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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수필 / 파 도

2016년 07월 01일(금) 10:35 173호 [강원고성신문]

 

↑↑ 강정희

ⓒ 강원고성신문

눈을 뜨면 나의 생애의 파도타기는 시작이다. 뒤돌아보면 수많은 삶의 파도를 타고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그 녀석들의 강도에 따라 맥없이 요동하며 헤쳐 온 길이 어언 중년의 나이.
삶의 운명을 쥐고 흔드는 파도는 언제나 제멋대로였다. 삶의 주인인 내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언제나 자기 기분대로 마구 날 태워서 철썩이곤 했다. 어느 날엔 사랑을 노래하며 너무 즐거워서 주체할 수 없는 감격의 정거장으로 날 데려다 주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어느 날엔 시련의 용광로 속에 집어 넣어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세계로 휘몰아 가기도 했다. 때로는 아직 전혀 준비되지도 않은 채 낯선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하게하여 매우 당황하게도 한다.
수년을 아침 출근길에서 넘실대는 파도를 보면서 인생을 생각해보았다. 오늘은 어떤 파도에 밀려 내 영혼이 요동할까? 오늘은 험한 고통의 파도이면 꼭 이겨볼 수 있을까? 수없이 생각해보지만 인생의 연약함은 결국 덧없이 숙명의 파도타기를 할 수밖에 없었음을 실감한다.
문득 친정어머니의 인생파도를 떠올려 본다. 그 분의 삶의 파도들은 과연 어떠했는가? 난 결코 그 파도는 탈 수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오남매 낳으시고 남편을 일찍 여위고 층층 시하의 고된 시집살이며, 가난과 가족부양이라는 힘겨운 파도타기! 그러나 어찌 자식 앞에선 그리도 당당한가? 어찌 그리도 잘 견디셨을까? 인생은 누구나 그 만이 타고 가야할 파도가 있다는 사실을 중년이 되어 수많은 유형의 파도타기를 하고서야 깨닫게 되었다.
언제나 남이 타고가는 파도는 잔잔하고 평탄한줄 알고 시샘하면서 저들만이 행복을 누리며 사는 줄 알고, 내 인생을 자책하고 생일을 저주하며 살기도 했었다. 어쩌면 그 동안 파도가 날 행복에로의 초청도 여러 번 했겠으나, 절망의 늪에 너무 깊이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행복을 놓쳐 버리기도 얼마나 했을까 싶다.
남아있는 나의 시간은 과연 얼마나 될까? 나는 모른다. 그러나 날 태우고 내 인생 책임지라는 신의 명을 받은 운명의 파도는 잘 알리라 생각한다. 이제 눈을 뜨고 귀를 열고 가슴을 펴서 시련과 고난의 파도타기에만 내 정열을 쏟기보다 기쁨과 즐거움의 파도가 날 태웠을 때도 의식이 깨어져 감사도 한번쯤 해보는 삶이었으면 한다.
삶의 파도 잘 타고 가기 위한 필수조건. ①긍정 ②인내 ③감사. 이것이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함을 느낀다. 내일 아침 또다시 인생파도는 날 기다리고 있으리라. 이젠 함께 손잡고 즐기며 친구가 되어서 남은 생애 가리라. 지난 생애의 실수와 허물들이 선생이 되고 발판이 되어 날마다 거듭나는 파도타기의 베테랑급 선수로 탄생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파도야! 이제 너는 나의 운명! 나의 친구.
※이 수필은 5월 10일 열린 제25회 신사임당 얼 선양 강원여성문예경연대회에서 수필부문 장원을 차지한 작품입니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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