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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시(新年詩) / 새벽을 열며

2015년 01월 07일(수) 11:17 137호 [강원고성신문]

 

신년시(新年詩)


새벽을 열며

장 은 선 시인


바다에 안개가 짙게 깔리자
파도에 밀려온 어부들이
비릿한 갯내음을 풍긴다
어판장에 파닥이는 잡어들을 부리며
경매사의 소라껍질 같은 손가락이 올라갈 때마다
게눈이 되어 깜박거리고 있다
부두에는 아낙네들이
가물거리는 집어등을 대신하여
모닥불을 피어올려 얼은 몸을 녹이며
삶의 궤적 같은 그물들을 털어낸다
꿈틀거리는 불가사리들이 가시가 되어
온몸을 쏘아대기도 하지만
아픈 기억들도 함께 가야할 내 몸인 것을
수많은 사연들이 해초우는 소리로 갇힌
해무 안에서는 날개 접은 물새떼가 되어
서로의 안부를 침묵으로 주고받는다
섬들이 물구나무로 그림자를 남기고 수평선도 사라져
충혈된 등대가 쓸쓸이 깃발을 흔들어대면
파도 소리만이 물길들로 익숙해져
돌아보면 모든 것이 부표처럼 안개속을 떠다녀서
어부들의 게껍질 같은 사소한 흔적들도
안개가 물러가면 한 그릇 어죽 같은 양식이 되리라

ⓒ 강원고성신문

장은선 시인 약력
-고성군 거진읍 거주
-건국대, 서울시립대 수학
-<월간문학> 시 등단(2014)
-설악문우회, 고성문학회 회원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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