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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6] 땅꼬마 민들레2

“성민아, 너 얼굴이 왜 그렇게 까매졌니?”

2012년 07월 03일(화) 09:15 68호 [강원고성신문]

 

꽃 냄새를 실은 봄바람이 화단의 나무를 한바탕 흔들고 지나갔습니다. 빨간 영산홍 꽃잎이 우수수 바람에 떨어졌습니다. 마치 하늘에서 꽃별이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키 큰 민들레가 내게 조그맣게 말했습니다.
“얘 친구야, 우리는 이제 얼마 후면 하얀 깃털이 되어 어딘가로 날아가게 된단다.”
“너는 참 아는 것도 많구나.”
“우리는 그렇게 하얀 날개옷을 입고 하늘을 날아다니다가 살 곳을 정해 홀씨로 떨어져 뿌리를 내리고 또 피어오른대.” ‘아, 그렇구나.’
언젠가 이곳에 날아올 때가 생각났습니다. 나는 다음에 태어날 땐 정말 아름다운 곳에 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화단가 옆의 놀이터에 놀러 왔습니다. 그 중에는 성민이도 있었습니다.
“성민아, 너 얼굴이 왜 그렇게 까매졌니?”
“응, 지난 일요일에 아빠랑 저수지에 낚시를 다녀왔거든.” “저수지?”
“그래, 우리 할아버지댁에서 가까운 곳인데 경치가 아주 멋져. 물이 맑고 저수지 주변에는 낮은 언덕이 있는데 꽃도 많이 피어 있어. 멀리 구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높은 산도 보이고.” 아이들은 시이소를 타며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고기 많이 잡았어?” “나는 세 마리 잡고, 우리 아빠는 더 많이 잡았는데 월척을 잡았다.”
“월척? 월척이 뭔데?”
“야, 그것도 모르냐, 4학년이? 큰 고기를 잡았을 때 쓰는 말이야. 길이가 30cm가 넘는 큰 고기.”
“우와! 그렇게 큰 고기를 너희 아빠가 잡으셨어?”
“그래, 우리 엄마한테 물어봐라. 그리고 내가 잡은 작은 고기는 어항에 넣어 놓았다. 가볼래?”
“그래, 그래.”
성민이는 두 팔을 펴서 지느러미로 헤엄치는 흉내를 내며 입을 뻐끔거리고 걸어갔습니다.
“헤헤헤.”
“하하하.”
아이들은 성민이 표정을 보고 배를 움켜쥐고 웃으며 성민이네 아파트 출입구 쪽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이 들어가자 놀이터는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나는 조금 전에 성민이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피어날 때는 성민이가 말하던 저수지가 있는 언덕에 피어나고 싶었습니다.
은빛으로 찰랑거리는 물, 바람에 춤을 추는 수많은 풀꽃, 산봉우리를 맴도는 흰구름, 모두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이는 풍경입니다.
그 후 얼마가 지났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샛노랗던 내 얼굴에 차츰차츰 꽃잎이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머리 부분이 가려워졌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머리에 하얀 실 같은 것이 자라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실 주위에 가느다랗고 뽀송뽀송한 솜털이 피어올랐습니다, 샛노랗고 예쁘던 내 모습은 내가 봐도 노인처럼 볼품이 없어졌습니다. 건너편에 있던 키 큰 민들레도 내 모양과 비슷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어, 땅꼬마 민들레가 이젠 할머니가 되었네. 노랗던 얼굴이 없어지고 머리가 하얘졌어.”
학교에서 돌아오던 성민이가 나를 들여다보며 중얼거렸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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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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