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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염원 담은 명파리와 제진역, 풍어의 꿈 저도어장

이선국의 '길에서 금강산을 만나다' [42] 명파리와 저도, 최북단 시설물들
남북출입사무소 2013년 3월부터 개점휴업 …도DMZ박물관 역사·문화 관광명소로

2020년 04월 23일(목) 11:11 [강원고성신문]

 

↑↑ 최북단 저도어장은 새벽 동이 트기도 전에 어선들이 무리지어 어장으로 들어간다. 책 232 페이지.

ⓒ 강원고성신문

민통선 마을 명파= 통일전망대를 가려면 명파마을을 지난다. 대진항에서 금강산콘도미니엄과 통일전망대 출입절차를 밟는 안보공원을 지나 굽은 고갯길을 오른다. 쑥고개다. 쑥고개 마루엔 봉수대가 있다. 무산봉수茂山烽燧, 남쪽 고성지방의 3개 봉수대 중 하나다. 기록이 명확치 않으나 비교적 보존상태가 양호한 봉수대는 최근 복원사업을 마쳤다.
고갯마루를 넘어서자 대전차 낙석장애물이 굽은 도로 양켠을 지키고 음습한 풀숲엔 ‘지뢰지대’를 알리는 낡고 노란 간판이 강시처럼 말없이 서 있다. 섬뜩함에 소름이 돋는다. 쑥고개 아래에 국도4차선 확장사업으로 인해 터널이 생겼다.

↑↑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소박함을 잘 간직하고 있는 명파해변.

ⓒ 강원고성신문

쑥고개를 넘어서면 명파마을이다. 최북단 명파마을, 마을입구에 개울물에 뜯겨진 시멘트 구조물이 있어 동네의 썰렁하고 황량한 풍경에 덤을 얹는다. 이곳 전방 주민들의 삶은 고단하다. 주민 대부분이 민통선 이북지역의 출입영농에 의존하고 있다.
예전에는 민통선북방지역이라는 이유로 마을 출입이 자유롭지 못해서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았다. 따라서 농사일도 쉽지 않았다. 접경지역이라는 불안보다는 먹고 사는 것이 만만찮은 하루가 그들에겐 버거운 것이다. 지금은 출입통제검문소가 제진으로 북상하면서 불편 없이 내왕이 가능해졌음에도 먹고살기에 어려움은 여전하다. 왜냐하면 이제 힘있는 젊은 사람들은 도회지로 떠나고 고향을 등지지 못한 어르신 들이 업보처럼 마을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명파마을은 주업이 농사다. 그런데 토종흑돼지를 키워 농가수입을 올리던 때가 있었다. 명파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치던 토종흑돼지는 육질이 연하고 담백해 이 고장의 특산요리로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사육농가가 크게 줄어 그 맛을 보기란 쉽지 않다. 매년 GOP 부근에서 발생하는 산불로 인해 산림과 숲이 사라진 대신 산지에서 직접 재배한 고사리 등이 농가 수익에 도움이 되고 있다.
동해안 최북단에 위취한 명파해변은 규모가 비교적 작고 인적이 드물어 이름 그대로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소박함을 잘 간직하고 있다. 여름 한철 개장되는 해변은 주변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길이 500m의 고운 백사장은 가족단위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명파천 하구에 위치해 민물놀이도 함께 할 수 있고 바다와 민물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은 은어와 연어의 산란지로 해마다 10월이면 은어잡이 낚시꾼이 많이 찾아온다.

새벽 출어가 장관인 저도어장= 저도어장은 고성군 현내면 제진 앞바다 지역으로 북방한계선NLL과 불과 1km 떨어진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어장이다. 배로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북한의 해양 생태계를 추정할 수 있는 지리적으로 중요성이 높은 해역이다. 어장구역은 북위 38도 33분 10초에서 북쪽으로 1마일 동쪽으로 4마일 구간이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곳임에도 매년 4월~12월까지 한시적으로 조업이 가능하고 많은 어획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어장이 개장되면 만선을 꿈꾸며 위험을 무릅쓰고 조업하는 어민들로 어장이 북새통을 이룬다.
오전 6시가 되면 어로 개방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125여 척의 어선들이 저도어장을 향해 레이스를 하듯 쏜살같이 물살을 가르며 전속력으로 달려 어장의 조업구역을 찾아간다. 어선들이 바다 한 가운데에서 앞 다투어 한 줄로 늘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저도어장을 들어가기 위해서 일종의 출석 점검과 같은 해양경비의 입어 점호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저도어장은 북쪽의 금강산이 한눈에 보일 만큼 북한과 아주 가깝다. 어민 들이 위험을 감수하며 이곳에서 조업하고자하는 이유는 값비싼 문어의 서 식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도어장은 동해안 중에서도 청정지역인지라 30kg 이상의 대왕문어가 집중적으로 잡히는 유일한 어장이다. 연승 방식을 이용해 어획하는 대왕문어, 해녀가 채취하는 미역, 심해 잠수부인 머구리들 이 잡는 해삼과 깊은 수심에서만 난다는 비단 멍게까지 어종도 다양하다. 어부들은 저도어장을 황금어장이라 부른다. 이것이 바로 북한과 근접한 위험 한 상황 속에서도 치열한 어업경쟁이 펼쳐지는 이유이다.

