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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 지혜롭게 공부하기

2012년 09월 18일(화) 09:49 78호 [강원고성신문]

 

↑↑ 현담 스님(건봉사포교당 주지)

ⓒ 강원고성신문

십대 소년 시절 어느 날 곱게 물든 산길을 따라 어떤 모를 힘에 이끌려 내딛게 되었던 산사(山寺)로의 첫걸음을 생각해보면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많은 이들의 생각이 변하였듯이, 많은 주변의 것들이 변하여 갔듯이, 나 역시 많은 변화를 거듭했습니다.
그리하여 그 변화의 언저리에 놓인 채 오늘을 살아가는 나는 분명 과거의 나이기도 하겠지만 그 안에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는 채, 그럼에도 나는 그 되어감 속에 놓여진 나를 알아가며 오늘도 큰 차이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때 나를 믿지 못했던 나를 생각하며 자신을 믿어야 함을 적어봅니다.
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은 주인공인 자신보다 밖에서 구하고 밖의 것에 의지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믿어주지 않습니다. 자신도 어떻게 할 수 없고 남도 도와주지 않으니…….

못난 사람일수록 자신을 믿지 못해

극단적인 상황에 빠진 어떤 이들은 종종 목을 매달거나, 약을 먹거나, 고층빌딩에서 뛰어내리거나, 강물 속으로 뛰어듭니다. 자살(自殺). 스스로를 죽이는 길을 택하는 것입니다. 왜 그들은 자살을 합니까?
못난 사람일수록 자신을 믿지 못합니다. 자신을 믿지 못하니 힘이 생기지 않고 자신의 힘이 없으니 바깥에 대해서도 자꾸만 의심을 합니다.
또한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남에 대한 원망을 하게 됩니다. 남편을 원망하고 아내를 원망하고 자식과 부모와 동료와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원망합니다. 자신을 제대로 믿고 잘 공부한 사람은 상을 준다 할지라도 남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힘이 든든한데 무엇 때문에 남을 원망하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절에 찾아와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면, 스스로를 너무도 믿지 못하고 스스로의 힘이 너무도 없다는 것을 고백할 때가 많습니다.
“스님, 올해 너무 되는 일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스님, 우리 아이가 대학입시에 합격하겠습니까?”
이러한 질문의 해결 열쇠는 스스로가 쥐고 있음을 알지 못하고, 자신을 믿지 못하고, 부처님의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어리석음일 뿐입니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밑바닥에 깔려 있는데 어찌 일이 성취될 것이며, 어찌 좋은 결과가 돌아오겠습니까?
자신의 마음이 모든 것의 근본입니다. 자신의 마음가짐 자신의 생각에 따라 세상은 바뀌게 됩니다. 내가 죄를 지어 괴롭게 사는가, 복을 지어 즐겁게 사는가는 자신의 마음과 생각에 따라 바뀝니다. 그만큼 자신의 마음가짐과 생각은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수시로 자신의 마음가짐, 자신의 생각을 점검해야 합니다. 편안한 생각을 하고 있나, 괴로운 생각을 하고 있나, 지금의 이 즐거움과 괴로움이 막연한 것인가, 정확한 원인이 있는 것인가? 이를 잘 점검해야 이 무상한 세상에서 자신의 공부를 잘 할 수 있습니다.

무상한 세계에서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무상(無常). 세간의 일은 실로 무상합니다. 항상 변화합니다. 부처님께서 강조하신 제행무상(諸行無常)도 모든 것이 변한다는 가르침입니다. 돈, 쌀, 집 등의 물질은 잠시 ‘나’에게 있다가 옮겨갑니다. 그리고 현재의 상태에서 끊임없이 변합니다. 생각은 선과 악을 오가며 끊임없이 바뀝니다.
애지중지하는 자신의 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검은 머리카락은 언제가 희어지고, 윤기 있는 얼굴도 주름이 가득해집니다. 펄쩍펄쩍 뛰던 다리는 힘이 없어지고 꼿꼿하던 허리가 굽습니다. 그리고 필경에는 이 몸을 버려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네 육신이 갖는 무상입니다.
하지만 무상을 철저히 알면 공부할 때를 놓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 지금의 내 나이에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마지막에는 어떻게 몸을 버려야 하는지도 잘 알 수 있게 됩니다. 부디 무상한 이 세계에서 시간을 소중히 여기십시오.
그 소중한 시간 속에서 한 생각 한 생각을 건전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십시오. 그것이 공부입니다, 그것이 정진입니다. 공부하고 정진하면 후회없는 자신의 일생을 가져볼 수 있습니다.
무상한 이 세상에서 맛있는 음식 마음껏 먹고, 좋은 옷 마음껏 입고, 원하는 것 마음껏 가져보는 것이 꿈일 수도 있겠지만, 무상한 죽음이 닥치면 꿈은 한순간에 깨어집니다. 결국은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자신의 이 가죽포대를 버려야 합니다.
자신을 위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기는 쉬워도 진정으로 남을 위해 살기는 어렵습니다.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들 자신을 믿고 부처님의 법을 따라 열심히 공부하십시오. 공부하여, 남의 힘을 빚지는 사람이 되지 말고 자신의 힘으로 남을 살리는 이타(利他)의 보살이 되고자 하십시오. 공부에 대한 생각이 강하면 강할수록 수행력도 강해집니다. 그리하여 생겨난 그 강한 힘. 과연 누구의 것입니까?
거친 태풍과 폭풍을 이긴 벼이삭이 황금벌판을 이루고 있습니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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