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4-29 오전 09:25:44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교육일반문화.스포츠이진수의 이 한장의 사진김담 산문 연재 <숲에서 숲으로>황연옥 연재소설 <화진포의 성>남동환의 사진으로 보는 고성의 역사김하인 연재소설류경렬의 경전이야기가라홀시단학교탐방어린이집 탐방고성을 빛낸 호국인물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
최종편집:2026-04-29 오전 09:25:44
검색

전체기사

교육일반

문화.스포츠

이진수의 이 한장의 사진

김담 산문 연재 <숲에서 숲으로>

황연옥 연재소설 <화진포의 성>

남동환의 사진으로 보는 고성의 역사

김하인 연재소설

류경렬의 경전이야기

가라홀시단

학교탐방

어린이집 탐방

고성을 빛낸 호국인물

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

커뮤니티

공지사항

뉴스 > 교육/문화 > 김하인 연재소설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연재소설] 내 아버지, 그 남자 <7>

한류작가 김하인 장편소설 / 삽화 정재남

2014년 12월 11일(목) 11:56 135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기업은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부품! 조직을 움직이는 하나의 톱니바퀴나 너트로 쓸 뿐이란 것을 오랜 직장 경험을 한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이사가 다시 불러줄지도 모른다는 그 실낱같은 희망이, 그 헛되고 헛된 기대가 그를 끝까지 비굴하게 했다.
만약에 말이다. 기왕지사 조직으로부터 철저히 이용당하고 범죄자란 딱지까지 붙여져 폐기처분된 이판사판인 마당에 속이라도 시원하게 이사에게 상욕이라도 한마디 걸게 던지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차적으로 퇴직금 정산에서 그에게 불이익이 주어질 것이다. 업무과실로 회사 명예를 더럽혔다는 조항을 적용할 경우 얼마 안 되는 퇴직금이 절반, 혹은 아니 반의반밖에 지급 안 될 수도 있다. 정말 원이라도 없게끔 이사 면상에 주먹을 한 방 날려버린다면? 퇴직금은커녕 분기탱천한 이사는 이번 사건으로 회사가 입은 막대한 손해를 금액으로 환산해 그에게 손해배상을 무는 소송을 걸어올 것이다.
소송이 걸린다면 누가 박살이 나고 재앙을 맞겠는가?
회사는 유능한 변호사를 내세워 무력한 개인일 뿐인 그를 최소한 삼 년에서 오 년은 노심초사 전전긍긍하게 만들 것이다. 그가 가진 삼십오 평짜리 아파트며 통장 잔고를 모조리 날리게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어느 정도 규모와 체제를 갖춘 회사란 중간간부 하나 정도는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울 수 있는 골리앗 조직이다. 강자는 강하고 약자는 약하다. 그게 세상 룰이고 법칙이다. 그는 이사실 문 앞에서 다시 한 번 돌아서서 깊이 머리를 수그렸다.
-이사님. 부탁드리겠습니다. 전 앞으로 불러주실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꼭 불러주십시오.

