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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이야기/ 다문화가족의 아픔 [하]

2012년 10월 09일(화) 09:02 80호 [강원고성신문]

 

↑↑ 김지연 칼럼위원(주부)

ⓒ 강원고성신문


주관적인 아픔보다 객관적인 문제점을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해 그녀들의 아이, 혼혈아동을 중심으로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예전에는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에서 태어난 혼혈아동은 자신의 국가의 시민권을 가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한국호적에도 등록할 수 없었다. 따라서 미혼모의 혼혈아동은 대부분 호적상으로는 친척의 자녀로 호적에 올려졌다. 생모가 있어도 어머니의 가족과 연락이 없는 경우에는 고아로 일가창립을 해야 했다.
이렇게 혼혈인은 지난 수십여 년 동안 한국사회에서 법적인 권리를 가질 수 없었다. 뒤늦게 정부에서는 혼혈아동들이 어머니의 호적에 자녀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해주었지만 아직도 아버지 란에는 아무런 표시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호적이 사라진 지금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법적인 권리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직도 외국인으로 치부하는 편견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혼혈아동들은 아직도 친척과 가족으로부터 냉대 받고 외국인으로 치부하면서 한 동족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한국사회의 편견으로 인해 따돌림을 당하면서 심리적 고립감, 정서적 소외감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고립감과 소외감 때문에 혼혈아동과 그 어머니는 지역사회의 주민들과 화합하지 못하고 대부분이 기지촌을 중심으로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다.
또한 혼혈아동가족의 대부분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아동들이 취학연령이 되었을 때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한국학교의 차별적인 교육을 염려하여 외국인학교를 보내기를 희망하지만 40만 원 정도의 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괴로워한다.
그러나 한국 정부 및 민간단체의 지원은 형편없다. 한국정부의 혼혈아동 지원 사업은 1978년부터 월정생계비 지원 사업으로 시작하여 그들의 최저생활보장에 노력했으나, 현재까지는 구호사업적인 성격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서 혼혈인들은 아직까지도 우리사회의 무관심속에서 소외되고 고통 받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적, 심리적으로도 혼혈아동들은 고통을 받고 있다. 그들은 주 양육자인 어머니의 원활하지 못한 한국어 능력 때문에 자신이 겪고 있는 사회심리적인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심한 자아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 따라서 비행이나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문제아가 될 위험성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
첫 사회경험지인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부터 외모적 특성 때문에 또래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당하게 되고 이에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혼혈아동들이 많아지게 된다. 반면 그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어머니를 보면서 가정이나 형제에 대한 책임감이 높고, 자기존재의식이 높다. 그러나 사춘기를 지나고 생활환경이 넓어지면서 사회적 압력과 장래에 대한 불안이 증대되면 다른 집단의 아동들보다 심한 자아정체성의 위기를 맞으며 미래에 대한 자신의 목표의식이 낮아진다.

제도보다 마음 고치는 게 중요

이와 같은 문제점들에 대한 보완책으로 여러 가지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는 것 같다. 교육적 측면으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개설한다거나 대학생 멘토링을 시행하는 것이다. 이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습 결손을 방지하고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학교의 지원 기능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한국어 및 부족한 교과를 지도할 수 있는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개설하도록 하고, 학부모와 함께하는 문화체험 교육 등도 실시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따라서 현행 교과서를 검토·분석하여 결혼이민자, 외국인 근로자 등 사회적 소수자를 포용하는 교육과정, 교과서를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서, 말부터 고쳐야 한다. 혼혈인이나 장애인이란 용어자체에 이미 차별적 요소가 들어있다는 건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 제도를 아무리 고친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람의 마음을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일터인데 말이다. 다문화가족 인터뷰할 때에 아내가 울면 따스하게 안아준다는 어느 남편의 말이 생각이 난다. <끝>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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