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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산에서 소나기구름(적란운)을 만났을 때

2013년 09월 10일(화) 15:55 105호 [강원고성신문]

 

↑↑ 김남일 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단 산악구조대 팀장

ⓒ 강원고성신문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는 우리를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실생활에서 소나기는 한 낮의 더위를 식혀주는 청량제와도 같다. 그러나 우리가 등산 중 소나기를 만나면 좋았던 순간이 한순간 악몽으로 변할 수도 있다.
소나기를 내리게 하는 구름은 적란운이다. 적란운은 한랭전선과 온난전선이 만났을 때 발생한다. 무거운 한랭전선이 이동하면서 가벼운 온난전선을 만났을 때, 가볍고 따뜻한 성질의 온난전선은 위로 밀려 올라가게 되며 고도에 따라 이슬점에 도달해 물방울이 생긴다.
아래쪽으로부터 계속적인 상승기류가 만들어지며, 구름은 하늘 높이 10여km 이상을 올라가게 된다. 아래쪽 지상에선 상승기류의 발생으로 생긴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서 주변의 공기가 유입되고 다시 상승을 반복하게 된다. 따라서 지상에선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게 된다.
적란운은 많은 전하를 포함하고 있기에 번개가 발생하며, 엄지손가락만큼 큰 폭우가 내린다. 폭우의 시간은 대략 8~15분 정도이지만 일시적으로 많은 량의 강수량을 기록하기에 계곡이 범람하고, 토사가 쓸려내려 오고, 바람에 의하여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최악의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2일 서울 망우산 중턱에서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리며 등산객 4명이 벼락을 맞은 사고가 있었다. 이 역시 적란운에 의한 것이다. 대개 소나기는 맑은 날 오후시간대에 내린다. 적란운은 단독으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주변에 조각구름들을 거느리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등산을 하던 중 맑은 하늘에 하나 둘 검은 구름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하늘을 잘 살펴봐야 한다. 검은 구름들 사이로 에베레스트 산처럼 하늘 높이 올라가 있는 하얗게 빛나는 구름이 보인다면 곧 소나기를 예상해야 한다. 이 구름이 바로 적란운이기 때문이다.
적란운이 현재 내 위치까지 오려면 대략 10~30분 정도가 소요된다. 구름의 진행방향을 고려하여 대피방향을 정해야 하며, 능선에 있을 경우엔 벼락의 위험이 있으므로 가급적 빠른 시간 내 하산해야 한다. 계곡은 소나기로 범람할 수 있으므로 피하고 계곡에서 소나기로 인하여 범람했던 물은 시간이 지나면 금방 빠져버리기 때문에 무리해서 건너지 않도록 한다.
낙뢰는 높은 나무, 바위 등에 떨어지므로 높은 나무와 바위 등이 없는 곳으로 피한다. 또한 낙뢰를 유도할 수 있는 쇠붙이 장비와 휴대폰 등은 몸으로부터 이격시켜 놓는다. 소나기는 일시에 많은 양의 비를 내리므로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이 있다.
땅만 보지 말고 하늘도 살피며 걷는다면 진정한 자연의 힐링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산을 찾는 사람들의 안전한 산행을 기원해 본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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