때문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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