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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의 성[2]

-닥터 홀 가의 감동적인 의료선교 이야기
황연옥 작가의 전기소설(傳記小說) 연재 [2] / 삽화 윤광자 화가

2020년 02월 11일(화) 14:45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진료실에 들어온 로제타는 닥터 홀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저는 펜실베니아 여자의과대학을 졸업했고 스테이튼 섬의 어린이 병원에서 인턴과정을 마쳤습니다.”
벨레뷰 의과대학의 어스틴 플린트 학장이 써 준 추천서를 들고 있었다. 닥터 홀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태연하게 서류를 차근차근 읽으며 위엄 있는 표정으로 인터뷰를 했지만 그녀와 함께 근무하게 된 일이 여간 기쁘지 않았다.

닥터 로제타 셔우드는 1865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의대에 들어가기 전에 체스넛 릿지 학교에서 잠시 교사로 근무했다. 어느 날 인도의 의료선교사였단 닥터 로번 여사로부터 해외 여성의료선교사가 많이 필요하다는 강연을 듣고 감동을 받아 의료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다시 펜실베니아 여자의과대학에 들어가 졸업하여 의사가 되었고 감리교 주관사업의 하나인 뉴욕 빈민가 시료원을 찾아왔다가 닥터 홀을 만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 힘을 모아 헌신적으로 빈민가의 어려운 시료원 일도 잘 해냈다. 그들은 해외선교사 일원으로 중국으로 파견될 선교사 후보들이었다.
그해 성탄절, 닥터 홀은 청혼을 했으나 로제타는 망설이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래 그녀는 결혼 계획이 없었고 미국 감리교 여성해외선교회의 규정에도 의료선교사는 최소 5년은 결혼할 수 없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시절 목에 결핵성 종양 이 생겨 수술을 받았는데 아직 완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만일 결혼하여 건강이 좋지 않게 된다면 닥터 홀에게 큰 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녀는 이미 미국 감리고 여성 해외선교회에 선교사 신청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닥터 홀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
“로제타, 둘이 힘을 합쳐 의료선교를 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요. 먼저 약혼이라도 해요. 약혼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당신이 어디에 가서 선교활동을 하더라고 나는 당신을 돕고 당신을 기다릴 거요.
닥터 홀은 로제타를 설득하였고 그 이듬해 부활절에 다시 청혼을 하였다. 셔우드는 닥터 홀의 진실한 사랑에 더 이상 거절하지 못하고 마음을 열었고 두 사람은 약혼을 하였다.
얼마 후 로제타 셔우드는 해외선교사로 임명을 받았다. 그녀의 임지는 당초 희망했던 중국이 아니라 새로운 선교 대상지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조선’이었다.
1890년 8월, 닥터 로제타는 많은 생각을 잠재우고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조선으로 가기 위해 리버티 집을 떠났다. 닥터 홀은 약혼녀를 당분간 못 만난다는 일이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그녀가 자신의 욕망을 접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또 다른 차원 깊은 사랑이 그들 마음에 솟아났다. 셔우드가 배를 타고 떠나자 배웅을 하고 돌아온 닥터 홀은 그녀에게 사랑이 가득 담긴 편지를 띄웠다.
“당신은 지금쯤 태평양 위에 있겠지요. 시간이 흐를수록 당신이 탄 배는 내게서 멀어져 가지만 내 마음은 전보다 당신과 가까이 있음을 느낍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 당신은 느낄 수 잇을 런지요.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나를 지배하는 전부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날이 갈수록 깊고 커집니다. 더없이 소중한 당신, 사랑하는 당신이 멀고 먼 낯선 땅에서 홀로 험난한 길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잠이 오질 않습니다. 그러나 뉴욕의 빈민가, 연인들이 만나기에는 부적당 한 그곳에서 우리는 만났습니다. 로제타, 하나님께서 당신과 함께하시고 지켜주실 줄 믿고 기도합니다.”

닥터 홀은 마음을 다잡고 시료원 업무와 빈민가의 환자 돌보는 일에 집중하였다. 그는 뉴욕 선교사 임기가 끝나는 데로 중국 의료선교사로 떠날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선교위원회에서 닥터 홀을 중국으로 파견할 자금을 모으지 못하였다. 조선에서도 의료선교사가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다. 닥터 홀은 중국보다는 로제타가 있는 조선으로 파견되기를 원했으나 선교사에게는 선택의 자유 보다는 오직 순종만 있을 뿐이었다.

“주님 길을 열어 주소서. 저는 오직 주님의 뜻을 따를 뿐입니다.”
이렇게 기도하며 중국으로 파견되는 캐나다 선교사들과 함께 중국으로 가기 위해 짐을 쌌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약혼자 로제타를 중국 상해로 올 수 있도록 선교위원회에 허락을 받아서 그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중국의 서부임지로 가서 의료선교를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조선에 온지 두어 달 후 로제타는 닥터 홀에게서 믿기지 않는 뜻밖의 편지를 받았다. 그가 조선 의료선교사로 가도록 미국 감리교 선교위원회의 임명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로제타는 놀라움과 기쁨으로 가슴이 뛰었다.
‘아, 하나님 어떻게 된 일일까요? 기도한 대로 정말 그를 만나게 되나 봐요!’
<다음 호에 계속>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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