아는 게 힘이 되는 사람과
모르는 게 약이 되는 사람
G회사가 그에게 정산해 준 퇴직금은 칠천오백여만 원.
툭 하면 신문지상에 오르던 몇 억이 보통인 공기업과 대기업의 명예퇴직금은 일반 직장인들에게 있어선 아주 먼 나라 얘기다.
오 년 전 아파트 평수를 넓혀 집을 살 때 회사에서 당겨썼던 중도금이 이천만 원이었으니까 총 구천오백 정도다. 그렇다면 아파트 구입할 때 은행에서 대출 받은 원금 삼천만 원을 갚아버리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사천만 원 남짓. 사천만 원이라…….
7월 15일. 그는 퇴직금정산서를 내려다보다가 쓴 웃음을 지었다. 회사가 내 목숨이다 외치며 발이 닳도록 뛰어다닌 게, 손바닥을 싹싹 비비며 청춘을 다 바쳐 일한 결과가 이 정도라는 게 그는 믿어지지 않았다. 마흔여덟 살에 회사를 나와 뭔가를 해보기엔 너무나 적은 금액이었다.
그의 연봉이 오천 정도 되었으니까 그냥 앉아서 까먹는다면 겨우 일 년 남짓 버틸 수 있는 돈이다. 그 뒤에 남은 수십 년 세월과 앞으로 한창 돈이 들어가야 할 아이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이 돈을 가지고서 대체 뭘 할 수 있을까.
충무로에 위치한 본사 건물을 나온 그는 발길 닿는 대로 마냥 걸었다. 가슴이 헛헛했다. 총탄이라도 맞아 폐에 바람구멍이라도 났는지 그의 입가에서 쉼 없이 헛웃음만 픽픽 새어나왔다.
사천 정도라면 강남 쪽으론 어디 갖다붙일 데가 없고 강북 지역 가장 변두리 쪽으로 방 한 칸짜리 반지하 전세 정도 겨우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그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는 눈물이 핑 돌았다. 깊은 한숨 두어 번에 그의 두 눈엔 물기가 그렁그렁해졌다.
-부장님도 잘 아시잖습니까. 현재 회사 자금 사정이 엉망입니다. 그나마 부장님이시니까 우선순위를 두어 제때 퇴직금 지급이 가능했습니다.
경리과장 입가엔 그나마 다행인 줄 아시라는 어조가 스며 있었다. 물론 그도 회사 사정이 최악이란 건 잘 알고 있었다.
리베이트 사건 마무리 직전 검찰 조사에서 창업주의 배다른 막내아들인 기획실장의 비리가 포착되었다. 공금전용과 착복이 불거져나왔지만 그 건은 재빨리 손을 써 무마되었다.
문제는 연초에 출시한 새로운 신약을 공동 개발했던 독일 제약회사에서 계약위반으로 막대한 위약금을 물라며 국제적 클레임을 걸어온 것이다. 1967년 창사 이래 G제약회사가 최대 위기에 봉착한 것만은 분명하기에 경리과장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봐도 이사를 다시 찾아간다 한들 별 소용이 없었다. 다음 주초 귀국한다는 회사대표를 어렵게 만나 사정을 호소한다 할지라도 그에게 이미 정산처리된 퇴직금을 더 올려줄 가능성은 없었다.
실직자가 된 후 그는 그 사실을 가족에게 숨겼다. 아내와 아이들이 낙담하고 풀 죽어있는 걸 보면 견디기 힘들 것 같아서였다.
아내에게라도 먼저 말해야겠다 싶었다. 하지만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내 윤현숙은 나이를 먹으면서 많이 수더분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천생 여자다.
장인은 지방에서 말단공무원을 하다가 오래 전 정년퇴직했다. 그녀는 딸만 셋인 집의 막내. 어릴 때부터 현모양처가 꿈이었다던 여자다.
아내는 지방 여대 가정학과를 나왔다. 맞벌이로 돈 버는 것 보다 그녀는 아이들을 별 탈 없이 잘 키우고 싶어 했다.
생활비를 절약해 적은 돈이지만 저축해 알뜰살뜰 불려나가는 일, 아이들 도시락을 정성들여 싸주는 것을 삶의 큰 기쁨으로 여기는 평범한 가정주부다. 그가 전날 과음을 하면 핀잔 한마디와 꿀물 한 잔을 동시에 건네주었다.
아내는 처녀 때 아담한 몸매에다가 이목구비도 참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목소리가 조용조용했고 특별히 부당하다 여겨지지만 않으면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해도 상대의 말에 군소리 없이 따라주는 착한 마음에 끌려 그는 그녀와 결혼했다.
맞벌이 하지 않으면 가정경제를 꾸려나가기 빡빡한 시대로 세상이 변했어도 그는 살림만 하겠다는 아내에게 불만은 없었다.
여자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조금씩 사나워지고 무신경해지고 뻔뻔해지는 거야 세월 탓일 거다.
<계속>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 Copyrights ⓒ강원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원고성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강원고성신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인구 감소·경제 침체 등 구조적..

버스 무료 이용 속초까지 가능..

외국인 계절근로자 활성화 상생협..

고성군 인구 3년 만에 27,0..

하천·계곡 불법행위 대대적 정비..

고성군수 선거 함명준·박효동 맞..

금강농협 다문화가정 위한 장학금..

토성농협 조합원 자녀 장학금 전..

2026년 ‘고성 DMZ 평화의..

2026년도 정부 보급종 콩 개..

최신뉴스

체류형 관광 기반 구축·기업..  

죽왕면과 고성군의 실질적 변..  

지역구 고성군의원선거 총 1..  

함명준 군수 예비후보 선거사..  

김진 군의원 예비후보 선거사..  

강원선관위 장애인단체 업무협..  

농가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1..  

금강농협 조합원 자녀 장학금..  

농관원 6월 30일까지 하계..  

치매, 함께 보듬어야 할 이..  

자원봉사센터 취약계층 장애인..  

고성소방서 현장대응능력 강화..  

토성면 의약분업 예외지역 취..  

기하의 언어로 풀어낸 감정의..  

‘2026 콩닥콩닥 탐사단’..  



인사말 - 연혁 - 찾아오시는 길 - 광고문의 - 제휴문의 - PDF 지면보기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구독신청

제호: 강원고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227-81-17288 / 주소: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간성로 29 2층 / 발행인.편집인: 주식회사 고성신문 최광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광호
mail: goseongnews@daum.net / Tel: 033-681-1666 / Fax : 033-681-1668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강원 아00187 / 등록일 : 2015년 2월 3일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최광호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