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1-11-29 오전 10:47:2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교육일반문화.스포츠김담 산문 연재 <숲에서 숲으로>황연옥 연재소설 <화진포의 성>남동환의 사진으로 보는 고성의 역사김하인 연재소설류경렬의 경전이야기가라홀시단학교탐방어린이집 탐방고성을 빛낸 호국인물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
최종편집:2021-11-29 오전 10:47:23
검색

전체기사

교육일반

문화.스포츠

김담 산문 연재 <숲에서 숲으로>

황연옥 연재소설 <화진포의 성>

남동환의 사진으로 보는 고성의 역사

김하인 연재소설

류경렬의 경전이야기

가라홀시단

학교탐방

어린이집 탐방

고성을 빛낸 호국인물

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

커뮤니티

공지사항

뉴스 > 교육/문화 > 황연옥 연재소설 <화진포의 성>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화진포의 성 [34]

-닥터 홀 가의 감동적인 의료선교 이야기
황연옥 작가의 전기소설(傳記小說) 연재 [34] / 삽화 윤광자 화가

2021년 10월 08일(금) 09:43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산에서 나무를 하던 사람이 호랑이한테 습격을 당했다. 호랑이는 가만히 내 버려두면 대개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그러나 배가 고프거나 부상을 당하면 쉽게 먹이를 찾기 위해 사람을 해치는 야수로 변한다. 다행히 그 환자는 공격을 당했을 때 부근에 나무를 하던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비명을 듣고 뛰어와 그를 구했다. 하지만 이미 호랑이 발톱에 할퀴어 눈알이 빠지고 상처를 심하게 입은 후였다. 상처를 치료하고 병균이 감염되지 않도록 적절한 처치를 했다.
독사에 물려온 환자들도 많았다. 장결핵, 간염, 만성 말라리아 증세로 비장이 팽창하여 복부가 아주 심하게 부른 환자들도 많았다. 간염 환자에게는 런던의 의학교에서 배운 대로 흡출법을 써서 치료할 수 있었다. 이 치료법은 대단히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였다.
시일이 지나면서 청진기로 진단해 볼 때 호흡기 환자의 두 명 중의 한 명은 결핵 환자였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이미 병세가 상당히 진전되어 입원시켜 치료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는 상태였다. 이런 환자들을 위해서 우선 일차적인 처방은 했으나 더 시급한 일은 감염되지 않은 가족들과 어린이 환자들과의 접촉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격리 요청은 대가족 생활을 하는 조선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가족들은 환자들과 헤어지지 않고 의술만으로 완치시켜 주기를 기대했다.

