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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는 이야기 / 예그리나 마을의 겨울나기

2014년 02월 05일(수) 12:43 115호 [강원고성신문]

 

↑↑ 강성희 칼럼위원(주부)

ⓒ 강원고성신문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을 가까이 둔다. / 오전 10시 이전엔 일어나지 않는다. / 혹시 깨어도 다시 잔다. / 자정이 넘도록 폰으로 알차게 논다. / 하루에 세끼 밥은 기본, / 이외에 간식과 주전부리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윗글은 우리 마을 카페에 ‘멀리있는 집’ 여주인이 올린 글입니다.
밥상을 치우지도 않고 TV를 보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아이들 사진도 같이 올렸는데 참 세상에 부러울 게 없어 보이는 얼굴들입니다. 어쩌면 학원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되는 시골 마을 우리 아이들이 진정한 의미의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제는 우리 마을에 올 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집 앞과 마을 길 눈을 같이 치우며 가족 잔치에 다녀 온 얘기와 요즘 꽂혀있는 노래가 뭔지, 드라마는 뭘 보고 있는지, 물물교환 할 비상식량은 없는지 시시콜콜한 잡담들을 나누다가 내달에는 ‘올레길’을 걷다 오자는 거창한 계획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겨울이 주는 즐거움은 이런 바램들, 다짐들이 자꾸 떠오른다는 것입니다.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이걸 해야지.’ 혹은 ‘봄이 오면 저걸 해야겠어.’하고 말이죠.
토성도서관에서 빌려서 다 같이 돌려서 읽은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비법’이라는 책에서 ‘설레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버려라’라는 구절을 읽고, 우리 마을은 올 겨울에 커다란 쓰레기봉투 열 다섯개 분량의 물건을 정리해 내놓았습니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나 물건을 잘 정리해서 버리고 나면 살이 빠진다고 그 책에 쓰여 있었으니, 올 봄에는 한층 날씬해진 모습의 마을 식구들을 기대해 봅니다. 겨울이 가기 전에 쓰레기봉투에는 담지 못하는, 하지만 정리해야 하는 것들을 버릴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우리는 이 겨울에 더러는 뒷산에서 솔방울을 줍다가 만날 테고,(솔방울은 세 개의 벽난로와 두 개의 아궁이 방과 두 개의 주물 난로가 있는 우리 마을에서 아주 요긴한 불쏘시개입니다.)
어쩌다가는 산책길에 서로의 집에 들러 밥을 얻어먹거나 차 한 잔을 나눌 테고, 또 가끔씩은 눈 온 풍경이 예뻐서, 맛난 게 먹고 싶어서, 바다가 보고 싶어서 서로 팔짱을 낀 채로 농로를 사십 분 걸어 7번국도 저편의 면으로 마실도 가게 될 것입니다.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무얼 할지, 올 봄엔 무얼 할지 연신 떠들어대면서 말입니다.

성실한 방학의 조건 기억하세요?
‘혹시 깨어도 다시 잔다.’
성실하게 보내는 겨울,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혹시 못하게 대도 다시 바래본다.’
혹시 못하게 돼도 다시 다짐한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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