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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학교교육개혁의 마중물이 되기를

금강칼럼 / 권성준 칼럼위원(강원고성갈래길본부 대표이사)

2020년 06월 24일(수) 10:08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5월 20일 고3 학생을 시작으로 개학을 진행하여 고2·중3·초1∼2·유치원생은 27일, 고1·중2·초3∼4학년은 6월 3일에, 이제 6월 8일, 얼마 전 중1과 초5∼6학년을 마지막을 전체 학생이 등교를 마쳤다.
학교 가는 길이 참 멀다. 당연한 듯 여겼던 개학/등교라는 말이 요즘처럼 묵직하게, 비상하게 와 닿은 적이 있었던가. 6·25 전쟁 와중에도 우리나라는 천막교실을 지어 학교를 운영했다. 부산의 전시대학은 가장 열악하고 가장 치열했던 교육현장이었다. 그런데 21세기 대명천지에 초중고뿐만 아니라 대학생까지 학교에 못가는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 전대미문의 사태다. 코로나19의 괴력을 실감한다.

학교 가는 길이 참 멀다

5월 20일, 고3이 등교하자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당국 모두가 긴장속에서 감격했다. 뉴스에 나온 수도권 어느 학교 교문에 내걸린 ‘너희가 와서 비로소 봄, 학교는 이제야 푸르른 청춘’이란 문구는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감격도 잠시, 학교 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교육계는 여전히 초긴장 상황이다.
그렇다고 마냥 학교 문을 닫고 있을 순 없는 일이다. 코로나19는 입시나 학사 일정 따위의 세세한 사정을 전혀 헤아리지 않는다. 개학을 더 늦추자는 여론이 있지만,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 때문에 더 늦추기도 어렵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자연 관심이 쏠린 건 원격학습에 따른 새로운 학사 운영 계획안을 마련하여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해당부서를 중심으로 원격수업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플랫폼을 선정하여 학생들에게 공지함과 동시에 교사들은 담임과 교과교사 중심의 온라인수업 계획을 수립하고 원격수업 라이브 방송 및 수업 녹화 공간을 마련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1∼2학년은 4월 20일 온라인 개학을 한 후에 교사와 학생의 비대면 원격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EBS 방송을 중심으로 원격수업을 실시한다고 발표하자 일선교사들은 자존심이 상한다는 반응이 있기도 했다. EBS 방송에 의존한 교육으로 이어지면 교사들의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빠르게 변하는 교육환경을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의식과 그동안 교실수업에 안주해 오던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우리의 교육환경이 바뀌고 있음을 감지하면서 발빠르게 대응했었고, 온라인 개학으로 인하여 학교현장의 교사들은 새로운 수업방법을 모색하고 질높은 수업으로 무장하려고 노력했다. 이처럼 정말 온라인이 아니었다면 교육 혼란은 사실 걷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코로나19는 우리 교육현장에 아주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학교란 무엇인가? 교사와 친구는 어떤 존재인가? 교사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이며 역할에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과 수준별 교육은 가능한 것인가? 학교에 인공지능(AI) 선생님을 모신다면 가능할까?
하나하나 중차대한 질문이자 교육과제들인 이런 과제를 우리 교육현장에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코로나19이다. 코로나19는 그렇게 높아 보였던 교육현장의 온라인 학습의 벽을 단숨에 허물어뜨렸다. 가히 혁명적 대전환이다.
초기의 혼란과 부작용은 시간이 가면서 서서히 해결되었다. 물론 그 사이 교육가족들이 겪었을 고충과 고통, 힘든 사정들은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교사는 교사대로 힘겹게 난감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온라인 교재 준비, 수업관리, 접속 장애에 따른 대처, 사후 학습관리 등 불시에 닥친 과제들은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되었을 것이다. 거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정도의 전면적인 온라인 수업이 진행된 것은 어쩌면 한국의 잠재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온라인 수업은 학교의 의미와 교사의 존재를 새삼 부각시켰다. 학교 안팎에선 스마트 기기나 인터넷 등을 잘 다루는 ‘스마트 교사’가 스타처럼 부상했다고 한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요즘 담임 운은 디지털 잘하는 교사 만나는 것”이란 말까지 나돌기도 했다. 반면, 교실에서 하는 수업만을 능사라 여겼던 교사들은 불편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수업 내용이 온라인에 공개되기 때문에 교사들이 숨을 곳도 없었다. 혹독한 시련이었다.
그렇게 우리나라의 교육은 2020년 상반기 코로나의 괴력에 맞춰 처절한 싸움을 벌였고지지 않고 잘 버텨내고 있다.
학교가 변해야 한다. 40여 년 동안 학교 현장에서 근무한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도 학교 교육은 교실수업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교육개혁으로 공교육이 변화해야 한다는 문제가 오래전부터 제기되었다. 교과에 담긴 지식을 이해하고 암기한 것을 평가하는 방식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력을 통한 기계화였고, 2차 산업혁명은 전기력을 통한 자동화였다. 우리나라는 2차 산업혁명기에 초기교육과 직업교육을 통해 산업역군을 길러내서 산업화에 성공하였다. 1990년 이후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한 3차 산업혁명을 맞이해서도, 고등교육의 확대를 통해 반도체와 통신산업에서 세계적인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하드웨어 제조업 분야에서 추격을 한 것이었지, 창의성을 요구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매우 뒤쳐져 있다.

