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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옥 칼럼 / 7월이면 생각나는 사람

2014년 07월 09일(수) 09:22 125호 [강원고성신문]

 

↑↑ 황연옥 칼럼위원(시인)

ⓒ 강원고성신문

해마다 7월이 오면 생각나는 시인과 시가 있다. 마을 들길을 걸으며 이육사 시인이 1939년에 발표한 ‘청포도’라는 시를 암송하곤 한다.

‘내 고장 7월은 / 청포가 익어가는 시절 //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며 /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 아이야, 우리 식탁엔 /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청포도’ 시 전문이다. 읊을 때 마다 고향과 나라를 사랑하는 시인의 마음이 절절히 느껴지고, 애국의 간절한 마음을 청색과 흰색의 이미지로 표현한 놀라운 시적 상징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시인은 마을의 전설이 포도송이로 소담하게 열리고, 간절히 바라는 조국 광복이라는 손님이 고달픈 몸이지만 희망의 푸른 옷을 입고 찾아오리라 확신한다. 그를 위해 후세들에게 은쟁반에 우리의 정서가 깃든 정갈한 모시 손수건을 마련해 두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안타깝게도 조국 광복을 보지 못하고 4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베이징 감옥에서 옥사하였다. 끝까지 변절하지 않고, 민족적인 신념을 가지고 베이징과 서울을 오가며 독립운동을 하면서 일제에 저항하였다.
1943년 서울에서 검거되어 베이징으로 압송되었고 감옥에서 건강이 악화되어 옥사 한 시인, 본명은 원록이며 아호 겸 필명인 이육사는 대구형무소 수감번호 264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2여년 정도만 더 살아 그가 마련한 은쟁반에 조국 광복의 청포도를 담아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그 같은 애국선열 문인들이 계셨음이 자랑스럽고, 고맙고, 숙연해진다.
일제 말기 극악하도록 서슬 퍼런 탄압에서 어쩔 수 없이 변절한 지성인들도 있었지만, 목숨을 바쳐가며 한편의 시에 자신의 애환을 쏟아놓고 옥사한 이육사 시인의 정신을 광복절을 40여일 앞 둔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고 싶다.
어느새 금년의 전반기가 지나고 후반기가 시작되었다. 한 해가 시작 되던 년 초에는 계획과 기대도 많았다. 절반이 지나간 지금, 되돌아보면 이룬 것도 있지만 흐지부지 된 것들도 있다 .
흔히들 요즘은 공감능력이 부재 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주변엔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도 많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나 이웃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커진다.
당연한 것이 신기한 일이 되어가는 현실에서, 우리가 생각 해 볼일은 처음 시작할 때의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우리 지방을 찾아오는 휴가철 피서 손님들도 많아진다. 그들의 안전과 지역의 좋은 이미지를 위해서도 주변을 살펴보아야 할 계절이다.
7월이면 생각나는 곳이 강원도 고성이고, 그곳에 살고 있는 어떤 사람이었다는 말을 누군가에게서 듣게 되도록 이 여름, 색깔이 바래지 않을 좋은 추억 하나 만드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금년 후반기에는 모두들 행복한 일들이 많아,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마다 넉넉한 미소가 가득 흘러넘쳤으면 좋겠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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