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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수 칼럼 / 칼럼위원(오리온그룹 전략기획본부 차장)

‘조작(造作)’ 없는 사회를 꿈꾸며

2012년 03월 20일(화) 15:21 54호 [강원고성신문]

 

요즘 신문을 넘기다 보면 우리사회가 다양한 ‘조작(造作)’ 들로 인해 그야말로 몸살을 앓고 있음을 보게 된다. 조작과 관련한 사건들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 그 절정에 이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흔히 들어오던 주가조작부터 프로스포츠 승부조작, 선거후보 공천조작까지 그 분야도 다양하다.
아프리카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광산개발과 관련한 한 업체는 다이아몬드가 4억 캐럿 이상 묻혀 있다는 정보로 주가를 띄워 경영진과 정부부처 관련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겼고, 이후 거짓정보임이 밝혀지자 주가는 10분의 1 가까이 폭락, 많은 소액주주들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입었다. 프로야구에서는 팀의 핵심선수들이 경기초반 임의로 상대팀에게 볼 넷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스포츠베팅 브로커로부터 300~500만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한 명은 구속, 다른 한 명은 불구속 수사 중에 있다. 이 두 선수는 이미 자신들의 구단으로부터 퇴단조치라는 버림을 받은 상태이다. 프로야구는 가장 인기 있는 프로스포츠라는 점에서 프로축구, 프로배구에서 드러난 승부조작이 더 이상 성역(聖域)이 없음을 인식 시켜 주어 그 씁쓸함이 더하다.

크고 작은 조작이 사회적 문제 야기

이런 와중에 4월 총선을 앞두고 한창 후보자 공천을 진행 중이던 정치권에서는 당내 예비후보들 간에 공천조작이란 말들이 나오고 있다. 특정후보를 밀어주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이 어리석은 행동은 아닐까 하는 우려까지 든다.
문득 학창시절 가정통신문에 부모님 서명을 받지 않아 내가 가짜로 부모님의 서명을 했던 일과 나는 아니었지만 주변 친구들이 칼로 긁어 성적표의 학급등수를 위조하던 모습들이 떠오른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추억(?)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이런 정도는 애교스러운 조작이라는 것에 크게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 때부터 우리들의 조작불감증이 시작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신의 상황을 유리하게 하거나 불편한 상황을 면하기 위해 죄책감 없이 행하는 크고 작은 조작행위들이 지금의 커다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조작으로 인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드러난 것과 드러나지 않은 것의 차이만 있을 뿐. 지금부터 필요한 것은 사건화되어 드러난 일들의 재발(再發)을 막기 위한 처방이다.
조작사건의 당사자들에 대한 조치는 사전교육과 같은 온화한 방법론 보다는 강력한 법적 처벌과 직업적 추방 등의 강경한 방법론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주가조작과 같은 금융범죄 등에 대해 12일 열린 한 공청회에서는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범죄는 엄중처벌 해야 한다는 방향의 의견들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단순히 시세차익규모만으로 처벌기준을 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알게되었을 때 더욱 큰 배신감으로 고통

한편, 승부조작 사건의 경우는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다소 엇갈린 의견도 있어 보인다. 기본적으로 승부조작은 프로선수들에게 있어 중범죄이다. 용납도 용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법적 처벌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던 운동으로부터 영원히 떠나야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극약처방이 젊은 선수들에게 가혹하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운동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해 온 운동을 그만둘 경우 이들이 사회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분야가 부족해서 이들이 오히려 사회의 어두운 그늘 아래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의견이 옳은가를 떠나 이들은 이미 크게 상처를 입었다. 구단과 팬들로부터 버림 받았다. 이들이 회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사건에 연루된 두 선수는 20대 초, 중반의 한창 미래가 유망하던 젊은이들이다. 이들의 어두워진 미래를 생각하면 가볍게 여긴 ‘조작’이라는 것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조작(造作)이란 낱말에는 ‘일부러 무엇과 비슷하게 만듦’, ‘일을 꾸미어 만듦’ 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즉, 어떤 상황이나 물건이 실제와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말한다. 이러한 뜻을 지닌 조작이 무서운 이유는 조작으로 인한 피해자들은 자신이 왜 피해를 입는지 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더욱 큰 배신감으로 고통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용서 또한 더욱 힘들어진다.
정치권으로 넘어가서 이제 총선이 한달도 남지 않았다. 특정계파의 이익을 위한 공천조작과 나아가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부정선거를 통해 당선된 후보자는 당선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당선이 되어서도 국민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다. 물론 당사자는 자신이 헌신해 온 현재의 위치를 굴욕적으로 잃게 된다. 조작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 결과의 서글픔을 생각할 때 부디 선거조작이라는 말이 언론에 떠돌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 강원고성신문

정용수 칼럼위원 약력
-서울 출신, 현재 인천시 거주
-서울고등학교, 외국어대학교 졸업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중국경영 휴학중
-㈜LG애드(LG그룹 광고회사) 근무
-중국 상해교통대학교 연수
-㈜아이오셀 전략기획실 근무
-현재 오리온그룹 전략기획본부 차장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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