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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칼럼 / 임병장·윤일병 사건이 주는 의미②

2014년 09월 15일(월) 14:55 129호 [강원고성신문]

 

↑↑ 김정균 칼럼위원(경동대 외래교수)

ⓒ 강원고성신문

이러한 군대 조직 자체의 체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해 사건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1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 선 이후 1999년 3월 제2 건국위원회 워크숍에 참석한 국방부가 ‘한국형 병영문화’ 창출을 과제로 내 놓았고 이를 토대로 2000년 2월 국방부가 ‘신 병영문화 창달 추진계획’이라는 종합보고서를 발표함으로써 ‘표준일과표 마련, 저녁점호 절차 완화’ 등의 조치를 취하였고, 2003년 8월에는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통해 ‘분대장을 제외한 병사끼리는 명령이나 지시, 간섭을 할 수 없도록’ 했으며, 2005년 3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교육 강화와 단체기합 금지 등 군내 인권향상을 위한 제도개선을 국방부에 권고했다.

병영문화 개선 노력, 그때 뿐

또한 2005년 연천 최전방 GP 수류탄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병영문화 개선 대책 위원회』가 발족되어 ‘선진 병영문화 비전’이 발표되었고, 2007년에는 『군인복무기본법』을 제정해 법령이나 지휘관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자를 제외한 병 상호간 명령이나 지시간섭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였다(2008년 정권 교체와 함께 법안 폐기). 2011년엔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으로 인해서 『병영생활 행동강령』은 ‘병 상호간에 명령·지시를 할 수 있는 직책을 분대장을 포함한 조장으로 확대’하였다. 이와 같이 그동안 군은 가혹행위가 원인이 된 대형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병영문화 개선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이번 28사단 윤일병 사건을 계기로 또 한번 병영문화 혁신의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군 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일벌백계’를 외치며 군내 가혹행위 엄벌을 외치자, 군 지휘관들은 군 수뇌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전군 차원의 병영내 구타·가혹행위 색출·근절 작전 시행, 보호·관심병사 관리시스템 개선, 병사 고충 신고 및 처리 시스템 전면 개선, 민관군 병영문화 혁신위원회 운영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군 지휘관들은 행여 소속 부대원의 일탈 행위로 불이익을 당할까봐 전전긍긍하며 부대 내 가혹 행위 사례를 이 잡듯이 뒤지고 있다. 윤일병 사망사건 이후 전 부대를 대상으로 병영부조리 실태 조사를 한 결과 3천900여명이 가혹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방부는 2007년에 제정되었다가 폐기된 군인복무기본법을 제정하여 장병의 권리침해 구제방안과 함께 종교생활 및 진료 보장, 군인복무정책심의위원회 설치, 사적제재 금지, 병사 상호 간 명령이나 지시·간섭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기로 하였다.
이밖에도 구타와 언어폭력, 가혹행위 등을 목격한 장병이 이를 지휘관에게 신고하면 포상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장병·부모·친구 등이 인터넷을 통해 인권침해 피해 구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국방 통합 인권사이버시스템’을 연말까지 구축하고 장병 인권 보장과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인권교관을 250명에서 2,000명으로 늘린다고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도 군대 내 병영 부조리 문제에 대해 직권조사를 제도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들도 국방예산을 늘려서라도 모병제를 해야 한다, 병사들의 월급을 올려야 한다, 인권예산을 늘려야 한다면서 군내 사건사고 방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와 같이 군을 포함한 전 국민이 동참하여 군내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해답은 단 하나다. 장기적으로는 단계적으로 모병제를 시행하며, 모병제가 실시 되기전까지는 병사들간 계급과 서열을 없애고 병 상호간에는 경어를 사용하며 지시나 명령은 하사 이상 직업간부만이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본인의 의사유무와 상관없이 강제로 입대하는 현재의 징병제도 자체가 사건사고의 근본원인이며 병 상호간 계급과 서열부여가 사고의 주 원인이기 때문이다.
계급만을 없애서도 안된다. 우리 유교문화의 정서상 계급을 없애도 선후배, 장유, 선후임 등의 보이지 않는 서열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사들 상호간에는 경어를 사용하게 해야 한다. 경어를 사용하면 위아래가 없다. 수평적인 위치에서 다 같은 병사 신분이며 다 같은 병사로서의 직책을 수행하게 된다. 병사들 상호간 계급이나 서열을 없애면 상관의 지시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군의 특성상 조직 운영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이 지금까지 군이 2003년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제정해 ‘분대장을 제외한 병사끼리는 명령이나, 지시, 간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못하였고, 2007년 군인복무기본법』을 제정해 ‘법령이나 지휘관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자를 제외한 병 상호간 명령이나 지시간섭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해 놓고도 폐기시켜 버리고, 2011년에는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수정해 오히려 ‘병 상호간에 명령·지시를 할 수 있는 직책을 분대장을 포함한 조장으로 확대’한 이유이다.

징병제도가 사고의 근본 원인

분대장(병)이나 조장도 명령이나 지시간섭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들도 ‘징병’된 병사들이기 때문이다. 병사에게 분대장 직책을 주었다고 해서 징병된 병사의 신분적 한계와 능력, 그리고 기존에 구축된 구성원과의 관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분대장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명령이나 지시를 할 수 있도록 소정의 교육을 받은 하사 이상 직업군인이어야 한다. 하사급 분대장이 분대원들인 병사들에게 매일매일의 훈련과 내무생활에 적절한 임무를 부여하고 임무 수행상태를 확인·감독토록 해야 한다.
최근 육군참모총장은 “반인권적 행위가 지속적인 부대는 해체하겠다”는 병영문화 개선안을 내놓았다. 현재의 군에 대해 따가운 국민의 시선을 인식한 극약처방이다. 그러나 ‘지속적’이라고 하는 기준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말대로라면 많은 부대가 해체되어야 할 형편이다. 징병제도를 유지하는 한, 현재보다 더 사건사고를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육참총장의 말대로라면 지금까지 모든 지휘관들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필자는 오히려 대부분의 지휘관들이 군의 최우선 임무인 훈련과 전투준비 태세 유지보다는 병력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고 본다. 작전이나 경계실패보다도 병력관리 실패는 보직해임 또는 진급낙천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대해체라는 극약처방보다는 ‘병 상호간 명령이나 지시, 간섭의 금지’ 등과 같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징병제도 자체가 군내 사건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임을 이해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방예산을 늘여서라도 모병제가 실시될 수 있도록 군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군내 사건사고가 발생하였다고 군을 무조건 질책할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이 무엇인가, 누구의 책임인가를 규명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그 원인이 국방정책이나 제도의 잘못이라면 국방부 장관부터 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의 잘못이지만, 단순한 지휘관심의 부족이었다면 일선 지휘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군의 최소 단위인 분·소대 단위로 일어나는 사건사고에 대해 군의 정책과 제도를 담당하는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이 무엇을 잘못하겠는가?
사건사고 일어날 때마다 국방부 장관과 육참총장을 보직해임하고 부대를 해체하여야 하는가? 군내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군 수뇌부 출신인 국방부 장관을 한 통속으로 몰아 책임을 묻고, 청와대나 여당까지도 보호해 주지 못하고 있는 우리 국방조직도 문제다. 선진국처럼 국방부 장관을 군 수뇌부 출신이 아닌 정치가 또는 민간인으로 임명하여 국회에 군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국방조직의 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끝>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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