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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의 의미를 되새기며

2011년 05월 31일(화) 14:19 14호 [강원고성신문]

 

5월을 흔히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여서 인간이 활동하기에 좋고, 동물이나 식물이나 생태계 전반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잔인한 계절’인 4월 동안 우주와 싸우며 새로운 생명을 태동시킨 생태계는 5월에 이르러 비로소 안착한다.
5월은 또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 가족간에 서로 감사하고 축하해주는 기념일이 많아 ‘가정의 달’이라고도 한다. 가정의 달을 맞아 고성지역에서는 5개 읍면 주민자치위원회와 새마을부녀회 등의 주관으로 2일부터 8일까지 지역 어르신들에게 흥겨운 위안잔치를 마련해주고 푸짐한 음식을 제공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정은 인간이 태어나 삶을 시작하는 첫번째 공간이면서, 장차 사회의 일원이 되어 험난한 여행을 시작하기 이전까지 건강한 몸을 키우고 마음을 수양하는 평화로운 공간이다. 희망과 약동이 절정을 이루고 온화한 기온을 보이는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한 것도 계절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가정을 소중하게 여겼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가화만사성’이나 가정을 잘 다스려야 나라와 천하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인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등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들은 아직도 중요한 사회적 덕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산업화와 핵가족화, 저출산, 이혼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최근 들어 가정의 의미도 점점 퇴색해져가고 있다. 특히 빈부의 격차나 가정내 복잡한 사정 등으로 인해 가정에 대한 느낌도 사뭇 다른 경우가 많다. 어떤 이에게는 가정이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편안한 둥지처럼 여겨지겠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극복하고 싶은 운명 같은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이처럼 가정이 화목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제2의 가정’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에서 가정의 역할을 대신해 줄 것을 제안한다. 인간이 태어나는 첫번째 공간은 가정이지만, 두번째 공간은 지역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 지역을 제2의 가정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진정한 가정은 서로에게 마음을 쓰고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완성된다. 따라서 지역의 소외받는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돕는 일을 실천한다면 이는 진정한 의미의 가정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가정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는 소년소녀가장이나 혼자사는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에 지역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아울러 가정이 화목하려면 가족 구성원 사이에 갈등과 의심이 없어야 하듯이, 지역사회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화가 없는 가정의 자녀가 삐닥선을 타는 것처럼,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지 않으면 지역사회는 반목하게 된다.
고성군에서 태어나고 자란 주민들은 가정의 형제 자매와 마찬가지로 운명적으로 엮인 관계다. 수명이 다할 때까지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 처지라면, 서로 화목하게 살다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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