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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 할아버지를 나무할아버지라고 불렀다

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17] 나무할아버지 [1]

2012년 10월 09일(화) 10:01 80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야트막한 동산에 둥근 달이 둥실 떠올랐다.
달빛 아래 할아버지가 허리를 구부리고 성큼성큼 동산으로 걸어 올라오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할아버지 뒤로 늠름하게 생긴 세파트견 베스가 꼬리를 흔들며 뒤따라왔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길섶의 달맞이꽃이 반가운 목소리로 인사를 하였다.
“오! 그래, 잘들 있었느냐.”
“네, 할아버지. 그런데 이밤에 웬일이세요?”
단풍나무가 조그만 손바닥을 흔들며 궁금한 듯 종알거렸다.
“그래, 아주 좋은 소식이 있단다.”
“좋은 소식이요?”
그러고 보니 할아버지의 얼굴이 요즘들어 예전보다 많이 밝아지신 것 같았다. 할아버지는 고개만 끄덕이시고 천천히 느티나무 동산으로 걸어 올라오셨다.
“이제 얼마 있으면 너희들에게 아주 좋은 일이 있을 것 같구나. 자세한 말은 다음에 이야기해 주마.” 할아버지는 한동안 느티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동산을 둘러보시며 나무를 정성껏 매만지셨다.
엊그제 온 비로 나무 밑동까지 패인 흙을 북돋아준 뒤, 한참 동안 달을 쳐다보시더니 베스를 데리고 다시 동산을 내려가셨다. 달밤에 이슬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느티나무들은 이곳에 오기 전, 서해의 어느 간척지에 심겨졌었다. 바닷물을 막아 만든 넓은 간척지였지만 소금기가 땅에 배어 있어 몇 해 동안 농사를 짓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둔 땅이었다.
땅 주인은 느티나무 어린 묘목들을 큰 차로 가득 싣고 와서 넓은 간척지에 심었다. 나무가 자라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잡초를 캐내고 땅을 일구어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웬일인지 느티나무는 쉽사리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하고 언제나 야윈 모습으로 서 있었다.
어느 날 느티나무가 살고 있는 넓은 간척지에 웬 할아버지 한 분이 찾아오셨다.
“주인 양반, 어린 느티나무를 많이 기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답니다. 이 나무들을 제게 파시구랴. 값은 섭섭지 않게 쳐드리리다.”
“그렇지 않아도 이 땅에는 느티나무가 맞지 않은 것 같아 다른 곳으로 보내려던 참이었는데 잘 되었군요.”
영양실조에 걸린 듯 시들시들 말라가는 느티나무 모습이 마땅치 않았던 주인은 선뜻 승낙을 하고 많은 느티나무를 할아버지께 팔아 넘겼다.
이튿날 느티나무들은 뿌리째 캐어져 커다란 차에 실려 어딘가로 실려갔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도착한 곳이 지금 살고 있는 나무 동산이었다.
이 동산은 여러 종류의 나무들로 가득 차 있었다. 느티나무를 서해안 간척지에서 사 오신 할아버지가 동산의 주인이셨다.
사람들은 이 할아버지를 나무할아버지라고 불렀다.
나무할아버지는 오래 전부터 동산에 나무를 심기 시작 했다. 3층집보다 키가 더 큰 나무도 있고 아이들이 껴안으면 한아름 넘는 굵기의 나무도 있다.

나무할아버지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었다.
할아버지의 고향은 북한의 신의주이다. 할아버지의 부모님께서는 신의주에서 커다란 포목상을 경영하셨다고 한다. 8·15 해방 이후, 할아버지는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유학을 왔다가 6·25 사변을 만났다. <계속>

ⓒ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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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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