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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변석개와 일취월장의 차이

2011년 05월 26일(목) 11:12 2호 [강원고성신문]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이는 세월의 무게 앞에 삶의 모습이 어쩔 수 없이 바뀌어가는 것을 한탄하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화무10일홍'이란 말처럼 인간의 육신은 유한적인 존재여서 젊음이 지속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늙고 만다. 그러나 육신이 늙는다고 꼭 정신까지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질풍노도의 청춘시절을 지나면서 경륜을 쌓아, 보다 성숙된 정신세계를 갖춰가는 것이 인생이기도 하다.
변화를 뜻하는 고사성어로 조변석개와 일취월장이 있다. 조변석개는 아침에 바꾼 것을 저녁에 다시 또 고친다는 뜻으로, 일관성이 없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이익집단이나 개인의 이해 관계에 따라 나라의 정책 또는 법령이 자주 바뀌는 것을 가리키기도 하며, 변덕스러운 성질이나 태도를 비판할 때 쓰이기도 한다.
반면 일취월장은 하루 나아가고 한 달 나아간다는 뜻으로, 날로 달로 자라거나 진보하여 나날이 발전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로 중국 주나라의 제2대 성왕이 총명하지는 못하지만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서 학문이 광명에 이를 수 있도록 신하들이 서로 도와 달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그런데 우리는 자주 긍정적인 의미의 일취월장과 부정적인 의미의 조변석개를 혼동하거나, 일취월장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한 때의 실수로 주위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부정적인 삶을 살았다고 하여도, 일취월장하여 전혀 새로운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 반대로 과거에는 존경받던 사람이 어떤 계기를 통해 그의 본색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음이 밝혀지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 인간들은 한번 마음속에 인식되어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려하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한번 긍정적인 이미지로 새겨진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한때의 실수로 범죄를 저질렀다가 사회에 나온 이른 바 '전과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나, 마약사건 등에 연루되어 구속된 연예인을 그리워하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하겠다.
그러나 사회의 발전과 통합을 위해서는 인간은 누구나 일취월장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널리 확산시키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하루 두갑 이상의 담배를 피웠던 사람이 큰 결심을 하고 담배를 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수년이 지나 이 사람은 이미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런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그가 아직도 '꼴초'라고 인식한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건이나 사실도 없이 속칭 '카더라 통신'에 의해 전해들은 "아무개는 건방지다더라, 아무개는 돈밖에 모른다더라" 하는 식의 잘못된 내용이 항간에 떠도는 경우도 많다.
우리 고성군은 인구 3만명 남짓의 작은 고장이다. 수십만 수백만명이 사는 대도시와 달리 사소한 말 한마디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억울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총명하지는 못하지만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서 광명에 이른다"는 일취월장의 참 뜻이 우리 지역사회에 더욱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인간의 마음속에 담겨진 그릇된 인식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새해에는 지역주민들 모두 일취월장하여, 그동안 살아오던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사람을 이해하는 넓은 마음을 갖게되길 기대한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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