↑↑ 동해선도로 남북출입사무소. 책 234 페이지.

ⓒ 강원고성신문

남북출입사무소CIQ= 민통선 제진검문소를 통과해 통일전망대를 목전에 두고 인적이 끊긴 채 시간이 멈춰버린 현대식 건물이 동해선도로 남북출입사무소다. 2003년 온 국민의 기대 속에 시작된 금강산관광의 관문이었지만 5년도 채 못 가 2008년 7월 새벽을 울린 장전항 백사장의 총성 이후 왕래가 끊어졌다.
통일부 직제로 신설된 남북출입사무소CIQ는 남북 간의 인적·물적 교류와 관련한 세관, 출입심사, 검역 등의 출입업무를 총괄하는 곳으로 남북교류의 상징적인 장소이다. 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도로 연결 사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철도·도로를 이용한 인적·물적 왕래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원활한 세관·출입심사·검역 등 출입심사 업무의 수행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정부가 법무부, 보건복지부, 관세청 등 관련부처 실무자들로 구성된 경의선 출입관리시설CIQ 실무지원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우선 동해선 임시도로를 이용하여 남북을 왕래하는 인원 및 물자의 출입, 세관, 검역에 대비하여 이 도로가 개통되기 전까지 임시로 운영할 CIQ시설을 통일전망대 부근에 설치한 것이다. 관련해 육로를 통해 남북을 왕래하는 인원·물자에 대한 원활한 출입업무를 위해 같은 해 11월,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 부근에도 남북출입사무소가 문을 열게 되었다.
북한을 직접 방문하는 남한주민과 남한을 직접 방문하는 북한주민은 출입 장소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의 내용은 신원확인, 휴대물품 검사, 검역, 방문증명서 등 필요한 서류의 확인, 「출입국관리법」에 의한 출국 금지의 확인, 기타 통일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심사 등이다. 이러한 출입심사 사무 및 그와 관련된 업 무를 남북출입사무소에서 하게 되는 것이다.
남북출입사무소의 조직은 출입총괄과, 경의선운영과, 동해선운영으로 구성되어 있다. 출입총괄과는 남북출입계획의 총괄·기획·조정, 남북출입과 관련된 제도 수립과 개선, 북한과의 협의대책 수립, 관계부서와의 협의, 홍보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대치된 상황에서도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한 남북 간 상호방문이 계속되었으나 2013년3월, 북한이 개성공단 입출경 채널로 사용된 남북 간 군 통신선을 차단하고 정부가 제안한 남북실무회담을 거부하면서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는 남측 인원이 전원 철수함에 따라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한 입출이 완전히 정지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남북관계의 겨울이 지나고 봄을 맞아 금강산을 오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개점 휴업상태인 남북출입사무소가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날이 하루빨리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만나는 제진역= 남북출입사무소 서켠의 빈 역사驛舍가 제진역猪津驛이다. 제진역은 고성 군 현내면에 있는 동해북부선의 철도 역으로, 1950년에 폐지된 초구역을 부활시켰다.
본래의 동해북부선은 안변∼양양 간 192.6㎞를 일컫는 것이다. 1929년 9월 안변∼흡곡 간 31.4㎞가 개통 된 뒤 통천·두백荳白·장전長箭·외 금강·고성·간성을 잇는 노선이 건 설되고, 1937년12월에는 간성∼양양 간 42.6㎞가 개통됨으로써 전 노선이 개통되었다. 종전과 분단 이후에는 기차가 운행되지 않는 것은 물론 철로도 철거되었다.
동해선 복원사업에 따라 2006년 3월15일 남북출입사무소가 준공되었다. 제진역에서 북측의 감호역까지 시험운행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5월25일 북측의 일방적인 시험운행 중단선언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후 재협상을 거쳐 2007년 5월17일에 경의선과 함께 시험운행이 이루어져 끊어진 철로의 남북 복원사업은 국민적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단절된 이후 철로는 다시 막혀 버렸다. 북한 방향 외에 다른 곳으로 이어져 있는 선로가 없기 때문에, 현재 어떤 열차도 운행하지 않고 있다. 역내에는 기관차와 새마을호 객차 4량과 발전차 1량이 열차 시험운행을 위한 선로점검을 위해 2006년 5월23일 유치되어 2007년 남북 열차 시험운행이후로도 구내를 지키고 있었으나, 2008년 6월 3일 묵호항으로 배송되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기관차 객차 점검을 위해 철수하게 되었다고 밝혔지만 언제 다시 남북으로 오고갈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고성군에서는 2015년 1월 국토교통부, 통일부 등 정부 관계부처에 제안서를 발송, 국가적 이익 창출, 남북관계 개선 등을 위해 고성 제진역에서 출발하는 시베리아행 철도의 시험 운행을 단계적으로 실시하자고 건의했다.
제진역 내에는 물류기지인 공용야드가 3만8000여평 규모로 설치돼 있는 것을 비롯해 현대화된 역사, 남북철도연결, CIQ 등 국제적 교류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완비돼 있고, 제진역에서 출발하는 철도는 북한 구역을 거쳐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의 시발점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연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우랄산맥을 넘고 바이칼호수를 건너 모스크바에 도착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철도의 개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까지 선박으로 이동할 경우 약 45일이 소요되지만, 열차를 이용할 경우 7일이 소요되는 등 이미 연결된 철도를 이용할 경우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

