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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엾은 운봉산을 지켜주세요

2014년 12월 11일(목) 11:49 135호 [강원고성신문]

 

↑↑ 황기중 운봉리 이장

ⓒ 강원고성신문

설악을 등에 업고 동해를 품어 안고, 넓은 평원 한복판 천혜비경 명당 터에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정연수원을 세우려고 하는 그 자리에서 고개만 돌리면 운봉산이 보입니다.
동해와 설악의 중심지에 불쑥 솟은 운봉산이 지금 광산개발을 한다는 소리에 외롭게 떨고 있습니다. 광산개발은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공익사업도 아니고, 지역발전을 꾀하는 실익사업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민가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한 필지를 드러낸다 해도 반대할 터인데, ‘세워 놓고 코 베어간다’는 말처럼 운봉산을 세워놓고 오장육부를 송두리째 뜯어가겠다고 하는데 가엾은 운봉산을 내줘야 하겠습니까?
운봉산은 영동지역 어민들의 무수한 생명을 지켜준 산입니다. 과거 어로장비가 없을 때 고기떼를 찾아 먼바다로 나가 조업을 하다가 날이 저물던가 풍랑을 만나면 배고픔을 참아가며 사력을 다해서 노를 저을 때, 물 밖으로 솟아오르는 한 점 희망봉이었습니다.
입만 열면 천혜비경이다, 사철관광지다, 그렇게들 말하면서 그동안 등산로를 닦고 표지석을 세우고 이제 봄꽃나무와 소나무를 조화롭게 심어 잘 가꾸면 길이 미어지도록 상춘객이 몰려오는 비경 1번지가 될 운봉산을 망가뜨리겠다고 합니다.
사업가야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무슨 짓인들 못하겠습니까. 그런데 고성군을 지키고 이끌어야 할 인사들까지 속빈 강정처럼 얼빠진 꼭두각시가 되어 박수치고 동조하고 부채질을 해주는 안타까운 현실이 전개되고 있으니 더욱 안타갑기만 합니다.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비경을 잘 지키고 보존하여 후세에 몰려줄 책임과 의무가 우리에게 있을 뿐, 개발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파괴를 승낙해 줄 권리는 없습니다. 그 막돼먹은 특권을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아무도 없습니다.
고성군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의정연수원 착공은 고성군민의 승리입니다. 회색빛 찌든 공해속에서 사는 도시민들이 청정고성에서 하루만이라도 묵어가면 심신이 치유되리라 하신 국회의장님의 연설에서 보듯이 신이 내린 터입니다. 미래가 보장되는 우리 고장에 한쪽에서 연수원을 짓고 한쪽에서 운봉산을 허물고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을 대표이기 전에 지역주민의 한사람으로서 광산개발 허가를 내준 강원도와 산지전용허가를 내준 고성군에 분노합니다. 시작과 끝이 있어야 하는데,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허가가 났다고 해서 아무것도 해보지 않고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후손들에게 ‘운봉산이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별짓을 다해봤는데도 힘이 부족해 막지를 못했다’는 말이라도 남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운봉산 개발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우리 고장을 지키는 운봉산을 살리기 위해 풀잎 같은 고성군민의 마음을 모아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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