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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16] 짱구와 아저씨 4 <마지막회>

참 장하다. 너의 앞날에 희망이 있구나

2012년 09월 18일(화) 10:01 78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어느덧 해님이 서산으로 넘어가고 신명리 장터에도 스름스름 땅거미가 드리워지고 있었어요.
하루 종일 북적거리던 장터가 파장을 맞아 한적해지고 장사꾼들도 하나 둘 장터를 빠져나가 장터는 쓸쓸함마저 감돌았어요.
그런데도 아저씨는 장터를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 거예요. 운전석에 앉아서 짱구네 붕어빵 손수레만 묵묵히 바라보고 계셨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짱구네 전화번호 적은 수첩을 가져 오는 건데…….’
아저씨는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 것 같았어요. 가까이 있는 내 눈에 아저씨가 가슴으로 숨을 크게 몰아쉬는 것이 보였어요.
짱구네 붕어빵 손수레를 덮고 있는 비닐가죽에 먼지가 뽀얗게 앉은 것으로 보아 장사를 하지 않은 지 며칠이 된 것 같아 보였어요.
하늘에 별들이 하나 둘 얼굴을 내밀고 장터에 어둠이 몰려오자 아저씨는 굳은 표정으로 좌판을 정리하여 장터를 떠날 준비를 하셨어요.
그때였어요.
“아저씨, 아직 안 떠나셨어요?”
짱구가 상기된 얼굴로 이쪽을 향해 뛰어오고 있었어요.
“어머니가 허리를 다치셔서 간호하느라 며칠 동안 장사를 못했어요.”
“오 그랬구나. 많이 궁금했단다. 걱정도 되고.”
아저씨는 짱구의 손을 잡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짱구의 얼굴이 오늘 따라 유난히 밝아 보였어요.
“아저씨, 저 오늘 고입자격 검정고시를 보았어요. 시험이 생각보다 쉽게 나와 답안지를 모두 작성했어요. 그리고 두 동생들이 학교에서 상을 받아 왔어요.”
말하는 짱구의 목소리가 약간 떨리고 있었어요.
“무슨 상을 받았니?”
“6학년인 태길이는 수학경시대회 우수상을 받았고, 4학년인 태숙이는 교내 글짓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어요.”
불빛에서 아저씨의 눈에 물기가 감도는 것이 보였답니다.
“태숙이가 쓴 글의 제목이 뭔 줄 아세요. 가족에 대해서 쓰라고 하였는데 ‘멋진 붕어빵 장수 우리 오빠’라는 제목으로 썼대요.”
“태진아, 참 장하다. 너의 앞날에 희망이 있구나.”
아저씨는 모처럼 짱구라고 부르지 않고 태진이라고 짱구의 본래 이름을 불러주었어요.
아저씨는 점퍼 속의 전대에서 얼마인지 모르지만 만원짜리 한줌을 집어 짱구의 주머니에 넣어주며 어머니 치료비에 보태 쓰라고 하셨어요.
“괜찮아요, 아저씨.”
“이다음 어른이 되었을 때 네 주위에 어려운 아이들이 있으면 그 아이에게 갚도록 하거라.”
돈을 받아 들고 꾸벅 인사를 하는 짱구의 눈에 눈물이 고인 것이 가로등 불빛에 보였어요.
“짱구야, 어서 가자. 어두워졌으니 집 부근까지 데려다 줄게.”
“출발~.”
아저씨와 나란히 앉은 짱구의 머리가 오늘 따라 유난히 커 보였어요. 가로등 불빛이 차창으로 들어와 아저씨와 짱구의 얼굴에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주었답니다.
<끝>

↑↑ 황연옥 칼럼위원(시인, 동화작가)

ⓒ 강원고성신문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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