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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15] 짱구와 아저씨 3

짱구는 머리가 커서인지 기억력이 참 좋다고 해요

2012년 09월 11일(화) 10:16 77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어느덧 신명리 장터에 도착하였어요.
닷새마다 장이 서는 신명리 장터에는 벌써 많은 장사꾼들이 와서 물건을 진열하기 시작하였어요. 근처의 주택이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하나 둘 장 구경을 나오고 있었어요.
오색 풍선을 매달고 있는 장난감 손수레, 바다 냄새를 물씬 풍기는 생선 좌판, 귀여운 인형들, 알록달록 꽃화분, 계절을 알리는 오색 과일들, 그 옆에 아저씨는 자리를 잡고 채소를 차에서 내려 진열을 하셨어요.
처음에 이 장사를 시작할 때 아줌마는 많이 반대를 하셨대요. 그런데 이제는 아저씨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채소를 팔러 다니신답니다. 오늘은 아줌마가 몸살이 나서 아저씨 혼자 신명리 장터에 나오셨대요.
오후가 되자 사람들이 점점 시장으로 많이 몰려오기 시작했어요.
아저씨의 손길이 바빠지기 시작했어요. 아저씨의 물건은 품질이 좋다고 소문이 나 있기 때문인지 오후가 되자 차 안에 수북하게 쌓여 있던 채소가 어느덧 거의 다 팔려나갔어요.
다른 날보다 물건이 많이 팔리고 점퍼 속의 전대에 돈이 불룩한데도 아저씨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았어요.
왜 그럴까요? 그 이유를 몰라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아저씨의 눈길이 자주 가는 곳을 바라보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시장 건물 모퉁이에서 붕어빵을 팔고 있는 짱구가 오늘은 보이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얘가 어떻게 된 일일까? 무슨 사고라도 났나?’
아저씨는 안절부절 못하고 속을 태우고 계신 것 같았어요.

짱구는 올해 열일곱 살인데 소년가장이랍니다. 삼 년전 아버지가 경영하시는 사업이 부도가 나자 아버지는 충격을 심하게 받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셨답니다.
세 아이들의 교육비와 생활비 때문에 어머니는 붕어빵 장사를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뜨거운 물에 다리를 데어 다리가 불편하게 되었답니다. 짱구는 생각 끝에 학교를 휴학하고 어머니 대신 붕어빵 장사를 하게 되었대요.
사람들은 짱구를 기특하다며 짱구의 붕어빵을 더 많이 팔아준다고 해요.
우리 주인 아저씨는 짱구네 가정 형편 이야기를 듣고 짱구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돌보아주셨어요. 중2까지 다니다가 학교를 그만둔 짱구에게 책도 사주시며 검정고시를 보아 방송통신대학에 진학하라고 용기를 주셨지요.
짱구는 머리가 커서인지 기억력이 참 좋다고 해요. 한번 가르쳐준 것은 잘 잊어버리지 않는대요.
신명리 장날이면 짱구는 손님이 없을 때 짬짬이 아저씨께 어려운 문제들을 물어보곤 했는데 짱구를 가르치시는 아저씨의 표정은 다른 때 볼 수 없는 행복함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은 짱구의 붕어빵 손수레가 비닐끈으로 묶여져 있고 짱구도 보이지 않아 아저씨의 얼굴이 종일 어두워 있었던 거지요. <계속>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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