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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 콩새분식 3

경미는 페인트통 뒤에 소현이 신발을 감춘 뒤…

2012년 06월 12일(화) 13:23 65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경미의 말에 아쉬운 표정을 짓던 아이들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얘들아, 너희들 운동장 스탠드에서 잠깐만 기다려줘. 화장실에 들러서 곧바로 갈게.”
아이들이 내려가자 경미는 얼른 신발장에서 소현이의 실내화 가방을 들고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계단 끝까지 올라가니 옥상 위로 나가는 문은 잠겨져 있고 쓰다 남은 페인트통 몇 개가 계단 끝에 있었습니다.
경미는 페인트통 뒤에 소현이 신발을 감춘 뒤, 빈 실내화 가방만 신발장 안에 넣어 두고는 유유히 운동장으로 걸어나왔습니다. 집에 갈 때 신발이 없어진 걸 알고 속상해 할 소현이를 생각하니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디 한동안 속 좀 상해 봐라.’
경미는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눈을 찡긋하여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갔습니다.
이튿날 아침, 경미는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태연한 얼굴로 학교에 왔습니다. 예상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아침 조회시간에 선생님은 여지없이 SOS타전을 치셨습니다. 반에서 물건을 잃어버렸거나 누군가를 도울 일이 있을 때 SOS 구조요청 타전을 치기로 학기초에 약속을 하였었지요. SOS 타전 덕분에 잃어버린 물건을 찾은 반 친구들이 몇 명 있었습니다.
“어제 소현이 신발이 없어져 실내화를 신고 집에 갔단다. 누구 소현이 신발 본 사람 없니?”
교실 안에 잠잠히 침묵이 흘렀습니다.
“누구의 장난인지는 모르지만 우선 구조요청을 보내보자. SOS, SOS, 소현이 신발을 찾아주세요!”
아이들은 모두 구조대원이 되어 뿔뿔이 흩어져 신발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반 신발장을 비롯해서 쓰레기통, 재활용 분리수거장, 심지어 지하실의 창고까지 가보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옥상 계단까지 올라가본 아이도 있었으나 그냥 내려왔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도 소현이의 신발은 찾지 못했습니다.
“누가 그랬을까? 경미야, 우린 어제 너희 집에 가느라 일찍 집에 갔잖아. 청소당번 아이들 중에 누군가 장난을 치고 싶어 그런 건 아닐까?”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영석이가 점심을 먹다 말고 마치 탐정이라도 된 듯한 표정으로 경미를 바라보며 심각하게 말을 건넸습니다.
“내가 알게 뭐니. 너랑 같이 먼저 집에 갔는데.”
경미는 마음 편하지가 않았습니다. 아침에 선생님이 신발을 찾는 타전을 보냈을 때 기회를 봐서 옥상 계단에 올라가 신발을 꺼내 아이들 눈에 잘 띄는 곳에 갖다 놓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디디알 대문에 경미 마음을 사고 싶은 아이들이 경미 옆에 바싹 붙어다녀 그럴 만한 기회가 없었습니다.
경미는 신발장으로 가서 소현이의 실내화 가방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바닥이 닳은 헌 신발이 들어 있었습니다.
“계집애, 좋지도 않은 신발 없어졌으면 하나 살 것이지. 아빠 엄마가 외국에 가셔서 근무하신다면서…, 짠순이 같기는.”
소현이의 신발이 나타나지 않자 선생님은 언짢은 표정이 되셨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의 소행이든 다른 반 아이들의 장난이든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몇 번이나 강조하시면서 속상해 하셨습니다.
“선생님, 제 잘못도 있을지 모르니 아이들 너무 야단치지 마세요. 오후에 할머니가 신발 사주신댔어요.” 선생님은 한동안 소현이를 바라보시더니 머리를 쓰다듬어주셨습니다. <계속>

ⓒ 강원고성신문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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