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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홀시단(加羅忽詩壇) / 건달리 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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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8월 21일(수) 10:17 104호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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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달리 벌초
김 향 숙
해마다 길이 사라지는 민간인 통제구역 건달리 산길
군부대 초소에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아름드리 나무숲 산 꼭대기 벌초하러 간다
떡갈나무 숲에서는 지천인 도토리에 밟혀 미끄럽고
소나무 숲 지날 때는 송이향이 났다
산돼지 고라니 토끼들의 맨발자국 위로
발자국마저도 순수하지 않은 사람들이 오른 정상
반 동그라미의 푸른 산물결과
반 동그라미 동해바다
지름이 된 해안선 중심점 산소 앞에서
우리는 기도를 하고 숨을 돌렸다
귀한 산더덕도
산소 영역 안에서는 그저 잡초일 뿐
느닷없이 들이댄 예초기 칼날에
비명처럼 튀어 오르는
더덕 도라지 산초 초피 향내
멀찍이 숲 그늘에 돗자리 깔고
남편의 핸드폰 얼음생수를 지키고 앉아
보라용담 홍구절초 각시취 꽃구경에
뱀 두꺼비 걱정도 잊었다
사람 자취 없는 딴 세상
건달리 벌초는 나들이처럼 즐거웠다.
<시작노트>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의 산골마을. 마직리와 건달리를 행정구획상 합하여 마직리의 ‘마’와 건달리의 ‘달’을 모은 이름으로 지금은 그냥 마달리로 불려지고 있지요. 옛이름 건달리는 민통선 출입통제구역으로 경작지 주민들은 구별되는 색의 옷과 모자를 쓰고 통행증을 목에 걸고 농작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처음 시집갔을 때만 해도 우리 논밭이 거의 건달리에 많이 있었는데 얼마 후 국방부에서 매입을 하여 지금은 부대가 들어섰고 그 안 쪽 깊숙이 산 정상에 시부모님 산소가 있습니다. 사람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순수한 숲길을 따라 벌초하러 가는 일이 내게는 즐거운 산행이 되었습니다.
김향숙 약력
-경북 함양출생
-고성고 졸업, 춘천간호전문대 중퇴
-<시현실> 등단
-고성문학회동인, 속초 갈뫼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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