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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한 개척정신과 근면성 '해녀의 표본'

강원도 최고령 해녀 위명옥 할머니(91세)

2012년 09월 11일(화) 11:34 77호 [강원고성신문]

 

강원도 최고령 해녀 위명옥 할머니(91세)제주 출신, 1960년대 고성 정착 … 아야진 거쳐 1980년 죽왕수협으로, 하루 5시간씩 ‘물질’


↑↑ 위명옥 할머니가 지난 6일 오전 오호항 앞바다에서 갓 채취해온 홍합을 정리하는 모습.

ⓒ 강원고성신문

“우리가 죽으면 끝이라고 봐야지. 요새 여자들이 누가 해녀를 하겠어.”
지난 6일 오전 10시 30분께, 강원도내 최고령 해녀인 위명옥 할머니(91세, 사진)는 죽왕면 오호항 앞바다에서 갓 채취해온 홍합을 분류하며 혼잣말을 하듯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10여년 전부터 귀가 잘 들리지 않아 평소 보청기를 사용하는 할머니는 물질을 하는 동안에는 보청기를 귀에 넣지 않아 잘 들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고향이 어디세요. 고성에는 언제 오셨어요.” 물어봐도 귀찮다는 듯 홍합을 분류하는 일만 계속했다.
“아야진에서 한 20여년 살았지.” 한 박자 늦게 한 마디 내뱉었지만, 그뿐이다. “어디 아픈 데는 없으세요?” 항구에서 30여분을 기다려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별 소득이 없다.
다행히 함께 물질을 하는 3명의 해녀들이 들려주는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와 손영주 오호리어촌계장의 증언 등을 종합해 할머니의 삶의 윤곽을 대충 그릴 수 있었다.
위명옥 할머니의 고향은 고성에서 활동하는 다른 해녀들과 마찬가지로 제주도다. 깊은 사연은 알 수 없으나, 주위의 말을 종합하면 할머니는 30대에 고향 제주에서 남편과 함께 아야진으로 이주했다.
아야진에서 20여년간 물질을 한 할머니는 1980년 죽왕어촌계 소속인 오호리어촌계로 일터를 옮기고, 현재까지 32년간 오호항 앞바다에서 물질을 하고 있다. 남편은 10여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났으며, 하나뿐인 아들은 서울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현재 ‘독거노인’ 신세다.
흔히 ‘해녀’를 설명할 때 ‘강인한 개척정신과 근면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수산업의 산증인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위할머니가 바로 ‘해녀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남단인 제주를 떠나 최북단인 고성지역으로 옮겨와 평생을 차가운 바다와 함께 살아왔으며, 91세인 요즘도 하루 5시간씩 물질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더욱이 20여년전에 담석증 수술을 한 뒤부터는 음식섭취가 불편하고, 귀도 잘 들리지 않는데다, 평생의 반려자이던 남편마저 먼저 세상을 떠났으며, 하나뿐인 아들은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 지난 5일 열린 강원해녀 초청행사에 참가한 위명옥 할머니.

ⓒ 강원고성신문


지난 5일 열린 ‘강원도 해녀 초청행사’에서 도내 해녀들을 대표해 수협중앙회장 기념품을 받은 위할머니는 바로 다음 날인 지난 6일에도 오호리어촌계의 다른 해녀 3명과 함께 물질에 나섰다.
물질은 보통 새벽 5시부터 아침 10시까지 하루 5시간 정도 이뤄진다. 오호항 앞바다의 대섬과 검은섬, 상여머리 등지의 10~15m 깊이의 바다 속을 헤집으며 홍합, 멍게, 해삼, 미역 등을 채취한다. 9월 들어서는 홍합을 주로 잡는다.
위할머니 주위에서는 고령인 탓에 험한 물질을 하다 사고를 당하실까 걱정하기도 하지만, 물질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병이 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물질을 그만두라고 말리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손영주 오호리어촌계장은 “요즘도 새벽 일찍 물질을 나가는 할머니를 볼 때마다 정말 근면하시다는 생각을 한다”며 “건강을 유지해서 오래오래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최광호 기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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