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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그리나 마을’이 중요한 이유

2012년 05월 14일(월) 15:42 61호 [강원고성신문]

 

본지를 비롯한 많은 언론에 고성군의 대표적인 귀농·귀촌 성공사례로 수차례 소개되었던 토성면 백촌리 ‘예그리나 마을’이 술렁이고 있다. 두달 전부터 한 업체가 마을 주변 산지의 토사를 채취하기 위해 소나무숲을 훼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주민들은 대책회의를 한 끝에 지난 8일 고성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마을과 접해있는 산지에 대한 개발이 이뤄질 경우 심각한 피해가 불가피하므로 개발허가 심사를 숙고해 달라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고성군은 현재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비슷한 사례에 비쳐 볼 때 적법한 절차만 이뤄진다면 허가해주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예그리나 마을’의 경우는 다른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여도 귀농·귀촌 우대 등 인구유입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고성군의 정책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개발행위허가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예그리나 마을’은 지난 2010년 조성된 이후 인구감소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초등학교 폐교 위기 등 어려운 국면에 처해있는 고성군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이 마을 자녀들이 인근 도학초교에 입학하면서 도학초교는 폐교 위기에서 벗어났으며, 특히 도학초교를 거쳐 동광중학교를 졸업한 한 여학생은 민족사관고에 입학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지역의 명예를 드높이기도 했다.
산을 일궈 만든 논에 불과했던 지역에 서울과 경기, 강원지역에서 생활하던 다섯 가정이 정착한 것은 깨끗한 자연환경 때문이었다. 특히 주민 2명이 앓고 있는 악성 천식과 자녀들의 심각한 아토피를 치료하는 효과도 기대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고성군은 대도시인들이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지역으로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런데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숲이 훼손된다면 이들이 정착한 목적이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수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자해서도 이룩하지 못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예그리나 마을이 이대로 사라지게 만든다면 고성군은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 분명하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주민들마저 고향을 버리고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직 자연과 벗삼아 살겠다는 단 한가지의 목적을 위해 고성군에 정착한 사람들을 내몬다면 고성군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 문제가 예그리나 마을 주민들과 업체가 상생하는 방안으로 슬기롭게 해결돼,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도시의 번잡함을 떠나 자연과 함께 살고자 하는 이들의 보금자리가 지켜지기를 기대한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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