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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가능성 충분·건조인들과 소통 필요

고성군의 미래, 명태에게 길을 묻다<3> 명태산업 부활 가능성과 앞으로의 과제

2011년 05월 30일(월) 12:49 8호 [강원고성신문]

 

↑↑ 고성군 송포리 소재 수산물공동할복장.

ⓒ 강원고성신문

고성군이 역점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성태’ 브랜드화 사업은 행정의 지속적인 의지와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진다면 침체된 지역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과거 실제로 명태 건조업에 종사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건조인들의 조언을 듣고 이들을 사업에 적극 동참시킬 필요가 있으며, 러시아와의 직교역에서 건조용으로 적합한 크기의 냉동명태를 수입하기 위한 협상력도 키워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 러시아 직교역에만 의존하지 말고 부산 도매업체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시장논리에 따라 원재료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올해부터 명태축제 장소로 선정된 거진 11리 일대를 명태관광단지로 조성해 수학여행단이나 가을철 단풍관광객들이 필수 코스로 들렀다 갈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행정에서 지금까지의 성과나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과장 홍보하지 말고, 솔직하게 잘된 점과 부족한 점 및 앞으로 개선해야할 점 등을 공개하고 주민들과 소통을 통해 협조를 구하는 방식으로 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협들 적자 … 고성수협 물량 남아

고성태 브랜드화 사업에 사용되는 러시아산 명태는 일반이 생각하는 것처럼 고성군이 돈을 주고 사오는 것이 아니다. 군에서는 행정지원만 하고, 실제로 수입을 해서 주민들에게 판매하는 곳은 수협이다.
고성수협과 죽왕수협이 베테에프사와 계약을 맺고 속초항을 통해 국내로 수입해온 뒤 각 수협의 냉동창고로 이동시켜 주민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지난해 이뤄진 2회의 직수입 결과 이들 두 개의 수협은 모두 적자였다고 밝히고 있다.
고성수협의 경우 지난해 10월 6일 이뤄진 1차 수입 때 수입원가는 1억4천200여만원이었으며, 판매액은 2억700여만원이었다. 11월 23일 이뤄진 2차 수입 때는 수입원가가 3억4천800여만원, 판매액이 5억3천800여만원이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1차 때는 6천500여만원, 2차 때는 1억8천900여만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수입금액의 30%에 달하는 관세와 하역비, 창고료, 운임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게 수협의 설명이다.
실제로 고성수협은 1차 수입 때 500만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2차 수입 때는 수천만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죽왕수협은 1차 때 900만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2차 때는 1천만원의 손실을 봤다.
특히 1, 2차 수입 물량 모두가 판매됐다는 고성군의 발표와 달리 죽왕수협은 수입한 물량 전부를 판매했으나, 고성수협은 3월 21일 현재 2차 물량이 2,200팬이나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협 관계자들은 “수입금액의 30%에 해당하는 관세와 하역비, 창고료, 운임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며 “앞으로 직교역이 지속될 경우 수협의 손실분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따라서 고성태 브랜드화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1차적으로 행정에서 실제 냉동명태를 수입해 판매하는 2개 수협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해풍건조 참여 단체 인건비 건진 수준

수협으로부터 냉동명태를 사들여 실제로 건조작업을 한 뒤 판매한 주민들도 큰 수익은 남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군은 5억원을 들여 현내면 화진포, 거진읍 거진 11리, 간성읍 동호리, 죽왕면 공현진리, 토성면 교암리 등 5곳에 해풍건조시설을 설치해줬다. 그리고 주민단체와 자활단체, 영어법인 등 6개 단체가 운영하도록 했다.
화진포 인근의 해풍건조장을 운영했던 이명철 화진포영농조합법인 대표는 “2차 때 작은 것 460팬을 31,000원에 사서 70~73마리를 1마리당 천원씩 판매해 경비를 제외하고 인건비 정도를 건졌다”고 했다.
460팬의 구입비는 1천426만원이고, 팬당 70마리의 명태가 들었다고 가정할 경우 판매가격은 3천220만원이므로 단순하게 계산하면 1천794만원의 이익을 본 것이다. 그러나 할복비용, 운임비 등의 경비를 제외하면 인건비만 겨우 건지는 수준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명철 대표는 “아직은 초창기라서 크게 남은 것은 없지만, 사이즈가 작은 게 들어오는 문제를 해결하고 러시아와의 교역 때 절차가 다소 미흡한 부분을 해결한다면 앞으로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건조 전문가 협상에 동참시켜야

