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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만남과 이별

2015년 10월 27일(화) 15:23 156호 [강원고성신문]

 

↑↑ 황연옥 칼럼위원(시인, 고성문학회 회장)

ⓒ 강원고성신문

남북 이산가족들이 어렵사리 오랜만에 만남을 가졌다.
텔레비젼에 소개되는 가족들의 이산 사연들을 보면서 모르는 사람들인데도 공감을 느끼며 마음 아파하고 많은 사람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저들의 아픔은 본인들의 뜻과는 아무 상관없는 나라의 전쟁으로 인한 역사적인 아픔이다.
아버지가 사망한 줄 알고 수 십 년 동안 제사를 지내오다가 북에 계신 아버지를 만난 아들딸들과의 극적인 상봉, 그 밖의 형제 친지들과의 상봉장면은 보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남북 이산가족들의 만남

그러나 만난 기쁨도 잠시, 이별을 해야 하는 그들은 생전에 다시 못 볼 것 같은 예감으로 동동걸음을 하고 눈물을 흘리며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며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경험하고 살아간다.
부부와 가족으로의 만남, 학교 친구 선후배, 직장, 같은 마을에서 만나는 사람들 등등 수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
직장이나 동호인 모임 같은 자신이 선택한 만남도 있지만 부모 자식과의 만남처럼 숙명적인 만남도 있다.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워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사람은 만나지 말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불편한 만남도 있다.
얼마 전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아주 상반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한 사람은 오래전부터 친분을 나누어 오던 친구한테 큰 상처를 받게 된 우울한 이야기였고, 또 다른 사람은 이사를 갔는데 이웃에 사는 좋은 분을 만나 가끔 그 분과 차를 나누고 대화를 하며 느껴지는 인격의 향기로 자신의 삶이 즐겁고 소중해 진다고 말하였다.
상반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도 할 겸 들길을 걸었다. 오랫동안 사귄 친구한테 받은 실망으로 인해 가슴 아파하던 모습과 새로 사귄 이웃한테 받는 사랑으로 행복해 하던 두 사람의 상반된 모습이 삶의 무늬가 되어 눈앞을 어른거리는 듯 했다.

만나는 기쁨과 헤어지는 아쉬움

그러나 분명한 것을 세월이 가면 언젠가는 자신의 감정의 농도와 무관하게 그들과의 만남과도 이별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현재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할지 자명한 일이다.
어찌 인간관계 뿐이랴!
엊그제 친구들과 설악산 등반을 다녀왔다. 단풍이 점점 산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물소리가 나는 계곡 옆 숲에서는 빨강, 노랑 옷을 갈아입은 단풍이 장관을 이루었고, 비선대 위의 까마득한 바위산에서 아슬아슬하게 암벽을 타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하였다. 높은 바위 절벽에서 자연과의 만남을 통해 희열을 느끼며 극한상황에서의 도전과 인내를 키우고 있는 듯하다.
봄은 땅에서 산으로 올라가고 가을은 산에서 땅으로 내려온다고 한다. 그토록 곱고 아름답던 단풍잎들이 모두 떨어지고 길섶의 들풀들까지 말라 드러눕게 되면, 우리는 수확의 계절 가을을 이별하고 또 새로운 계절 추운 겨울을 만나야 한다.
만남은 이별을 의미하고,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을 의미한다.
꽃처럼 이름다운 단풍을 바라보며 만남의 기쁨과 헤어지는 아쉬움이 깊은 의미로 다가오는 이 가을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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