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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저, 박사 학위 땄어요

2015년 08월 25일(화) 14:03 152호 [강원고성신문]

 

↑↑ 김정균 칼럼위원(정치학 박사)

ⓒ 강원고성신문

8월 20일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역 시절인 2007년에 공부를 시작해 8년만이다. 더 높은 직위로 승진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며, 현역 시절에 무언가는 이루고 나가야 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공부였다.
2007년 서울에 위치한 국방부에 근무하면서 토요일에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서울 삼청동 소재)에 입학했다. 그해 7월에 고성으로 내려와 1년 반을 토요일마다 서울에 수업을 받으러 올라갔다. 2009년에 2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논문을 써야 했지만 솔직히 공부를 시작할 때 보다는 열정도 많이 식었고 동기부여도 떨어져 군 복무기간 중임을 핑계로 전역 후에 쓰기로 작정하였다.

군 복무기간 중임을 핑계로

그러나 2011년 말 전역 후에 막상 논문을 써 볼까 했더니 2012년 3월달에 논문 제출과 함께 중간발표를 신청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제 막 시작하려고 했더니 4~5개월 후에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대학원 과정 수료 후 5년 이내에 논문을 작성해야 하는데 이러한 일정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해 논문 작성을 포기했었다. 그런데 2012년말에 예정된 논문 제출 기한이 2년 연장이 가능하다고 연락이 왔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현재의 내 능력과 열정으로 논문을 작성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서부터, 박사학위를 취득하더라도 이 지역에서는 활용도가 별로 높지 않은데 도전할 가치가 있을까라는 고민, 어려워진 경제적 여건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들어가는 학자금을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등이었다. 또한 내가 논문을 쓰지 않으면 육군본부와 국방부 근무시절 기획하고 연구한 국방개혁 2020과 관련된 귀한 자료들이 사장될 수도 있다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이런 고민을 떨쳐 버리고 내가 논문을 써야 하겠다고 결심하게 한 가장 큰 이유는 아내의 격려였다. 어려운 가정 경제적 여건이지만 이왕 시작한 것이니 마무리는 지어야 될 것 아니냐면서 나를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사실, 박사학위 공부를 시작한 것도 아내의 후원 때문이었다. 내 자신의 열정과 능력의 문제점, 어려운 경제적 여건, 귀한 자료의 사장에 대한 안타까움이라는 명분도 아내의 후원 앞에 명분이 되지 못하였다.
2013년 초부터 박사학위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06~2007년에 획득한 자료들을 펼쳐보았다. 자료를 획득한지 6~7년이 되었으니 약간 생소하기까지 했었다. 이 지역 주변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는 자료를 획득할 수 없어 한 달에 한번은 1박 2일로 서울에 있는 국회도서관 또는 국방대학원에서 자료를 획득하였다. 군 관련 논문이기 때문에 국방분야 자료를 열람해야 하였지만 전역을 했기 때문에 비밀취급인가가 없어 열람을 못하거나 군 또는 군 관련 연구소 내부 출입도 제한되었다. 생면부지의 국방부 실무자를 찾아가 자료를 요구했지만 소극적이었다. 아직 현역에 남아있는 지인을 통해, 혹은 지인의 소개를 통해 자료를 요구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 더욱이 같이 공부하는 사람도 없어 논문 작성과 관련한 첩보공유도 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왜 내가 군 관련 주제를 선택해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 또는 ‘현역 시절에 공부를 좀 더 했었더라면’이라고 하면서 후회한 적도 있었다. 차비를 절약하기 위해 한군데를 방문할 때는 버스를 이용하였고, 두군데 이상을 방문해야할 때는 승용차를 이용하였다. 국회도서관내 사거리에서 과속하는 택시에 받혀 승용차를 폐차시키기도 하였다.

아내의 격려와 지원

심사위원이 “이것도 박사학위 논문이냐”고 혹평하고, 지도교수님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것이지 왜 따지느냐”고 꾸중하는 말에 “내가 이 나이에….” 하면서 논문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최근 지속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교수들의 ‘갑질’이라는 사건들이 나를 자극하기도 하였다. 현직에서 은퇴했다고 하니 많이 감해주기도 하였지만 생각보다는 학비가 많이 들었다.
사실, 나는 논문에 ‘감사의 글’을 쓰지 못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 가운데 작성된 논문이었기 때문에 나 스스로도 내 논문이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부족한 논문을 쓰고 ‘감사하다’고 하면서 자화자찬하는 글을 양심상 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글을 빌어 먼저, 이 나이에 공부하고 있는 나의 뒷모습을 보고 존경심을 표한다는 나의 든든한 후원자인 아내에게 감사한다. 두 번째는 부족한 논문이었지만 논문이 완성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 지도교수님께 감사드리고, 그리고 서울 갈 때 마다 소주 한잔으로 위로해 주었던 과거 부하에게 감사하고, 그 외에 논문작성을 위해 협조해주었던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하니 “요새 박사학위는 개나 소나 다 따는데”라고 하는 말이나, “요새 자주 문제가 되고 있는 표절논문은 아니겠지”라는 말이나, “박사면 뭐해” 등등 폄하의 말에도 불구하고 나 스스로는 나이 60을 바라보면서 도전했던 박사학위를 취득함으로써 2세대(나이 30~60세)를 잘 마무리 지었다는 사실에 자긍심을 느낀다. 나아가 나의 논문이 후배들이 읽고 보다 더 훌륭한 논문을 만들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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