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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번영회 활동에서 희망을 본다

2012년 05월 08일(화) 11:46 60호 [강원고성신문]

 

최근 우리지역은 속초시가 일방적으로 제기한 시군통합 문제를 비롯해 현내면 화력발전소 건립 움직임 등 지역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굵직한 사안들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다.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20여년 동안 고성군은 매년 2천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고 있지만, 인구는 줄고 서민들은 점점 살기 어려워지고 있다. 연어도 고향을 찾는데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성장한 뒤 서울로 가 돌아오지 않고, 고향집엔 늙은 부모들만 덩그러니 남아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결혼 적령기에 이른 처녀들은 거의 없고 꿋꿋하게 고향을 지키는 청년들은 ‘노총각’으로 늙어가고, 대부분의 농어촌 마을에서는 40대가 ‘막내’ 역할을 한다. 한 때 지역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명태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처럼 얼핏 보면 우리지역은 희망이 없는 암울한 지역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매년 여름 피서철이면 여전히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여전히 바다는 우리에게 풍성한 어류를 선사한다. 젊은이들이 없어 수작업에서 기계화로 변했지만, 자연은 농민들에게 일한만큼의 수확을 돌려준다.
인구가 줄어들지만 지방교부세 등 국비 예산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회의정연수원 건립이 확정되기도 했다. ‘찔금예산’이 화나지만 언젠가는 국도7호선 4차선확포장 공사도 완료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민들이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으며, 가난하지만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삶을 개척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거진읍번영회가 주관이 되어 지난 1일과 2일 ‘1박2일’간 32명의 주민들이 선진지 벤치마킹을 다녀온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비 350억원이 투자되는 거진항 이용고도화 시범사업을 앞두고 주민들 스스로 삶의 터전인 항구를 설계하겠다며 나선 것은 지역의 미래에 희망이 있음을 말해준다.
보도에 따르면 거진읍번영회 윤종우 회장은 “자발적 참여의식을 높여 주민 주도로 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출이며,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성공적인 사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외부의 자금지원 없이 순전히 번영회 자체 자금으로만 1박2일간 선진지견학을 다녀온 것은 앞서 말한 ‘가난하지만 비굴하지 않고 당당한’ 주민들의 성숙된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에 그친다면 ‘침소봉대’라고 평가절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거진읍번영회는 단순한 견학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견학 결과를 정리해 실제 사업추진에 반영될 수 있도록 마무리까지 할 계획이다. 이광호 번영회 사무국장이 “견학을 다녀온 이후에 주민들과 함께 3개항의 장·단점을 정밀 분석하고 여러 의견을 취합해, 수산, 어촌, 어장, 관광을 아우르는 실용성 있는 복합기능어항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이는 지방의회가 ‘의정활동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라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워 100% 공적자금으로 외국에 다녀오면서도 결과물을 전혀 내놓지 않는 것에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거진읍번영회의 이번 활동을 계기로 앞으로 주민들이 행정이나 기관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무관심하다가 사업이 완료된 후 뒤늦게 문제를 삼는 모습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지역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업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지는 주민들이 점점 늘어난다면 우리지역은 반드시 살기 좋은 고장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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