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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칼럼/어머니의 교훈

2011년 05월 31일(화) 17:50 15호 [강원고성신문]

 

↑↑ 황연옥 칼럼위원(시인, 고성문학회 부회장)

ⓒ 강원고성신문

가정의 달, 5월이다. 꽃가게마다 카네이션 꽃바구니가 즐비하고 부모님께 드릴 꽃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밝다. 꽃 한 송이로 부모님의 사랑에 보답할 수는 없겠지만 가슴에 단 꽃 한 송이에서 자신을 생각해 주는 자식들이 있음을 감사하는 노부모들의 얼굴에 평안이 깃들어 보인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셔서 꽃 한 송이 달아 드릴 수 없는 아쉬움을 어찌 글로 다 표현 할 수 있으랴. 문득 옛 시인 박인로님이 쓴 시조 한 편이 생각난다.
“반 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이 아니라도 품음직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 이 없으니 글로 설워 하노라.”
어느 날 친구 집에 갔다가 손님 대접용으로 내놓은 소반 위의 홍시감이 너무도 고와, 유자를 좋아하는 어머니께 유자대신 갖다 드리고 싶지만 가지고 가도 반길 이 없어 그것을 서러워한다는, 고인이 되신 어머니를 그리며 쓴 시조가 지금 내 형편과 같아, 절절이 가슴에 와 안긴다.
그러나 인생은 유한하지만 사람이 남긴 말이나 행동, 사상, 교훈은 오래도록 살아있으니 그만도 감사할 일이다.
어머니는 나를 키우시며 항상 조근 조근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다. 삼남매 중 오빠는 고등학교부터 외지로 유학을 보내셨고, 동생은 나이가 어려 자연히 나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대화 상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살아온 날들의 이야기도 들려주셨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평생 교훈이 될 좋은 말씀을 자주 들려주셨다.
“눈이 밝을 때 책을 많이 읽고, 이가 성할 때 많이 먹거라”
“몸이 성할 때 열심히 일하고, 정직하고 부지런하면 복을 받게 된단다.”
“곡식은 흘려도 쓸어 담을 수 있지만, 말은 하고 나면 돌이킬 수 없단다. 항상 남에게 덕이 되는 말을 하고, 내가 한 말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 드릴 지 생각해 보고 말을 하도록 하거라!”
어머니의 이 같은 보석같이 귀한 말씀들을 어린 시절에는 건성으로 듣기도 하였고, 두 세 번 말씀을 하실 땐 때론 귀찮게도 여겼었다.
그러나 철이 들고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어머니의 그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스스로 놀랐다.
아이들은 부모의 잔소리를 먹고 자란다고 한다. 그 잔소리가 약이 되고 교훈이 되는 것을 철부지 어린 시절에 어찌 알 수 있으랴!.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기르고 사회생활을 하고 직장을 다니며, 나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대해 고마울 때가 많았다.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을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슬기롭게 이겨낼 수가 있었다.
어머니 생전에 가끔 용돈을 드리면 “에구~네가 혀로 밭을 갈아서 힘들게 번 돈을 주는구나. 정말 고맙게 잘 쓰겠다.”고 하시며 교사인 내가 학기 초에 목소리까지 변해가며 직장 생활하는 딸의 모습을 안쓰러워하시며 격려하고 칭찬하는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다.
말씀뿐만 아니라 한 남편을 80평생 내조하시며, 농부의 아내로 남편을 도와 맨주먹으로 자수성가하시고, 무릎이 닳도록 기도하시며 자식들을 교육시키신, 그 삶 자체가 빛나는 교훈이리라.
“자식은 앞에서 크는 게 아니라, 뒤에서 부모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뒤따라가며 큰다”는 말이 있다. 부모가 자식을 낳아 기르면 그 자식이 자라 부모가 되는 역사와 세월의 흐름 속에서, 가정의 달에 부모와 자녀들 모두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의미 있는 말인 것 같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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