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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이야기 / 손걸레

2013년 10월 08일(화) 09:00 107호 [강원고성신문]

 

↑↑ 남영선 칼럼위원(거진읍 주부)

ⓒ 강원고성신문

매일 아침 6시경 어두컴컴한 방에서 전기도 켜놓지 않고 오늘도 손걸레질에 여념이 없다.
혈관성 치매가 94세에 온 것도 기적이지만 90여년 동안 열심히 살아오셨고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고 온몸으로 농사와 장사를 하며 90평생을 이어오신 시어머님은 작년 3월부터 노인복지센터(노인유치원)에 가셔서 하루를 보내고 저녁 5시경에 집에 오신다.
지금은 달력도 보지 못하고 시간 개념도 없으시고, 가끔은 아침 저녁 구분하는 것도 어려워한다. 열심히 다니시던 신앙생활도 영위할 수가 없어 법회 날짜도 기억을 하지 못하신다.

아침마다 걸레질 하시는 시어머님

아침마다 화장실에서 걸레 하나를 들고 어머님방, 거실과 탁자를 닦고 아들방까지 닦으신다. 처음에는 놀라서 어머님방만 닦으시라고 하였지만, 이젠 운동하는 차원에서 내버려 두기로 했다.
또하나 내가 가장 어려운 것은 3년전부터 아들, 며느리가 없으면 본인 방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 하신다.
하루는 “왜 어머님방에 안들어가세요, 무서우세요?”라고 물어보았더니, 답답하고 무섭고 지옥 같고 감옥 같고 관 같다고 하셨다. 헛것이 보이는 것 같다.
또 한가지 음식 문제인데 3년전부터 육고기, 생선 종류만 드시고 된장국이나 나물 종류를 드시지 않아서 식단 차리기가 힘이 들때가 많다. 4년전부터는 괄약근(항문)이 열려서 과식만 하면 변을 보셔서 보기가 한스럽다. 작년까지만 해도 본인 속옷은 손수 빨았지만, 이제는 목욕을 씻겨 드릴 때는 풀이 죽어서 “빨리 죽어야 하는데”라고 푸념을 하신다.
전에 나의 기도는 “아들 장가들게 해주세요”였는데 요즘에는 “우리 시어머님 힘든 고통에서 벗어나게 자는 잠에(고종명) 돌아가시게 해주세요”로 바뀌었다. 어머님은 그러면서도 아들한테는 꼭 이기려고 하고 싸우고 하시며 아들 말에 서러워서 울고 “너도 늙어봐라”하시면서 “밥을 먹지 말아야 죽지”라고 푸념하신다.

살아계실 동안 최선을 다할 것

집에 무료하게 계실 수 없어서 노인유치원에 보냈지만 5월달에 치매판정(3급)을 받았다. 우리 부담은 1개월에 16만원이지만 의료보험공단에서 60여만원을 지급한다. 노인 한 분 봉양 비용이 1개월에 76여만원이나 되니 앞으로 몇 년 후면 의료보험 고갈로 노인의 장수 비용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집 며느리의 사명을 타고 났으니 살아 계실 동안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신과 약을 먹으면서.
며칠 전 TV에 출연하신 게스트 한 분이 초상집에 가보면 모시지 않은 자식보다 모신 아들, 딸, 며느리들이 더 서럽게 운다고 말했다. 나는 그래서 서럽게 울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약 먹고 최선을 다해서 살 것을 다짐해 본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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