과거 건조업에 종사했거나 현재 건조업을 하고 있는 대다수 지역 건조인들도 이 대표의 지적처럼 고성태 브랜드화 사업의 성공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수입명태 크기 문제를 꼽고 있다.
냉동명태는 1팬당 무게가 22kg으로 세계적으로 비슷한 기준을 사용한다. 그러나 1팬에 담기는 명태의 숫자는 천차만별이며, 이 과정에서 팬에 담기는 명태의 크기가 결정된다.
우리나라는 10통에서 5통까지 세분화하고 있다. 건조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40~44마리가 들어가 있는 8통과 45~50마리가 들어가는 9통이다. 명태의 크기로 치면 8통은 35~45cm, 9통은 30~34cm 수준이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수입되는 냉동명태는 투라지(LL 35~45cm)와 라지(L 30~34cm) 두가지다. 문제는 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2차 수입 때 라지(L 30~34cm) 사이즈라고 해서 들여온 것이 알고 보니 1팬에 70마리가 들어있는 작은 크기였다.
고성수협 관계자는 “2차때 들여온 투라지가 1차 때의 라지라고 보면 된다”며 “러시아 사람들을 믿을 수가 없다. 앞으로도 이러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지역 건조인들은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러시아 베테에프사와 협상할 때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협상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지역 건조인들은 “수십년 동안 건조를 해서 먹고 산 전문가들의 말을 듣지 않고 협상을 하다보니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며 “계약을 할 때 선박의 이름, 어느 해역에서 잡았는가, 잡은 시기가 언제인가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했다.
건조인들은 부산지역 도매업체를 통해 물건을 들여올 경우 크기와 수량 등을 속이지 않아 믿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거래하는 경우는 외상거래도 가능하기 때문에 유리한 조건이 있다고 덧붙였다.

↑↑ 거진지역에 남아 있는 명태담고 모습.

ⓒ 강원고성신문


일부, 개인 할복 허용 필요 목소리도

이와 함께 일부 건조인들은 소규모로 건조하는 경우 집에서 할복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제기하고 있다. 공동 할복장을 이용할 경우 물 사용료와 운임비 등 경비가 많이 들어 이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거진 하수종말처리장이 완공된 이상 물 소비량을 하루 20톤 이하로 규제하면서 그냥 집에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할복장으로 싣고가서 내장을 처리하고 건조장까지 다시 가지고 오는 동안 비용이 너무 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997년경 11개 업체가 연합해 만든 ‘합동수산’이 실패하고, 이후 군에서 2005년 완공한 공동할복장에 입주했던 10여개 회사가 문을 닫은 것도 경비 부담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다른 시각을 갖는 건조인들도 있다. 지난 1996년 삼척에 본부를 둔 한국건조가공협의회 고성지회가 승인되던 당시 건조인으로 일했던 한 관계자는 “당시 공동할복장 이용 업체들이 실패한 이유는 경기침체와 행정과의 불협화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들어오려면 다 들어와서 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했다.
고성군 관계자도 개별 할복 허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송포리 일대에 단지조성을 하면 흩어져 있던 업체들을 집적화 시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냉동공장과 연계돼 가공업체에게 더 이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런 방안보다는 차라리 사용료 단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는 게 더 나은 것 같다”며 “개인별로 할 경우 별도의 정화조를 설치하는 등의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일부 주민들은 고성군이 3월 중 러시아산 포란태 수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지금은 건조시기가 아니어서 판매되지 않고 창고에 쌓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10월 이후에 수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최광호 기자



“해풍건조시설 효율성 떨어져”
2대째 건조업하는 이광호씨 지적

↑↑ 고성군이 설치한 해풍건조시설.