↑↑ DMZ박물관은 비무장지대(DMZ)를 세계적인 역사문화의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설립했다. 앞으로 조성될 DMZ세계생태평화공원과 연계한 중요한 역할이 기대된다. 책 240 페이지.

ⓒ 강원고성신문

강원도DMZ박물관= 남북출입사무소를 지나 통일전망대 진입하기 직전 좌측에 있는 큰 건물이 DMZ박물관 건물이다. 고성군 현내면 송현리에 위치한 강원도DMZ박물관은 2006년 3월 남북관광교류타운으로 공사를 착공했으나, 2008년 12월 강원도DMZ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2009년 8월14일 개관했다. 남북한 분단의 현장을 안보, 평화, 관광 거점 지역으로 중점 육성하고 미래 통일시대를 대비하여 비무장지대DMZ를 세계적인 역사문화의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설립했다.
박물관은 연면적 1,424㎡에 지상 3층 규모이다. 전시공간은 ‘축복받지 못한 탄생’, ‘냉전의 유산은 이어지다’, ‘그러나 DMZ는 살아 있다’, ‘다시 꿈꾸는 땅 DMZ’, ‘DMZ 영상실’ 등으로 나뉜다. ‘축복받지 못한 탄생’에는 냉전이 낳은 비극, 민족 분단의 비극 등이 전시되고 있다. ‘냉전의 유산은 이어지다’에는 아픔과 비극의 땅 DMZ, 그날의 기억, 전쟁의 참상, 전쟁의 무덤 DMZ, 냉전 뒤 감춰진 전쟁, 냉전의 흔적을 찾아, 멜팅포트 정막 속의 사람들, 땅속의 소리 없는 전쟁 대인지뢰, 소통의 길목, 호국선영의 숨결을 찾아, DMZ 묻힌 그날의 증언 등이 전시되고 있다. ‘그러나 DMZ는 살아 있다’에는 공존과 희망의 땅 DMZ, 역사의 땅 DMZ, 생명의 땅 DMZ, 희망과 평화의 가교 승일교, DMZ를 흐르는 강줄기 등이 전시되고 있다.
‘다시 꿈꾸는 땅 DMZ’에는 평화철도, 다시 열리는 기찻길을 따라, 하나가 되는 길, 남북 통일의 길, 장벽이 허물어지는 그날까지, 평화의 나무가 자라는 DMZ 등이 전시되고 있다. ‘DMZ 영상실’에서는 DMZ 묻힌 그날의 증언, 대성동 기정동 마을, DMZ 역사 이야기, DMZ에 점령당한 자연, 펀치볼 양구 해안마을, 향군촌 철원 대마리마을 등이 상영되고 있다.
전시실 외에 야외무대, 생태저류지, 카페테리아, 매점, 수장고, 주차장 등이 있다. 또한 200석 이상의 대강당과 4개의 소회의실을 갖춘 다목적 센터를 구비하고 있어, 각종 회의나 워크숍,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 진행이 가능하다. 개관 6년을 맞고 있는 박물관은 아직 인지도가 낮아 방문객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앞으로 추진될 예정인 DMZ세계생태평화공원과 연계한 중요한 역할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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