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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리분교 아이들의 영어연극 1등 소식

2015년 12월 11일(금) 14:39 159호 [강원고성신문]

 

백두대간의 줄기에 속하는 진부령 정상 해발 520m에 위치한 광산초교 흘리분교 어린이들이 지난달 4일 춘천에서 열린 제11회 강원도 초등학생 영어연극 발표대회에서 ‘아기돼지 삼형제’로 대상을 차지했다.
학교에 원어민 교사도 없고 그렇다고 방과 후에 영어과외를 하지도 않았을 아이들이 도내 초등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영어연극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얼핏 ‘운이 좋았다’거나 기적으로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흘리분교에서 재직하는 교직원들의 애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50일 동안 매일 방과 후에 연습을 했고, 특히 영어대본을 각색하고 연출한 박진우 교사는 아이들을 자택으로 데려가 아내인 신진희 교사와 함께 연습할 정도로 극진한 정성을 보였다.
이처럼 산골학교 교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발음이 좋을 뿐만 아니라 가족같이 호흡이 척척 맞았다”는 심사평을 받으며 당당하게 1등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흘리는 우리군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에 속한다. 간성이나 거진처럼 학원도 없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친구들도 많지 않은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 이런 쾌거를 이뤘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다.
흔히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해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의미인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흘리분교의 이번 영어연극 1등 소식은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이 대도시에 비해 교육적인 여건이 열악하지만, 교사들이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공부 잘하는 학생들로 키워낼 수 있다는 믿음을 던져주고 있다.
아직도 우리지역의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를 인근지역으로 유학 보내거나, 부모 중 한 명이 교육을 이유로 인근 지역이나 대도시로 이주해 살고 있다. 그러나 타 지역으로 나가 공부하는 학생들이 과연 그렇게 공부를 잘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고성에서 속초지역의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다시 지역대학으로 입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공부에 재능이 없는 아이에게 강제로 과외를 시키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과 어울리게 한다고 하여도 그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 교육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비록 교육적으로 열악하지만, 고향을 지키면서 자녀교육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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