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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城紀行③ 겨울바다와 호수에 비친 그리움, 화진포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겨울여행

2011년 12월 13일(화) 10:26 42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신묘년 한해가 저물어가는 12월.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뒤돌아보며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바다와 호수가 그림같이 어우러진 화진포로 겨울여행을 떠나보자. 그곳에 가면 대자연의 감동이 나를 치유하고 위로하는 걸 경험하게 될 것이다.
화진포는 바다, 호수, 갈대, 소나무, 철새 등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청정자연의 아름다움이 보존되어 있다. 또 김일성 별장, 이승만 별장 등 현대사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들의 별장과 해양박물관, 금구도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이처럼 아름다운 경관은 보기 드물다는 게 여행전문가들의 평가다.


ⓒ 강원고성신문

↑↑ 화진포는 매년 여름이면 전국에서 수많은 피서객들이 찾는 유명한 해변이다. 그러나 화진포의 진정한 맛을 즐기려면 겨울에 찾는 것이 좋다. 특히 설경에 뒤덮힌 화진포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사진 위는 지난 8일 내린 눈으로 하얗게 덮인 화진포 둘레길의 모습. 아래는 화진포 호수.

ⓒ 강원고성신문

화진포로 여행을 갈 때 우선 바다를 먼저 들리는 것이 좋다.
차를 타고 7번 국도를 달려 대진중학교 입구에서 화진포로 우회전해 300m를 진행하면 왼편으로 해양박물관과 함께 잘 정돈된 주차장이 보인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차에서 내리면 정면으로 시원하게 가슴을 적셔주는 화진포해변의 바다와 곱디고운 모래백사장이 눈앞에 들어온다.
여름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발디딜틈도 없었던 백사장 앞에 서면 확트인 수평선과 차가운 바람이 정신을 맑게 해준다.
모래 위에 앉아 겨울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명상에 잠긴다. 올해 좋지 않았던 기억들. 걱정, 근심, 분노, 슬픔, 아픔, 실패, 증오, 절망 등을 회상하며 부서지는 파도에 다 던져버리고 맑은 바닷물에 다 씻어 버린다.
자연이 마음의 짐을 내려 주어 어느 새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내년 겨울바다의 추억을 기약하며 다시 주차장 쪽으로 걸어와 배 모양으로 웅장하게 지어진 해양박물관을 향한다.

동해안 최대 규모 해양박물관

해양박물관은 동해안 최대 규모로 세계적으로 희귀한 각종 조개류, 갑각류, 산호류, 화석류, 박제 등 1,500여종 4만여 점을 전시한 패류박물관과, 각종 수조에 수중생물 125종 3천여 마리를 각각의 서식 환경과 컨셉에 따라 보여주는 어류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 어류전시관에는 180도 머리 위를 휘감는 수량 3백여 톤의 해저터널을 갖추었고, 2층은 오션비치, 아름다운 동해바다, 무척추 동물관과 입체영상관 등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2층 입체영상관에서는 ‘호수가 된 화진포’, ‘바다의 하루’, ‘신비한 바닷속 여행’ 등을 상영해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입장료는 개인기준으로 대인 5천원, 소인 3천원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해양박물관을 나와 차를 몰고 다리를 건너 300m정도 직진하면 갈대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있고, 항상 잔잔함을 유지하고 있는 화진포호수와 이승만 별장이 나온다.
이승만 별장은 이승만 대통령이 부인과 함께 수시로 찾았던 별장으로 1954년 건립되었다. 1961년부터 방치되던 것을 1997년 7월 육군이 재건축해 원래의 모습대로 복원했다.
집무실·침실·거실을 재현했으며, 대통령 부부가 사용한 침대·낚시 도구·의복·안경·장갑·여권·편지 등 유가족이 기증한 유품 53점을 전시하고 있다. 별장 뒤에는 친필 휘호·의복·소품·도서 등을 전시해 놓은 이승만대통령화진포기념관이 있다. 입장료는 개인기준으로 대인 2천원, 소인 1천 5백원이다.
이승만 별장을 둘러본 뒤 호수 앞에 있는 작은 공원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것이 좋다.
호수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와 갈대, 철새 등을 바라보고 호수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면 콘크리트 건물과 아파트, 수많은 차량과 시끄러운 경적, 복잡한 간판과 사람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뿜어져 나오는 싱그러운 공기와 잔잔한 호수가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항상 잔잔한 호수와 같이 내 마음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살겠노라고 다짐을 하게 된다.
이제 이승만 별장 앞 공원에서 차를 타고 거진방향으로 200m정도 진행하면 김일성별장(화진포의 성)이 있는 주차장이 나온다. 차에서 내려 산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김일성별장으로 올라간다.
김일성 별장은 1938년 독일인 H. 베버가 지었고, 1948년부터 1950년까지 김일성이 처 김정숙, 아들 김정일, 딸 김경희와 함께 여름 휴양지로 사용했다. 공산당 간부들도 이용했다. 1948년 당시 6살이던 김정일이 이곳의 입구에서 찍은 사진이 아직도 남아 있다.
지하 1층·지상 2층의 석조 건물로 1964년 육군에서 건물을 철거하여 재건축하였고, 1995년 개·보수해 장병들의 휴양 시설로 사용했다. 현재 내부에 한국전쟁과 북한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입장료는 개인기준으로 대인 2천원, 소인 1천 5백원이다.