무엇보다도 결핵요양소의 설립이 시급하였다. 환자를 격리해서 치료해야 한다는 의사말에도 가족들의 무관심과 고집스러운 태도를 보며 셔우드는 의기소침해졌고 결핵 환자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좌절에 빠졌다.
이처럼 우울한 날이 계속되는 중에도 희망을 주는 일도 있었다. 한 환자가 출혈도 있고 청진기를 통해서 들리는 소리도 거칠었지만 증세에 비해 병세는 그다지 심해 보이지 않았다. 가끔 밝은 색의 거품 있는 피를 토했다. 다행히 이 환자는 디스토마 때문에 결핵과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경우에는 에메틴 치료법(emetin treatment)을 써서 고칠 수 있었다. 환자들이 부끄러워하는 폐병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해 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메리언의 그녀 나름대로 바쁜 의료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쌍둥이를 임신한 임산부의 출산을 돕고 자궁종양 환자를 치료하는 일도 빈번했다.
어느 날 메리언이 비장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내일 난소종양 환자의 수술을 하는데 이 수술은 반드시 성공해야 해요. 비록 수술실의 조명도 밝지 않고, 수술기구도 충분하지 못하고, 조수하고 한 번도 수술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 수술은 절대로 실패하면 안 됩니다.”
조선에서 첫 번째로 수술을 집도하는 자신을 향한 다짐과 격려일지도 모른다.
수술 전 날, 메리언은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렸다. 펄(pearl) 런드 간호 원장과 간호사들은 꿀벌처럼 바빴다. 수술복, 환자의 가운, 고무장갑, 수술기구들을 몇 번씩 소독하였고 남자 간호보조원을 수술실 밖에 파리채를 들고 서 있게 하여 곤충이 날아 들어오는 것을 잡고 필요 없는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은 막도록 조처했다.
메리언은 해주에서 첫 번째 수술 환자인 이 처녀를 사소한 점까지 세밀하게 살폈다. 환자는 난소종양이라는 병소만 제외하면 건강 상태가 좋았다. 환자는 침착했다. 수술받기 위해 가운은 입고 의사와 간호사도 마스크를 썼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마취사가 마취를 시작하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수술실에 사람이 뛰어들었다.
“수술을 그만두세요. 환자가 독사진이 없어 수술하기 전에 사진을 찍어야 해요. 만일 사진 없이 환자가 죽으면 악귀가 그 가족에게 역병을 주어 괴롭힌대요. 사진이 없이는 절대로 수술 못합니다!”
모두들 넋을 잃을 정도였다. 긴급회의를 하였고 일단 밖에 있는 가족들이 어떤 형태로든 분노를 폭발하지 않게 배려하기로 했다. 환자를 일으켜 세우고 사진사와 직계가족 한사람만 들어와 사진을 찍게 했다. 진정제의 효과가 없어지기 전 10분 내로 끝내야 한다고 했다. 사진사는 급히 사진을 찍고 나갔고 다시 소독제를 뿌리고 수술은 진행되었다. 어처구니없는 그 같은 상황에서도 메리언은 침착하게 수술을 진행하였고 수술은 성공했다.
환자는 병균에 감염되지 않았고 회복도 빨랐다. 퇴원할 때는 뱃속의 커다란 종양을 제거하여 원래보다 훨씬 날씬한 몸매를 갖게 되었고 메리언의 의술에 사람들은 경탄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일이 있은 후부터는 수술할 때마다 환자들에게 최근에 사진을 찍었는지 물어 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 당시는 어이없는 사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셔우드는 농담처럼 말하며 웃곤 했다.
“메리언, 수술 직전에 금지된 수술 구역에 외부 사람이 들어왔다는 것을 당신 선배 외과 과장 닥터 맥과이어가 알았으면 얼마나 기절초풍을 했을까?”

