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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불륜 커플의 참극 (소위 낙산ㅇㅇ호텔 사건)

조근호 변호사의 생활법률

2012년 06월 05일(화) 12:57 64호 [강원고성신문]

 

↑↑ 조근호 법률칼럼위원(변호사)

ⓒ 강원고성신문

문> 甲은 내연관계에 있는 乙녀와 함께 낙산ㅇㅇ호텔 325호실에 투숙하였습니다. 甲은 乙녀에게 결혼을 강요하며 다투다가 격분하여 乙녀의 뺨을 수회 때리고, 멱살을 잡아 乙녀의 머리를 벽에 수회 부딪치게 하고 바닥에 넘어진 乙녀의 우측 가슴부위를 수회 밟아서 늑골골절상과 이로 인한 우측심장벽좌상과 심낭내출혈등의 상해를 가하였습니다.
이에 乙녀가 정신을 잃고 빈사상태에 빠지자 甲은 乙녀가 사망한 것으로 착각하고 乙녀가 자살한 것으로 위장하기 위하여 호텔 베란다에서 13미터 아래의 바닥으로 떨어뜨려 사망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경우 甲은 무슨죄를 저지른 것일까요? 과연 甲은 살인죄로 처벌될까요?

답)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甲에게는 살인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甲의 죄책을 살피는 과정에서 간략하게 이 사건의 범행과정을 쪼개서 설명드려야 하겠네요. 이러한 과정의 설명 없이 결론을 말씀 드리면 국민들께서 판사님의 판결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결국 사법불신 이라는 문제도 발생하게 되더군요. 판사님들은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죄와 형벌을 법에 규정된 대로만 판결 내릴 수 있으므로 국민들께서 조금은 법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갖추셔야만 판결에 대하여 수긍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우선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1)형법 및 수많은 종류의 특별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행위를 하여야 하고, 2) 범행에 대한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만약 고의 없이 실수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 예외적으로 과실범 처벌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가령 사기죄의 경우에는 실수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 죄가 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甲에게 살인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乙녀를 살해할 고의로 폭력을 휘둘렀어야 합니다. 그런데 甲이 처음 폭력을 행사할때만 하더라도 상해의 고의는 있더라도 살인의 고의는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일단은 살인죄는 성립되지 않고 상해죄가 성립됩니다.
그런데 상해 이후 甲은 乙녀가 빈사상태에 빠지자 죽은 줄 오해하고 베란다 밑으로 떨어뜨려 결국 죽음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이 행위에 대하여 살펴보면, 甲은 乙녀가 이미 죽은줄 알고 자살로 위장하기 위하여 ‘시체’를 떨어뜨린다는 고의가 있었을 뿐이므로 이 역시 살아있는 사람을 살해하겠다는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살인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단지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였던 것이므로 과실치사죄는 성립할 수 있겠지요.
대법원은 甲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부터 乙녀를 베란다에 떨어뜨리는 행위를 개괄적으로 살인의 고의가 없다고 보아, 결과적가중범으로써 상해의 고의만 인정하고 상해치사죄가 성립된다고 판결 내렸습니다.
결국 甲은 살인죄를 저지른 것이 아닙니다. 단지 실수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지요. 살인죄가 인정되었다면 형법 제 250조에 따라 ‘사형,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의 징역’의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되지만, 상해치사죄의 경우 형법 제 259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의 보다 가벼운 형벌을 받게 됩니다.
범인의 내심의 고의가 죄와 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해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겠네요.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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