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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털진달래

<고성문학회> 회원 작품 릴레이 [8] / 박대식(수필)

2020년 08월 04일(화) 03:27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하얀 달빛을 맞으며 이른 새벽 산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동쪽 하늘이 밝아오고 지저귀는 새소리가 정겹다. 아직은 해가 뜨기 전이라 분홍빛 철쭉꽃이 눈 속으로 들어온다. 이틀 전 올랐던 곳인데도 털 진달래를 못 잊어서 다시 오르고 있다.
산을 사랑하고 인연을 맺은 지는 꽤 오래되었다. 국내외 산을 많이 오르지만 설악산은 집 가까이 있어 자주 오르는 편이다. 특히 봄철의 설악산 털진달래는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털진달래는 일반 진달래보다 꽃송이가 작고 자홍색이며 잎과 꽃, 줄기에 비늘조각과 털이 있다. 아마 고산지대에서 추위를 이기고 생존을 위해 적응하려고 그렇게 피나보다.
초록색 이파리가 바람에 손을 내밀어 흔들고 있다. 귀때기청봉의 털진달래는 연한홍색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눈이 부시다. 바람은 나무를 흔들어 꽃잎을 떨어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있다.
산 정상은 손이 시리도록 추워 옷깃을 여미게 한다. 나는 한 그루의 진달래꽃이 되어 그곳에서 살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꽃이 지며 산은 연두색 물감을 풀어내고 있다.
설악산의 서북능선에 위치한 귀때기청봉은 해발 1,578m로 서쪽으로는 대승령과 안산으로 이어지고 동쪽 방향으로 끝청봉, 중청봉, 대청봉으로 이어진다. 수렴동과 가야동 계곡을 감싸고 있는 공룡능선과 황철봉이 장쾌하게 뻗어 금강산을 거쳐 백두산과 연결된다. 귀때기청봉은 너덜바위 지대와 털진달래의 군락지로 알려져 있다. 설악산의 명소인 귀때기청봉은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세찬 바람 때문에 지명을 얻었다는 설과 소·중·대청봉보다 높다고 으스대다가 귀싸대기를 맞았다는 등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털진달래가 피는 시기는 5월이다. 5월 1일부터 15일까지가 절정기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5월 16일부터 설악산은 등산로가 개방되어 털진달래를 보려고 오는 사람들은 거의 낙화하는 꽃무더기를 보게 되어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소청봉과 대청봉 사이에도 잔잔히 펼쳐지는 털진달래의 군락이 있지만 늦게 개방하여 감탄사가 나올 정도의 멋진 자연을 볼 수가 없어 안타깝다. 설악산을 찾는 사람들이 털진달래를 볼 수 있도록 개방 시기를 5월 초로 앞당겨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봄철에 한계령을 넘는 사람들의 일부는 짧은 기간 피었다가 지는 털진달래를 보려고 오른다. 그러나 설악산이 국립공원이 되면서 각종 규제가 많아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한다. 기분 좋게 산을 올라야 심신이 편안해지고 기쁨도 누릴 수 있다.
어물어물 하다가 봄, 여름, 가을과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을 보낸다. 너무도 빨리 지나가는 세월 앞에서 가끔 무력감과 허탈감에 빠져 있는 나를 본다. 그래도 변화무쌍한 날씨를 이겨내며 즐겁게 산을 오르는 자신에게 위로를 받기도 한다.
한계령 삼거리에서 귀때기청봉을 바라보니 가슴이 뻥 뚫리고 진달래꽃이 눈에서 가물거리며 걸음을 재촉한다. 너덜지대를 오르니 아련한 선홍빛이 눈에 녹아내린다. 강한 바람에 꽃잎이 나무 아래로 수북이 쌓여 있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어온다. 산 아래로 구름이 흐르고 색다른 경관이 펼쳐진다. 햇빛이 비치는 양지 바른 곳은 따뜻했다. 남아있는 진달래꽃은 햇빛을 받아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떨어져 가는 꽃잎을 보면서 어딘가 모르게 허전함이 밀려왔다. 수북이 떨어진 꽃잎이 내게 속삭였다. 높은 산위에서 추위와 바람을 참으며 최선을 다했다고…….
중청봉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온 세상이 아득하다. 산 아래 세상을 품어주는 설악산은 멀리 금강산을 바라보며 민족의 영산이 되어 동해를 향해 달려간다. 소청봉을 넘어 중청봉 대피소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배가 출출했다. 산장의 취사장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데 옆에 있던 젊은이가 고기와 쌈 채소를 나누어 주어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나눌 때의 훈훈한 모습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처음 만났지만 청년의 나눔으로 마음은 산처럼 넉넉해졌다.

ⓒ 강원고성신문

가끔 사색하며 바위에 앉아서 설악산의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이 너무 좋다. 그리고 내가 사는 지역에 이런 명산이 존재하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어린 시절 기와집 대청마루에 앉아서 멀리 설악산을 바라보며 이다음에 커서 저 높은 봉우리를 한번 올라가 보는 꿈을 꾸곤했다. 이제 그 꿈은 현실이 되었고 설악산의 매력에 푹 빠져서 자주 찾게 된다.
가을 날 집 앞 해변에서 멀리 설악산을 바라보면 햇살이 반사된 붉은 산은 구름 속에서 깨어나고, 아침 햇살은 눈부시고, 시원한 바람은 바닷물을 일으켜 파도를 만든다.
설악산의 털진달래는 내년 봄 화려한 외출을 위해 또 새로운 꽃눈을 마련하고 있을 테지.

-고성군 출신
-서울시 근무(정년퇴직)
-청봉사진회 회원
-문인협회 고성군지부 회원
-현재 죽왕면 문암으로 귀촌(직업 농사)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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