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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봉에서 진부령을 지나 칠절봉을 넘어 향로봉까지

이선국의 '길에서 금강산을 만나다' [32] 마산봉과 향로봉
향로봉은 남한에서 가장 추운 지대, 6.25 때 치열한 전투

2019년 06월 12일(수) 09:57 [강원고성신문]

 

↑↑ 설산 등산 애호가라면 탐낼만한 마산봉의 설경. 책 161 페이지.

ⓒ 강원고성신문


설경으로 손꼽는 마산봉

마산봉 설경은 고성8경 중 수일경이다. 날씨가 좋으면 금강산까지 건너다 보이는 마산봉 일대는 3월이면 보랏빛 얼러지가 눈 속에서 밭을 이루고 4월엔 취나물과 참나물, 고사리, 고비 등 다양한 산나물이 산을 덮어 나물을 뜯는 사람들이 사방에서 모여든다.
겨울이 오기까지 다양한 활엽관목과 교목이 숲을 이룬다. 마산봉은 산정의 모습이 말의 등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그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겨울 설경이 알프스스키장과 함께 알프스의 이국적인 풍경을 닮아 겨울이면 등산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예부터 통고지설通高之雪이란 말이 있다. 통천과 고성지방에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하여 생긴 조어다. 이처럼 본디 고성지방은 예부터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어서 설경 또한 절경이다. 진부령은 고지대이기도 하지만 이런 이유로 알프스스키장이 들어섰다.

↑↑ 1980년대 한때 전성기를 이루었던 알프스스키장. 책 161 페이지.

ⓒ 강원고성신문


국내 최초의 스키장 알프스

알프스스키장은 북한지역의 삼방스키장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스키장이다. 1971년 김성균씨와 이정순씨 부부가 이곳에 정착하면서 우리나라 스키의 역사가 시작됐다.
1972년부터 1978년까지 진부령스키장으로 전국 동계체전은 물론 국내 스키대회를 유치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 지게 됐다. 전문가들도 알프스스키장이 눈이 많이 내리고 기온이 낮아 설질이 뛰어나다고 입을 모았다. 1984년 북설악개발주식회사를 만들고, 1985년 강원도에 종합휴양업을 등록, 1987년 전국 초·중·고 스키대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스키가 일반대중에게 보편화되고 수도권과 영동고속도로 인접한 곳에 스키장이 여럿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알프스스키장은 접근성이 불리한 지리적 영향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또 자연에 의지하는 알프스스키장은 이상기온이 거듭되는 날씨로 인해 설질에 있어서도 최신 설비를 갖춘 타 스키장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결국 경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2006년 문을 닫고 말았다. 공사가 중단된 알프스리조트와 콘도미니엄, 그 아랫마을에서 공생하던 크고 작은 스키 대여점과 숙박업소는 폐업 상태에서 하루 속히 스키장이 재개장되어 예전처럼 많은 스키어가 다녀가길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이 지역이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떨어질 경우 맞게 될 고단한 운명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겨울 등산로로 주목받는 마산봉

등산 인구가 늘어나면서 백두대간을 찾는 등산객들이 마산봉을 꾸준히 찾고 있다. 마산봉을 통과한 백두대간 산행의 종주자들은 스키장을 가로지르고 진부령을 넘어 해발 1,172m의 칠절봉을 오른 후 북으로 해발1,296m의 향로봉까지 향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이상은 갈 수 없다. 향로봉에서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고성재에서 발길을 돌려야 한다. 향로봉과 건봉산지역은 민통선북방지역일 뿐만 아니라 천연보호구역으로 출입은 사전허가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한국전쟁의 격전지 향로봉.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으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책 163 페이지.

ⓒ 강원고성신문


생태와 역사의 향로봉

해발 1,296m의 향로봉. 함경남도와 강원도 도계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금강산, 국사봉, 설악산,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대간의 허리를 이루는 산이다.
서쪽으로 큰까치봉, 작은까치봉, 건봉산, 향로봉, 둥굴봉, 칠절봉, 매봉산 등이 향로봉과 연봉을 이루고 있고, 향로봉이 그 주봉이다. 인제에서 진부령을 넘어 간성에 이르는 국도 서쪽이 향로봉의 맥으로 산세가 험한 산중 의 산. 동쪽으로 흘러내리는 물은 몽우내골, 제추골, 성황골, 암자골 등의 계곡을 이루고, 북쪽으로 흐르는 지류는 북천北川이 되어 동해로 흘러든다. 또 서쪽으로 흘러 동해로 들어가는 남강南江의 수원水源이 되는 계류와 남쪽으로 북한강 수원의 하나가 되는 계류로 각각 흘러내린다.
향로봉은 남한에서 가장 추운 지대로 8월 평균기온은 17.5℃이며, 2월 평균기온은 가장 낮아 영하14.5℃이나 절대최저기온은 영하20℃ 이하이다. 11월~4월까지 눈이 내리는데 남한에서 대표적으로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다.
식물분포는 인접한 설악산과 비슷하며 정상부는 주목, 신갈나무, 갈참나무 등이 우세하다. 신갈나무의 군락이 형성된 곳은 도토리를 주식으로 하는 곰과 멧돼지의 서식처로 유명하다. 이 일대는 깃대종 산양, 멧돼지, 노루, 오소리, 너구리, 족제비, 하늘다람쥐 등이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정 일대는 민간인통제선 북방에 속하는 지역이며 최전선의 요지이다. 부근에 설악산국립공원, 진부령 알프스스키장, 통일전망대 등 관광명소들이 가까운 곳에 있으나, 교통이 불편하고 군사상의 요충지이므로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들다.
치열했기에 이름난 향로봉 전투

향로봉 전투는 한국전쟁 당시 양양과 간성을 탈환하고 계속 북진 중에 있던 아군 수도사단과 11사단이 대곡리에 지휘소를 두고 아군 주저항선상의 요지인 향로봉과 둥굴봉을 공격하여 인제-고성 간 도로를 확보하는 한편, 중동부전선에서 퇴각하는 북한군과 중공군의 퇴각을 엄호하려 했던 북한군 13사단 주력 부대 간에 벌어졌던 치열한 전투현장이다. 그 후 아군은 만 2년간 89회에 걸쳐 되풀이된 적의 집요한 공격을 끝내 물리치고 이 고지를 사수했다.
진부령 영상에 향로봉 전투전적비가 세워져 있고, 간성읍 광산1리에 화랑사단전적비가 그 사실을 대신 전해주고 있다. 2004년 4월 국도46호선 간성읍 광산2리 굽은 도로 옆 바위에 이승만 초대대통령의 친필휘호가 도로확장 공사 중 발견되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위국진충危國盡忠’ 휘호는 6.25한국전쟁 당시 11사단 오덕준 장군에게 하사하였고, 길섶 바위 한 면에 음각되어 희미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

필자 이선국 약력

-1957년 고성 출생
-고성고, 방송대 법학과 졸업
-2012년 수필가 등단
-고성군청 공무원 생활 40년
-전 고성문학회 회장(현 고문)
-현재 ‘물소리 시낭송회’ 회장
-저서 <지명유래지>, <고성지방의 옛날이야기>, <길에서 금강산을 만나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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