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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국 칼럼 / 베트남의 짧은 여행

2011년 12월 26일(월) 16:22 43호 [강원고성신문]

 

↑↑ 이선국 칼럼위원(시인, 토성면장)

ⓒ 강원고성신문

최근 좋은 사람들과 베트남 북부 하노이와 하롱베이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하노이는 우리 서울만큼 세련되지 않지만 베트남 전통왕정의 중심지로서 현재인구 620만여명의 공산화된 통일 베트남의 수도이고, 하롱베이는 얼마 전 우리나라 제주도와 함께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 아름다운 해상공원이다.
사실 그동안 월남에 대한 나의 선입견은 동남아시아에 속한 공산국가로써 수십여년의 지루한 동족간의 전쟁을 겪었고 비록 통일되었지만 전쟁의 후유증과 공산체제 때문에 우리나라 보다 훨씬 소득이 낮은 가난한 나라라고 생각했다. 불결한 생활환경과 생활고에 허덕이는 베트남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우리의 70연대를 연상했었다. 그리고 값싼 임금을 이유로 우리 기업의 진출도 많이 늘어난 정도로 생각했었다.

베트남에 대해 너무 무지했구나

하지만 짧은 기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베트남에 대해 너무 많이 무지했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우선 통계상으로 1인당 3천불 소득으로 현재 순위 123위의 가난한 나라지만 1억 명이 넘는 인구와 엄청난 천연부존자원을 보유한 결코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란 사실에 놀랐다.
베트남은 지정학적으로 동남아시아의 중심지로 중국 남부 동해안과 접하고 있고 풍부한 부존자원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어 호시탐탐 외세의 침공대상이 되었다. 따라서 그들은 1000여년 중국의 지배와 200여년 프랑스 식민지 지배를 받으면서 끊임없이 투쟁해야 했다. 2차대전이 발발하면서 일본이 침입하였고, 1945년 8월 일본이 베트남을 떠나자 민주공화국이 성립되었지만 지배권을 되찾으려는 프랑스와 다시 전쟁을 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1954년 남북이 분단되었으나 10여년 이상의 지루한 월남전쟁을 통해 결국 통일을 이루었고 대국 중국과 제3차 인도차이나 전쟁도 치룬 독한 나라다. 이렇게 끈질긴 투쟁으로 독립을 쟁취하고 남북전쟁 등 많은 시련과 수난을 통해 오늘날 베트남이 존재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질곡의 현대사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베트남의 대표적인 영웅 호치민은 민족해방을 위해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초대 주석으로 식민시대 상징인 총독관저 근무 7일 만에 호사스런 집무실을 떠나 바로 옆 정원사가 기거하던 작은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집권 4년 만에 더 젊은 베트남의 미래를 위해 69세로 정계은퇴 후 작은 거처로 옮겼다.
그의 검소하고 강직한 성품을 엿볼 수 있는 일화다. 권력을 통해 어떠한 부귀영화도 누리지 않은 혁명가 호치민 주석은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와 함께 세계가 인정하는 지도자로서 지금까지 베트남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와 자부심이 되고 있다는 자랑을 호치민 묘역을 찾은 외국관광객과 줄 이어 참배하는 베트남 학생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비슷한 역경을 겪은 우리에겐 과연 그런 훌륭한 정신적 지도자로 누굴 꼽을 수 있을까?

젊은 사람과 모터사이클이 넘쳐나는 거리

차창으로 스치는 농촌의 풍경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베트남 벼농사는 2~3모작을 한다고 한다. 12월 초경임에도 못자리를 준비해 1월에 모내기를 한다고 한다. 농기계가 거의 보이지 않는 들판에는 대부분 여자들이 못자리를 만들고 있었다. 비록 전통적인 벼농사지만 세계2위의 쌀 수출국이며, 커피, 차와 향신료 등도 또한 유명하다고 한다. 들판 건너 스치는 산기슭에서는 2~3m 땅을 파면 양질의 석탄이 무한정 나온다는 지하자원의 천국이고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등 유기광물자원과 고무, 주석, 아연, 금 등 천연자원의 보고이다. 굳이 우리와 비교하면 우리의 부존자원은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
지금 베트남에는 젊은 사람과 모터사이클이 거리를 넘쳐나고 있다. 자동차와 뒤섞인 무수한 모터사이클과 자전거 행렬이 쉴새없이 달리고 20~30대의 젊은 남녀들이 도시를 누비고 있는 것이다. 어디서도 노인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고 하교길 학생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비록 평균 50만원의 박한 임금의 근로자들이고 관광객에게 귀찮을 만큼 호객을 일삼는 그들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행복지수가 훨씬 높다고 한다. 복잡한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에겐 그렇게 긴박하거나 긴장된 표정을 찾아 볼 수 없다. 그저 순박하다고나 할까? 왠지 여유가 있다고나 할까?
풍부한 부존자원과 젊은 노동력을 성장 동력으로 베트남은 무섭게 성장할 것이다. 도시에 넘쳐나는 젊은 베트남이 전율을 느낄 만큼 무섭게 느껴졌다. 우리사회 이대로 좋은가? 우리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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