다양한 온라인교육 허용해야

이제 인공지능으로 대별되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다.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길러야 할 학습자들의 학습역량은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협동력 등이다. 여기에 더해 데이터 처리능력과 컴퓨터 활용능력, 그리고 인문학적 이해력 등이 요구되기도 한다.
이러한 요구에 맞추어 학교 교육에서 학습자들이 팀을 꾸려 공동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수업을 통해, 단순 지식위주의 수업을 벗어나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협동력 등의 수행능력을 기르는 ‘프로젝트 수업’을 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교사의 교수내용을 가정에서 미리 학습하고, 교실 수업에서는 교사와 학생의 대화를 통해 심화학습을 함으로써,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키우는 ‘거꾸로 수업’도 지금 교육 현장에서 펼쳐지고 있으니 참 다행이다.
학교가 변해보려는 몸부림이 눈에 보인다. 거기에 코로나19로 물밀 듯이 밀려온 온라인 화상수업은 새롭게 변하는 학교 개혁에 마중물이 되었다.
이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포스트(Post) 코로나(코로나19 이후 바뀔 세계, 세상의 뜻)시대의 생존 방식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AI(Arti
ficial Intelligence)로 교육혁명에 불을 지피는 것이 우선 과제라 생각한다. 지난해인 2019년 12월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53회 국무회의에서 AI 국가전략 과제로 ‘전 국민 AI 교육체계 구축’을 발표했다.
AI는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이다. 이번에 추진한 온라인 학습이 바로 AI 교육의 장점인 것이다.
학교가 달라지면 교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과학적 학습 프로그램은 AI에 맡기고, 교사는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학생들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며 슬기롭게 풀어가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지금까지 교사가 지식 전달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학생의 개별화 학습 및 온라인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 조력자가 하나의 역할 모델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학생들이 ‘AI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돕는 것도 교사의 역할이 될 것 같다.
그러기에 온라인 수업의 급속한 확산이 단지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이루어지는 수업 방식일 뿐이라는 차원을 넘어 4차 산업혁명에서 요구되는 학습역량을 키우기 위한 주요한 수업형태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4차 산업혁명에서 요구되는 학교의 교육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학교 운영을 학교장에게 위임하여 학교 교육을 정상화시킬 수는 없을까? 좋은 교육을 시킨 학교나 그렇지 못한 학교가 동일하게 운영되는 시스템에서는 새로운 교육을 기대할 수가 없다고 본다. 그러기에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학교형태를 허용해야 한다. 학교가 자율성을 가지고 새로운 교육으로 나갈 수 있도록 과감하게 자율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코로나19를 학교 교육개혁의 시발점으로 삼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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