ⓒ 강원고성신문

고성군이 지난해 1개당 1억원씩 총 5억원을 들여 설치한 다섯 곳의 해풍건조시설이 과거 방식과 달라 명태건조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거진에서 2대째 건조업을 하고 있는 이광호씨(45세)는 우선 명태를 거는 덕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명태는 동쪽의 바닷바람과 서쪽의 산바람을 맞으며 말려야 좋은 상품이 나온다”며 “이를 위해서는 덕을 남북방향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현재는 동서방향으로 설치됐다”고 했다.
또 덕을 2층으로 매 하덕에서 물을 빼면서 말리다 상덕으로 올려 더 말린 뒤 관태를 해야 하는데, 군에서 설치한 덕장은 상하덕 개념이 없다고 했다.
이씨는 “이런 식으로 하면 효율성도 떨어지고 제품이 일관성이 없어서 골라서 내려야 하는 등 이중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도 당초 파이프 두 개를 붙여서 명태를 걸게 했다가 하나를 떼어낸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씨는 “명태가 붙지 않게 하려는 생각 때문에 파이프를 두개 붙였는데, 덕의 폭이 넓어 명태가 옆으로 서는 문제가 발생하자 결국 파이프 하나를 떼어냈다”며 “실제로 건조를 해본 사람들에게 물어보지 않고 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아울러 지붕에 천막을 친 것도 잘못이라고 했다. 눈이나 비를 피하기 위한 것이지만, 덕을 묶지 않고 이동이 가능하게 하면 지붕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이씨는 “비가 오면 재빨리 덕을 한쪽으로 몰고 그 위를 천막으로 덮으면 된다”며 “지붕을 설치한 것이 오히려 바람을 막는 결과를 가져와 좋은 제품이 나오기 어렵다”고 했다. 최광호 기자




□명태 건조업계 산증인 대성수산 이명수씨
“거진11리 해변에 명태관광단지 조성하자”

↑↑ 건조엽계의 산증인 대성수산 이명수씨.

ⓒ 강원고성신문

“소규모로 건조하는 주민들은 집에서 자체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선별이 세부적으로 된 제품을 수입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거진에서 대성수산을 운영하고 있는 이명수씨(65세, 사진)는 “좋은 물건을 들여와서 싸게 공급해준다면 과거처럼 명태산업이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이씨에 따르면 고성지역 건조업의 역사는 6.25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조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동창상회, 해양상회, 대명상회 등은 100% 고성산 명태를 취급했다. 이들은 72~3년도에 모두 없어졌다.
그후 70년대 중반부터 원양태가 들어오면서 영광상회, 영신상회 등이 지방태와 원양태를 같이 취급했다. 현재는 3세대로 우성상회 등 7~8개의 업체가 운영되고 있다.
이씨는 “러시아산 팬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길고, 보통 2가지 정도의 팬에 대충 담아서 냉동하기 때문에 세분화가 되지 못한다”며 “공무원과 의원들 말고 전문가가 협상에 동참해서 좋은 물건을 들여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씨는 이와 함께 올해부터 명태축제 장소로 선정된 거진11리 해변에 명태관광단지를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곳은 과거 명태 덕장이 즐비하던 곳으로 역사성도 살리고, 올해부터 명태축제가 열리기 때문에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방사제 자리에 대형 주차장을 만들고, 주변에 단층으로 여러 칸의 건물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분양하면 된다”며 “통일전망대에 들른 관광객들이 이곳에 들러 건어물도 사고 밥도 먹을 수 있도록 기본 관광코스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광호 기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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