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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지옥과 천당

2011년 07월 06일(수) 09:37 21호 [강원고성신문]

 

↑↑ 혜안 반야사 주지

ⓒ 강원고성신문

어느 보살(불교에서는 베풂의 행을 실천하는 분을 보살이라고 한다)이 스님께 여쭙기를, 지옥과 천당(극락)의 차이는 어떻게 다릅니까? 하였다.
스님은 지옥 중생은 육척의 긴 숟가락으로 음식, 즉 밥을 떠먹어야 하는데 몸과 팔을 굽힐 수 없어서 밥을 먹을 수 없어 굶주리고 배고픔에 고통 받는 것이라고 하였다.
천당의 중생은 육척의 긴 숟가락이지만, 서로 상대편에게 밥을 떠주니 배부르게 먹고 즐겁고 편안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하였다.
지옥 중생은 베풂이 없고, 천당 중생은 베풀줄 아는 것이니, 어떤 성품의 습(습관, 업)을 행함이 있느냐에 따라 지옥과 천당이 좌우된다.
즉 습에 의하여 존재하는 생명의 실체는 선과 악의 공존 속에서 변화를 겪고 생과사의 윤회를 반복한다. 과거의 습이 금생에, 금생의 습이 내생에 이어지는 업연(습의 인연)과 육식(안, 이, 비, 설, 신, 의, 식)에 의한 식의 체다. 산 자는 눈에 보이는 몸의 행함이요, 죽은 자는 체(몸)를 떠나 보이지 않는 습의 체의 행함이다. 이 업식체는 산 자나 죽은 자나 생사윤회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한순간 순간 본 나의 성품에 욕심, 분노, 증오, 어리석음, 미움, 원망, 배신, 공포, 불안, 두려움, 초조의 식(의식)이 그물막이 되어 성벽이 되고 자신의 ‘참 나’를 보지 못하니 무명의 연이 되어 고뇌의 속박에서 현존의 고통의 삶을 지옥이라 함이요. 이 육식의 업식체에서 무명의 나를 떠난 즉 탐진치 삼독심을 여윈 참나 여여함(여여함이란 베풂에 인색치 않음)의 현존의 삶을 천당이라 한다.
즉 몸으로 행함에 너무 탐하지 않고 말로 행함에 욕하지 않고 의로 행함에 미워하지 않고 눈으로 행함에 분별하지 않고, 나쁜 것 좋게 보고 미운 것도 이쁘게 보고, 귀로 행함에 시비하지 않고 욕하는 소리에 화 내지 않고 증오하는 소리에 원망하지 않고, 원망 이해하고 칭찬소리 기뻐하고 남과 나를 비교 분별하지 않고 힘든 일 닥치더라도 힘들다는 생각 버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한 생각 생각 반복하다보면 즐거운 것이다.
성실과 근면 참신하게 인내하면서 지혜의 창조 실천 행을 경주하며 분별시비 버리면 공심(公心)이요 평등심이다. 이 평등심이 현존하는 현실이 천당이다. 한 생각 분별 시비 여의였을 때 공심의 세계다. 그 공심의 세계가 천당 극락이다.
2003년 10월 7일 중앙일간지 조선일보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서울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중학교 3학년 소녀가장 혜영(가명)이의 8개월치 밀린 임대료가 777,610원이다. 6년째 모시는 80세 할아버지와 혜영이는 한달에 10만원도 안되는 임대료가 없어 쫓겨날 뻔했다. 한 달 생활보조금 40만원인 혜영이로서는 체납금 777,610원은 엄청난 액수다. 아파트에서 체납미납자에 대한 처리 규정 때문에 2003년 6월 명도소송을 제기해서 동년 9월 1일 소송이 끝날 때까지 소송을 맡은 판사가 대신 임대료를 내겠다고 했다. 그러자 아파트 주민들이 알뜰시장을 열고, 아파트측은 소송을 취하하는 일이 주위에 알려졌다. 판사는 인터뷰를 거절 사양했는데, 이 판사의 베풂 행위가 바로 공심이요, 아파트 주민의 알뜰시장 역시 공심이다.
사랑과 자비의 실천 보살행이 가정에서 이웃에서 사회 전체로, 나아가 세계 전체로 전도될 때의 현존세계가 바로 천당(극락)이다. 부자연스러운 나는 지옥이요, 자유스러운 나로 돌아가는 것이 천당 극락이 아닐까.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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