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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라는데

2011년 09월 07일(수) 13:01 29호 [강원고성신문]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은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리게 된다는 긍정적인 뜻을 내포한 말이다. 그러나 반대로 ‘인사가 만사라는 데 사람 쓰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는 식으로 인사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표현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또 최근에는 잘못된 인사를 극단적으로 표현해 ‘인사가 망사(亡事)’라는 풍자적인 말도 쓰인다.
우리나라는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바뀌면 항상 인사 문제가 구설수에 오르곤 해왔다. 한 때 ‘코드인사’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지만, 역대 대통령 가운데 인사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명박 정부의 경우도 집권 초기에 특정 학교와 특정 지역 인맥을 우대하는 인사정책이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중앙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가장 병폐가 많은 부문으로 선심성 예산 사용과 함께 측근인사 혹은 줄세우기 인사가 지적돼왔다. 그러나 인사문제는 ‘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되다가도 금새 수그러들곤 했다.
5일자로 단행된 고성군의 인사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지난 2월 접경개발기획단 설치에 따른 인사에서는 큰 불만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노골적인 불만표출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공무원 생활을 20여년 이상 해온 중진 공무원들 사이에서 ‘이번에는 너무 한 것 같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사발령 내용이 알려진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간성읍내에서는 일부 공무원들이 술자리에서 인사에 불만을 토로하며 언성을 높이는 모습이 주민들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일부 공무원들은 애꿎은 군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하고 하소연까지 했다고 한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특정 학교 출신의 승진과 핵심부서 영전이다. 이 특정학교는 다름 아닌 황종국 군수의 출신 학교를 말한다. 이는 고대 출신인 이대통령이 고대출신을 우대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지만, 본질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중앙 정부의 경우 대부분 정무직이어서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맞는 인재를 새롭게 발탁하는 것이고, 자치단체는 조직 내부에 있는 직업 공무원들 가운데 선택하는 것이다. 직업 공무원은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없다. 더우기 정무직이라고 해도 특정 학교 특정 지역 출신을 우대할 경우 불만을 표시하는 국민정서에 비쳐볼 때, 직업 공무원 인사가 그런 식으로 된다면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더욱 큰 문제는 공무원 조직 내부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공무원 생활을 조금만 했다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편가르기식 인사를 할 경우, 소외된 공무원들은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이로인해 주민들이 민원처리 등에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앞서 밝힌 것처럼 인사는 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논란이 되다가도 금새 수그러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역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공무원 인사가 이처럼 무원칙하게 실시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고성군의 미래 발전은 요원하기만 할 것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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