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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변방에 떠돌다 고요히 잠든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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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17일(화) 10:00 140호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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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용수 칼럼위원(오리온그룹 해외관리팀장) | ⓒ 강원고성신문 | 매일 아침 인천에 있는 집에서 서울 용산구 회사까지 운전해서 출근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1시간 내외이다. 음악을 듣기도 하고 영어 방송을 듣기도 하고 때로는 아침식사를 하면서 시간을 활용한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또 한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오늘 아침 운전대를 잡고 들은 조영남씨의 ‘모란동백’이란 노래의 일부이다.
사랑, 허무함, 그리고 기억됨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제하씨가 1998년 환갑을 맞아 스스로 만든 노래들로 가수 데뷔 음반을 발표했다. ‘모란동백’이란 노래의 원곡은 이 음반에 들어있다. 조영남씨가 이 곡을 듣고 마음에 들어 이제하 시인에게 부탁 끝에 본인의 목소리로 발표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더욱이 그는 우스개로 히트곡이 ‘화개장터’ 한 곡이라 후배들이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화개장터를 부르는 건 우습지 않느냐며 고인을 추모하며 불러주길 바라는 곡을 준비한 것이라고도 말한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 세상 사랑 없이 어이 살 수 있나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사랑 없이 난 못살아요.’라는 가사를 담은 노래가 있다. 역시 조영남씨가 노래한 ‘사랑 없인 난 못살아요’라는 곡으로 가사는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지금은 정치인이 되어 있는 김한길 의원이 써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1990년대 초에는 최고의 드라마 작가인 김수현씨가 가사를 써준 ‘지금’이란 노래에서 조영남씨는 이렇게 노래한다. ‘아, 저만치 와 있는 이별이 정녕코 무섭진 않아, … 아, 저만치 와 있는 안녕이 그다지 슬프진 않아.’
글쓰기의 마이다스 손인 작가들에 의해 쓰여진 세 곡을 발표 순서로 이어 듣다보면 인생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는다. 외로움이 두려워 사랑 없이 못 살아요를 외치던 젊음에서 이별과 안녕이 무섭지도 슬프지도 않고 그저 허무함으로만 느껴지는 지금을 표현한 기성세대의 감성으로, 그리고 변방을 떠돌다 고요히 잠들게 될 자신을 잊지 않아주길 바라며 삶과의 작별을 준비하는 마음까지.
물론 세 곡을 이와 같은 연결선상에서 준비하고 발표한 것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발표 시기들이 크게 다르고 그와 같은 계산으로 노래를 준비하는 조영남씨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누리고 있는 시간과 삶에 대한 고민
‘모란동백’을 듣는 것에서 시작한 출근길에 다른 두 곡들까지 찾아 들으면서 주체하지 못하고 쏟아지는 눈물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몰랐다. 이제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중간적인 나이가 인생의 갈피를 못 잡아 허둥대는 나약한 존재여서 정말 약한 눈물이 넘쳐 버린 것일까? 아직은 답을 잘 모르겠다.
2015년이 시작되고 1월이 누가 훔쳐간 듯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좀 더 준비해서 맞이하려 했던 2월도 어느 순간 반을 뚝 떼어갔다. 인생을 작은 시간 단위로 쪼개다 보면 감당이 안될 정도로 빠르게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돌아보면 바쁜 일상들, 과연 우리가 무엇을 위해 바쁜 것인지, 어떻게 보내는 시간이 내가 누리는 순간에 대한 감사의 표현인지를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세상을 떠나며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삶을 고민하면 어떨까? 출근길 운전대를 잡은 나의 한 손을 눈물 훔치는 일에 쓰게 한 세 곡의 노랫말과 오래도록 가슴에 울림을 주는 조영남씨의 목소리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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