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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명(考終命)

우리 사는 이야기 / 남영선(칼럼위원, 주부)

2012년 04월 03일(화) 10:18 56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언제부터인가 일간신문 부고란이 눈에 들어왔다. 삼성병원을 창설하신 이병철씨는 1987년 77세에, 아산병원을 세우신 정주영씨도 87세에, 경희의료원을 세우신 평북 운산이 고향인 실향민 조영식 박사님도 올해 2월 중 91세로 별세하셨다.
대한민국의 굴지의 병원을 설립하신 그들도 고도의 의학기술로도 생명연장의 마술은 할 수 없었나보다. 재벌회장님, 유명한 학자님, 예술인, 정치인들도 죽음 앞에서는 어찌할 수가 없나보다.

건강하게 살다가 자는 잠에 죽는

우탁선생이 읊은 늙음을 탄식하는 탄로가에 수즉욕(壽則辱)이라고 “오랜 삶은 욕됨이다. 건강하게 살다가 자는 잠에 죽는 고종명하는 것이 백번 옳다”라고 했지만, 그리 만만하지는 않을듯하다.
고령화로 인한 형제 자매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장수부양 갈등이 심각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늙으면 외롭고 서러워진다. 생로병사라 하는 네가지 고통이 있지만, 노인들에게 네가지 힘든 어려움이 있으니 돈 없는 빈고, 몸 아픈 병고, 할 일 없는 무위고, 사람이 그리운 고독고가 그것이다.
늙을수록 사람의 온기나 정이 그리워 어울리려고 하는 원초적 본능을 이르는 말로 프로기즘(Frogism)이란 말이 있듯이 늙을수록 가족도 중요하지만 친구가 더 중요하다는 ‘우정지수’도 높여야 한다.
부모 모시는 마지막 세대인 50~60대들에게 권하고 싶은 당부의 말은 고령에도 손주나 증손에게 줄 적은 용돈과 노인요양원에라도 갈 금전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알차게 저축해 두어야 한다.
고령이 되면 고독과 외로움에 지쳐 무서움으로 변하는 노인들을 주위에서 많이 보아왔다. 혼자 있기 싫어하고 누가 옆에 꼭 있어야 된다는 무서움으로 부양하는 아들이나 며느리, 딸들이 우울증에 걸려서 정신과 병원을 다니며 힘겨워하는 분들을 보아왔다.

같이 살며 음식봉양하는 것 제일 어려워

부모 모시는 며느리는 하늘이 내린다고 하지만, 난 그 말에 반기를 들고 싶다. 하늘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봉사하는 마음 즉 ‘효’에 대해 많은 생각이 있는 자만이 행할 수 있는 ‘효’의 실천자라고 생각한다.
부모 모시는 덕목 중 제일은 자기 하는 일에 열심히 함으로 해서 부모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고, 같이 살며 음식봉양이 ‘효’의 마지막 덕목이지만, 지금 보면 그것이 제일 어렵고 힘든 길이다. 부모 모시는 며느리들은 남편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힘겹게 살아가는 마음에 큰 위로가 되고, 보약이 되고, 참아내면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된다.
그리고 ‘벗은 같이 살지 않은 마누라요 피를 나누지 않은 형제’라는 옛말이 있듯이 좋은 벗을 가까이 두면 살아가는 삶이 신나고 흥겨울 것이다.
‘지족상락’처럼 만족할 줄 알면 항상 즐겁다는 사자성어처럼 범사에 감사하며 낮은 자세로 살아가면 노령에도 웃음을 잃지 않을 꺼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세상 떠나는 날 조용히 ‘고종명’하는 날을 기대하자.

↑↑ 남영선 칼럼위원

ⓒ 강원고성신문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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