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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식 문화재 관리 업무

2011년 12월 13일(화) 09:05 42호 [강원고성신문]

 

지난 2005년 양양산불로 낙산사가 소실되고 2008년에는 국보 1호 숭례문까지 방화로 소실되자 우리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었다. 이를 계기로 무심코 지나쳤던 문화재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존하는 활동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런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1사1문화재 지킴이’ 운동이 펼쳐졌으며, 우리 지역의 기관이나 사회단체들도 지역 문화재를 보존하는 활동을 전개했었다. 그러나 문화재를 보존하고 가꾸는 일은 생계와 직접 관련이 없다보니 시나브로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져, 요즘은 ‘1사1문화재지킴이’ 활동도 뜸한 실정이다.
그런데 최근 고성군이 6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청간정을 해체·복원하는 공사를 하면서, 문화재에 대한 제대로된 안목 없이 일반 건축물을 리모델링하는 식으로 추진해 물의를 빚고 있다는 소식이다.
청간정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 나오는 관동팔경의 하나이자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2호로 지정된 중요한 문화재이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인들이 청간정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는 점은 고성군의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매년 수학여행단을 비롯한 많은 관광객들이 청간정을 관람하면서, 고성군의 관광수입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고성군은 이번에 청간정 해체·복원공사를 진행하면서, 451년간 이어온 주춧돌 12개를 전면 해체하고 새로운 주춧돌을 세우려다 도 문화재위원들의 지적을 받고 뒤늦게 보존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처음에는 12개의 주춧돌 가운데 4개만 교체하려고 했는데, 강원도에서 12개 전체를 교체하라고 해서 그렇게 추진했었다고 한다.
이는 고성군이나 강원도나 지역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여실히 드러낸 일이 아닐 수 없다. 청간정이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451년간이나 이어온 주춧돌을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간정은 60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최초의 원형은 거의 사라졌지만, 주춧돌만큼은 계속 보존되어 왔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문화재 관리 부서에서 주춧돌을 일부든 전부든 교체해 새로운 주춧돌을 세우겠다고 구상한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식이라면 차라리 최신식 공법을 이용해 철근콘크리트로 단단하고 휘황찬란하게 짓지 굳이 목재는 왜 살리려고 했는지 묻고 싶다.
현재의 청간정은 1980년 주춧돌을 제외하고는 전면 교체했기 때문에 목재는 겨우 30년의 역사만 갖고 있다. 웬만한 마을에 있는 팔각정 정도의 역사밖에 안된다. 따라서 청간정에 옛 추춧돌이 없다면 문화재로서의 가치는 상실되는 셈이다.
다행히 도 문화재위원들의 지적으로 주춧돌을 살렸지만, 고성군의 주먹구구식 문화재 관리 업무로 지역의 귀중한 문화재들이 제대로 관리될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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