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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③

<고성문학회> 회원 작품 릴레이 [23] / 김정균(수필)

2021년 01월 24일(일) 14:34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다음날 9시는 결혼식이라 숙소에서 일찍 일어나 신부 집으로 출발했다. 신부 집에 도착하니 아오자이를 입은 예쁜 신부들러리들이 이바지 음식과 꽃 장식을 들고 결혼식장 앞에서 신랑들러리들과 인사를 나눈다.
텐트로 만든 식장 안에는 하객을 위한 자리 외에 또 다른 조그만 자리가 만들어져 있다. 그 자리에 각각 5명씩의 신랑 신부가족 대표가 맞대면하여 앉았다. 움직이기가 힘들 정도로 자리가 좁다. 더워서 땀도 난다. 향냄새도 난다. 신부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이 뭐라고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신부 아버지가 아니라 신부 측 친척 중 가장 어른이며 결혼식 제례를 주관하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신랑신부와 부모가 지붕 아래 다락 형태로 설치된 제단으로 계단을 통해 올라가서 제례를 한다.
제례를 마치고 내려오니 신부에게 하객들이 선물을 준다. 신부의 목에는 목걸이, 손가락에는 많은 금반지가 막 끼여진다. 손가락이 부족할 지경이다. 우리처럼 돈 봉투를 주는 사람도 있다. 빠알간 아오자이를 입고 터번을 쓴 귀여운 신부의 초롱초롱한 큰 눈망울에서 정제되지 않는 감동의 눈물이 흐른다. 순수한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내 눈가가 촉촉해졌다. 결혼식을 마치고 나오는데 유일하게 한복을 입은 아내에게 같이 사진 찍자며 하객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결혼식을 마치고 바로 피로연장으로 이동했다. 역시 한 테이블에 10명이 앉도록 의자를 배치해서 불편했지만, 가족석으로 지정한 곳이어서 하릴없었다. 아오자이를 입은 모델같이 곡선미 넘치는 베트남 여인이 무대에서 조명을 받으면서 사회를 진행한다.
식의 시작과 함께 들러리들과 신랑신부, 그리고 그 부모들이 입장한다. 그리고 사회자가 진행에 맞춰 간단히 몇 마디 인사말을 한다. 이어 결혼식 때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로 보이는 하객이 선물을 준 후 바로 여흥에 들어간다. 얘들까지도 무대를 점령한 자연스러운 분위기다. 피로연을 마친 식장은 참석자들이 바닥에 버린 쓰레기와 국물 등으로 완전 쓰레기장으로 변해 발 딛기도 힘들었다. 여기서도 아내의 한복이 인기였다. 피로연을 마치니 베트남 여성 사회자도, 하객들도 경쟁하듯이 아내를 붙들고 사진을 찍어댔다.
베트남은 약혼식을 보통 3~5번 하며, 결혼식을 포함한 모든 결혼비용은 신랑이 다 낸다고 하니 결혼식 한번 치루고 나면 신랑의 등골이 다 빠져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수차례의 약혼식을 통해 가족과 친척들 간 친밀감과 유대감을 든든하게 하고, 제례를 통해 결혼 당사자는 결혼의 신성한 의미를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결혼 당사자와 직접 대면하여 축하 선물을 전함으로써 자신의 결혼을 축하해주는 사람을 영원히 가슴속에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혼주에게 간단히 인사하면서 돈 봉투를 전하고 식사만 하고 오는 우리의 결혼식 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베트남 결혼식이었다.

-1959년 경남 마산 출생, 간성읍 거주
-서울대 임학과 졸업, 경남대 정치학 박사
-8군단 40관리대대장 역임
-<생활문학> 수필 부문 신인상(2018년)
-문입협회 고성지부(고성문학회) 회원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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