↑↑ 화진포 인근에 위치한 초도항 모습.

ⓒ 강원고성신문

↑↑ 화진포 쪽에서 바라보면 섬의 형상이 거북이와 같이 보여 금구도(金龜島)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섬. 광개토대왕릉이 금구도에 있다는 설이 있으나,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 강원고성신문

↑↑ 화진포 해양박물관.

ⓒ 강원고성신문

↑↑ 화진포의 성(김일성 별장)

ⓒ 강원고성신문

↑↑ 화진포 일대에 산재해 있는 고인돌. 화진포에는 청동기에서 철기시대에 이르는 선사유적이 곳곳에 분포해 이 지역이 선사시대부터 인간의 중요한 생활터전이 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고인돌 유적은 아직 개발 진행 중인 관계로 가장 편하게 만나볼 수 있는 것이 ‘화포리 8호 고인돌’이다. 이 고인돌은 형태가 완전한 청동기 시대의 북방식 지석묘로 오가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 강원고성신문

주변에 횟집·막국수 식당 즐비

산중턱에 있는 김일성 별장에서 바라보는 화진포의 바다는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속이 훤히 비치는 에머랄드 빛 바다풍경과 화진포해변, 호수가 한 눈에 들어와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그야말로 명당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화진포는 현대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흔적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곳이다. 만약 화진포가 지금 북한 땅에 속해 있다면 이 땅을 밟을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 땅인 것이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이곳이 잘 보존되기를 마음 속으로 빌어본다.
화진포의 첫 코스인 화진포해변에서 마음의 무거운 짐을 덜어내고, 이승만 별장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김일성 별장에서는 멀리 보이는 푸른 동해바다를 보며 희망의 싹을 틔어본다.
얽히고 설킨 복잡한 세상사 속에서 나를 치유하고 위로해주는 자연의 품이 있기에 힘겨운 삶을 이기는 힘이 생겨나고 조물주가 지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속에서 아름다움과 살아있음을 느낀다.
화진포의 자연에 흠뻑 도취되어 발걸음을 바삐 움직였더니 배에서 고르륵 하는 소리가 들린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가 불러야 여행의 맛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화진포 주변에는 초도항과 대진항, 거진항 등이 있다. 이 곳에서는 동해안에서 잡힌 싱싱한 자연산 활어회와 매운탕, 겨울이 제철인 명태지리, 곰치국, 도치알탕, 노루묵 등을 맛볼 수 있다.
대부분의 식당들이 바닷가 앞에 자리 잡고 있어 바다를 보며 싱싱한 해산물과 싸한 소주 한잔을 곁들이면 사는 맛이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또 인근에 시원한 동치미 막국수와 편육, 동동주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있다. 막국수 집에 가면 먼저 편육과 동동주를 주문해 한 잔하고 난 뒤 시원한 동치미 막국수를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하나 없어진다. 박포수가든, 화진포 막국수, 우리식당, 화진면옥 등이 유명하다.
이렇게 하루 화진포에서 자연의 보약을 공급받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긍정적이고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 강원고성신문

화진포 지킴이 이명철 현내면 번영회장
“평생 화진포 곁을 지키고 싶어요”



“우리나라 어디를 다녀 봐도 화진포만큼 아름다운 곳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항상 포근하게 감싸주고 품어주며 나를 살게 하는 힘이 바로 화진포입니다.”
이명철 현내면번영회장(사진)은 어느 누구보다 화진포에 대한 사랑과 애착심이 가득하다.
이회장은 현내면 대진 출신으로 서울에서 생활을 하다가 20년 전 고향으로 내려와 화진포에서 최초로 수상레저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임기 2년의 현내면 번영회장을 두 번째 맡고 있는 그는 화진포를 어떻게 하면 최고의 관광지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삶의 ‘화두’라고 했다.
실제로 이회장은 화진포 발전을 위해 전국 각지를 돌며 선진지 견학과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구하며, 늘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창안해 행정에 개선을 요구하는 등 화진포 대한 각별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이회장은 “화진포를 찾은 관광객들이 호수주변에 산책로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많이 토로하는데 자연경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산책로가 지어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 “화진포를 한 번 다녀간 사람들은 누구나 잊지 못할 만큼 아름다운 곳이라고 말한다”며 “화진포가 대대로 명성을 유지해 갈 수 있도록 화진포를 곁을 지키며 보존에 힘쓰겠다”고 했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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