셔우드는 병원 일과 학교의 여러 문제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저녁이면 펌프질을 자주해야 하는 석유 등불 밑에 앉아서 친지들에게 결핵요양원 건립에 필요한 자금을 후원해 달라는 간청의 편지를 쓰느라 밤을 밝히는 날이 많았다.
조선의 밤은 그들 부부에게는 한동안 힘든 시간이었다. 마치 조용한 시골에서 살던 사람이 소음이 많은 도시로 이사 온 느낌이었다. 이 소음은 도시의 것과는 달랐다. 다듬이 소리, 개 짖는 소리, 새끼를 잃은 것 같은 슬픈 동물 울음소리. 특히 참기 힘든 소리는 무당들이 굿을 하느라 울리는 북과 징 소리다. 이 째지는 듯한 쇳소리는 밤이 깊을수록 점점 강렬해지다가 클라이맥스에 오르면 갑자기 중단된다.
“휴, 이제 끝났구나!” 하고 잠을 자려 하면 또다시 이전 과정이 반복되고 새벽까지 이어졌다. 그런 밤은 참으로 길고 으스스 한 밤이었다. 메리언은 수술이 잡혀 있는 전날 밤은 숙면을 이루어야 하는데 잠을 잘 수가 없어 많이 힘들어했다. 그렇다고 주택이 방음 시설이 되어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잠을 못 자는 것보다 더 안타까운 일은 미신과 민간요법으로 환자들을 회생이 어려운 시기에 병원에 데리고 오는 일이다. 가족들은 악귀를 내쫓는다면서 환자의 몸을 바늘로 찔러 상처를 내기도 하고 특정 부분을 불에 달군 쇠붙이로 지진 다음 환자를 업거나 나귀 등에 태워서 무당집으로 데리고 가거나 셔우드의 집 뒤편에 있는 서낭당에 데리고 가서 악귀를 쫓아 달라고 빌었다. 그런 과정에서 바늘에 찔린 곳으로 병균이 감염되어 치료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있다. 메리언은 정신이 혼란해졌다.
“어떻게 해야 이 환자들을 병원으로 먼저 오게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생각으로 닥터부부의 몸과 마음은 한시도 편하지 않았다. 매일 밤 환자들에게 전염병이 퍼지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 어느 날 아침, 지친 모습의 셔우드 부부를 보고 펄(pearl) 런드 간호 원장이 이렇게 말했다.
“두 분의 모습이 지치고 걱정스러운 모습이네요. 두 분의 힘만으로 이렇게 무거운 책임을 수행할 생각이신가요? 우리는 이 일을 하며 하나님이 계신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한답니다. 그분은 한없이 우리를 보살펴 주시니까요.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셔야 해요. 그분은 우리의 짐을 덜어주실 거예요.”
펄의 말이 옳았다. 그녀는 지쳐있는 셔우드 부부에게 회복할 수 있는 말씀으로 용기를 주었다. 그날 저녁 기도회를 마치고 오랜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잠잘 수 있었다. 모든 일을 자신이 한다는 자만을 버리자 마음에 평안이 샘솟고 새롭게 맡은 일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벚꽃 피는 봄에 해주에 도착하였는데 어느새 여름이 되었다. 한 계절이 너무도 빨리 지나갔다. 언더우드 선교사님 가족들이 소래 해변으로 잠시 휴양을 가자는 제안을 보내 왔다. 주말에 도착한 언더우드 선교사님 가족들과 소래 해변을 갔다. 소래 해변은 아름다웠다. 백사장의 깨끗한 모래도 인상적이었다.
가끔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는 휴양지가 있으면 좋은데 휴양지는 소래 해변도 좋지만 원산 해변도 좋다니 한번 가보자고 하던 어머니 닥터 로제타의 말이 생각났다.
조선어 학교 2학기 강의가 시작되기 전에 어머니를 모시고 강원도 원산 해변을 가보기로 하였다. 명사십리 원산 해변이 정말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설렘과 기대가 컸다.
‘어서 원산 해변에 가보았으면…….’
<다음 호에 계속>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 Copyrights ⓒ강원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원고성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강원고성신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느린 걸음을 즐겨보자

고성지역 수발아 피해 벼 정부 전량..

폐가전제품 배출 어려움 적극 해소

‘하나 되어’ 한반도 평화를…

고성 ‘DMZ 평화의 길’ 11월 20일 ..

해녀 잠수병 치료시설 ‘챔버’ 설..

해양심층수산업 미래 물 부족 대비..

‘DMZ 생태학교’ 성과 나눔회 개최..

강원세계산림엑스포 자원봉사자 모..

토종 약초 송지호 해방풍(海防風) ..

최신뉴스

토종 약초 송지호 해방풍(海防風) ..  

느린 걸음을 즐겨보자  

관광 활성화의 불씨 ‘DMZ 평화의 ..  

폐가전제품 배출 어려움 적극 해소  

‘하나 되어’ 한반도 평화를…  

강원세계산림엑스포 자원봉사자 모..  

‘DMZ 생태학교’ 성과 나눔회 개..  

해양심층수산업 미래 물 부족 대비..  

고성지역 수발아 피해 벼 정부 전..  

해녀 잠수병 치료시설 ‘챔버’ 설..  

고성 ‘DMZ 평화의 길’ 11월 20일..  

“대진등대 일원 관광개발”  

“행정과 기업·개인이 사회적 파..  

“기속력 있는 설악광역권 발전계..  

공직선거법 문답풀이 [10]  



인사말 - 연혁 - 찾아오시는 길 - 광고문의 - 제휴문의 - PDF 지면보기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구독신청

제호: 강원고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227-81-17288 / 주소: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간성로 29 2층 / 발행인.편집인: 주식회사 고성신문 최광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광호
mail: goseongnews@hanmail.net / Tel: 033-681-1666 / Fax : 033-681-1668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강원 아00187 / 등록일 : 2015년 2월 3일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최광호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