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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한전과의 소송에 집중해야

2019년 04월 24일(수) 11:27 [강원고성신문]

 

지난 4일 발생한 원암산불의 피해조사가 마무리되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산불은 지난 1996년 발생한 고성산불에 비해 산림 피해 면적은 적지만, 주택과 시설 등 실질적인 피해 규모는 훨씬 커 고성지역 역사상 가장 큰 산불피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고성군이 지난 16일 집계한 피해조사 현황을 보면 산림피해는 1천61헥타(정부추정 7백헥타)이며, 1명이 숨졌고 3백99세대 8백89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과 부속건물 피해는 5백99동이고, 비닐하우스 등 농업시설 1백32동을 비롯해 농기계 6백35대, 농작물 4.6 헥타가 화마에 휩쓸렸다. 축산분야는 축사 42동이 피해를 입어 4만4천4백3마리의 가축이 폐기됐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피해도 컸다. 도소매업 11개와 제조유통업 25개, 음식점 9개, 숙박업 18개 등 총 1백27건이 피해를 입었고, 문화종교시설도 10개소가 훼손됐다. 공공시설의 경우 가로등 72개와 도로시설 29개, 가로수 1백50개 등 2백86개가 피해를 입었다. 화마가 휩쓸고 간 토성면 8개 마을에 있는 대부분의 시설들이 피해를 입은 것이다.
본격적인 복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원 규모는 정치권에서 아무리 논쟁을 벌여도 법에 정해진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어 이재민들이 산불피해 이전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제 마지막 남은 방법은 산불발화의 원인자에게 과실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길밖에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18일 국과수에서 이번 산불의 원인이 특고압 전선에서 비롯된 ‘아크 불티’ 때문이라는 결과를 내놓아 한전이 배상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한전은 과거 속초 청대산 산불 때도 2년 이상 소송을 끌다가 배상해주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쉽게 잘못을 인정하고 신속하게 배상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일각에서는 우선 정부가 주민들에게 보상이나 선지원을 하고, 한전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지역의 모든 역량을 한전과의 소송에 투입해야 한다. 피해 이재민은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도 구호만 요란한 특별법이나 규정에도 없는 추가 지원 등으로 이재민을 현혹하지 말고, 소송을 진행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이것은 긴 싸움이 아닐 수 없다. 피해 이재민들은 소송이 완료될 때까지 편하게 생활할 수 없겠지만,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아울러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 주민들은 자신의 생업에 충실하면서, 마음 한쪽으로는 피해 이재민들이 한전과의 소송에서 승소해 일정 부분이나마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기원해야 한다. 동해안 최북단 고성군이라는 작은 자치단체에서 공동체적 운명을 안고 함께 살다 뜻하지 않은 어려움에 처한 이재민들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여유가 있으면 온정을 베푸는 넉넉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우리지역 주민들의 인심이기를 기대한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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