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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내 아버지, 그 남자 <15>

한류작가 김하인 장편소설 / 삽화 정재남

2015년 06월 10일(수) 09:47 147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늦은 밤. 지하 노래방을 빠져나온 그는 도심 속을 걸어갔다.
밤거리는 요란뻑적지근했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사는 즐거움만이 묻은 경쾌한 몸짓과 수다스런 웃음소리와 쉼 없이 호기 어린 말들을 쏟아내며 출렁거리는 인파. 사람들이 쉼 없이 그의 어깨를 스쳐지나갔다. 거나하게 술 취해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골목에서 나오는 한 무리의 직장인들. 그래. 나도 작년 연말에 저렇게 했었다.
그런데…… 그런데 지금은 나만 고립되었다. 철저히 고립되다 못해 지상의 길이 아닌 지하로 내려가는 길을 혼자서 타박타박 걸어내려가고 있다.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모르는데 나 혼자 내 몸 위에 흙을 뿌리고 흙삽으로 떠얹고 있다.
빌어먹을 놈의 간!
삶에 들러붙어 있다가도 너무나 손쉽게 죽음에도 들러붙는 간! 내 몸 안에 든 그 돼먹지 못한 간덩어리는 지금 무슨 작당질을 하고 있을까. 어깨를 둥글게 말고 뱀처럼 구부려서 귀를 복부 상단에 댈 수 있다면 그놈이 나를 죽이려 모의를 하는 소리가 들릴까. 한 겹 살갗 밑인 몸속에서 죽음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검은 풀이 쑥대밭처럼 퍼지고 있는 음산하고 기기묘묘한 그 소리 말이다.
두려움과 공포는 가장 방심한 틈을 타 삶의 위기를 각성시키고 확인시킨다. 그는 갑자기 너무나 무서웠다.
다리 힘이 풀린 그는 종로 제일은행 본점 앞에 만들어진 긴 돌의자에 맥을 놓고 주저앉았다. 텅 빈 눈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마냥 보고 있었다. 참담하게 외로웠다. 가족들을 보면 너무나 진절실해지는 슬픔과 예의를 차리려는 괴로움 때문에 집에 가기가 두려워진다.
삶은 세상에 혼자 왔듯이 혼자 가는 거라고, 아무도 함께 할 수 없다는 말이 바람에 떠다니는 어둠의 빛깔 속에 서럽게 녹아 있다.
힘을 내 일어서려는데 주머니 속 휴대전화가 울렸다. 휴대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중년 남자 목소리는 낯설었다.
-나, 준식이야. 박준식! 민호야, 모르겠냐? 너 육학년 삼반 반장할 때 나는 사반 부반장이었잖아.
-아……!
먼 기억 속에서 보푸라기가 지푸라기가 되어 일어났다.
-그래. 맞아. 그때 내가 좀 멀대 같이 빼빼 말랐었지.
-그래 그래, 이제야 기억이 난다. 근데 이게 얼마만이냐? 국민학교 졸업하고 우리 처음인 거 같은데.
그는 어릴 때 친구 목소리를 듣게 되자 마음이 한결 따뜻해졌다. 얼굴도 밝아졌다.
-넌 중학교를 부산 쪽으로 유학 갔었지? 너희 집도 그쪽으로 이사를 했었고. 근데 그동안 초등학교 동창회에는 왜 한 번도 안 나왔었냐?
-핫하하하……. 뭐 안 나간 게 아니고 못 나갔지. 먹고 사느라고 바빠서 말이야. 반갑다.
-그래 나도 정말 반갑다. 근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전화를 다 주었냐?
-은혜를 갚아야지.
-은혜? 무슨 은혜?
_ 네가 옛날에 나 자장면 한 그릇 사줬잖아. 돼지저금통 털었다면서 말야. 시장통 입구 고바우반점 생각 안 나냐?
-아……! 핫하하하.
-이상하게 난 가끔씩 네가 사준 그 자장면이 자꾸 생각나더라. 훗후후.
-그랬었냐? 근데 그게 무슨 은혜까지나 되냐?
-천만에. 아니다. 내가 먹은 평생의 자장면 중에서 네가 그때 사준 그 자장면이 제일 맛있었다. 그래서 말야. 내가 거하게 고기 한번 살 테니까 우리 한번 만나자. 네 가족들 함께 나오면 더 좋고.
-가족까지야 뭐…….
-그렇담 둘이서라도 밥 먹자. 사실 요즘 나도 기러기아빠라서 혼자거든……. 낼 어때? 낼 저녁 괜찮다고? 야하, 잘 됐다. 근데 괜찮다면 네가 내 쪽으로 건너와줄래?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고 그래서. 내가 사는 곳은 화양동이야. 바로 화양3동 동사무소 근처인데……. 그래? 잘 됐네. 너 사는 곳과도 별로 멀지 않다니.
<계속>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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