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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10] 웅이네 반 교실안의 작은 속삭임 [2]

저는 웅이 필통 속의 지우개랍니다

2012년 07월 31일(화) 09:40 72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저런!”
웅이는 책을 꺼내지도 않은 채 책가방을 책상 옆 고리에 걸어놓아 책가방은 목을 매인 것처럼 가쁜 숨을 헉헉 몰아쉬고 있었습니다.
책가방 안에서 잠잠히 있던 웅이의 숙제장이 반쯤 열린 지퍼 사이로 얼굴을 내밀며 조금은 볼멘소리로 다시 말했습니다.
“요정아가씨, 제 주인 웅이는 씩씩하고 용감하긴 하지만 자기물건을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아이랍니다.
제 얼굴은 온통 낙서투성이고 가끔씩 제 몸을 찢어 종이비행기를 날리곤 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아얏’ 하고 비명을 지르지만 웅이는 내 말도 못 알아듣나 봐요.“
“어머나 불쌍해라! 정말 아프시겠어요.”
요정아가씨는 숙제장이 불쌍하여 향기 나는 부드러운 손으로 숙제장의 얼굴을 쓰다듬어주었습니다.
이때입니다.
“요정아가씨, 저도 좀 보아주셔오. 저는 웅이 필통 속의 지우개랍니다.
웅이는 심심하면 뾰족한 연필로 저를 찌르고 어떤 땐 연필심에 끼워 빙빙 돌리기도 한답니다. 그럴 땐 얼마나 아프고 어지러운지 몰라요.”
봄꽃 요정아가씨는 슬픈 얼굴이 되었습니다.
발그랗게 예쁘던 볼이 창백해지더니 갑자기 눈을 반짝이며 골똘히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까만 눈망울을 깜빡이며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봄꽃 요정아가씨는 창틀 위의 영산홍 화분 위로 날아가 운동장을 바라보았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콧등에 송송 땀방울이 맺히도록 짝찾기놀이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요정아가씨, 저기 빨간 윗옷을 입은 아이가 웅이예요. 제 주인 웅이의 버릇을 꼭 좀 고쳐주세요.”
“웅이가 자기 물건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우개의 말에 요정아가씨는 방긋이 웃기만 할 뿐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잘 들었어요.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창문가의 봄꽃을 들여다보고 말해 보세요. 그러면 좋은 일들이 있을 거예요.
이제 또 다른 곳으로 갈 데가 있어요. 오늘은 이만 안녕!”
요정아가씨는 열린 창문을 통해 하늘로 훨훨 날아 올라갔습니다. 학교 담장의 개나리꽃이 요정아가씨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바람결에 노란 꽃별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계속>

↑↑ 황연옥 칼럼위원(시인)

ⓒ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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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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